공유

제964화

백소은이 고개를 들어 자신의 딸 여지수를 바라보았다.

“엄마, 날 왜 그렇게 봐요?”

지수는 조금 당황해 보였다.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요? 다른 집에 얹혀사는 주제에 처음부터 오만하고 거들먹거렸 잖아요.”

“권석훈이 여지연에게 그런 말을 한 건, 네가 의도한 거니?”

백소은이 소리를 낮춰 물었다.

“아까 권석훈이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는 여지연 씨라고 하던데, 그 사실을 설마 네가 알렸어?”

지수는 속이 뜨끔했지만, 계속 목을 빳빳이 쳐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없는 말한 거 아니에요. 여지연이 아이를 낳은 적이 있다고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말했잖아요.”

짝!

백소은이 손을 들어 지수의 뺨을 날렸다.

“엄마, 지금 날 때린 거예요?”

지수가 얼굴을 가리고 물었다.

“석훈 오빠한테 사실을 알렸을 뿐인데 내가 뭘 잘못했어요? 엄마는 계속 나와 석훈 오빠 사이를 이간질 했잖아요, 그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제는 어디에서 굴러온 양녀를 석훈 오빠와 맺어주려고 하다니! 저는 좋은 마음에서 석훈 오빠에게 알렸던 거예요.”

“너 살리겠다고 여지연 배 속의 아이는 7달 만에 조산했어. 선천적으로 발육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두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지. 여지연이 널 살린 것도 중요하지만, 여지연은 우리 가문 때문에 아이를 잃었어!”

백소은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뱉었다.

“우리는 여지연에게 두 목숨을 빚졌어. 그래서 입양해야 했다고! 이 도리도 이해할 수가 없는 거니?”

지수는 이를 악물었다.

매번 지연과의 다툼이 끝나면, 백소은은 이 이유로 지수를 다그쳤다.

“아무리 여지연에게 미안한 일을 했다고 해도, 석훈 오빠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권석훈 같은 자식은 여지연에게 가당치 않은 사람이야.”

백소은이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권씨 가문은 성수시에서 제일 큰 가문이기에 그 아이를 권석훈에게 시집을 보내려는 거야.”

‘성수시 권력의 정점에 서야 본인의 가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테니.’

여씨 가문이 지연에게 빚진 건 한 두 가지가 아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