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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지연이 4년 전 착용한 장신구 가격을 계산하면, 여씨 가문의 총재산에 엇비슷했다.

특히 에메랄드 목걸이는, 성수시 사람들은 들어만 봤지,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여지연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백소은이 말했다.

“널 살리는 게 우선이라, 행여 그 아이의 가족이 찾을까 신분을 꽁꽁 숨겼어. 이젠 너도 건강해지고, 여지연의 가족을 찾아주고 싶어. 날 어머니라고 헛되게 부르게 하고 싶지 않아.”

“엄마, 여지연이 그걸 훔쳐 왔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어요?”

“누가 훔친 걸 대범하게 몸에 하고 다니겠어?”

백소은이 말했다.

“그 아이의 기질만 보아도 평범한 가문의 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

“정말 그렇다면, 더더욱 여지연을 권씨 가문에 시집을 보내면 안 돼요.”

지수가 힐긋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가족을 찾는다면, 4년 동안 있은 일이 모두 들통이 나게 될 거예요. 허락 없이 혈액 교체를 해 목숨을 위험하게 했고, 배 속의 아이마저 죽게 된 걸 다 알게 될 거라고요.”

백소은이 입술을 매만졌다.

“이 일은 우리 가족 세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어.”

3년 동안, 손에 쥔 모든 수술 증거를 깔끔히 지우고 백소은은 혼인 계획을 진행했다.

백소은 역시 3년 내내 악몽에 시달렸다.

제 딸의 목숨을 살리겠다고 여지연의 피를 빼내고, 배 속 아이도 죽인 사실은 백소은의 트라우마였다. 그래서 그녀의 악몽에는 늘 죽은 아이가 나왔다.

여지연을 권씨 가문에 시집을 보내고, 권씨 가문을 통해 성남시 대 가문과 연락이 닿는다면, 여지연은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연이 가족들과 만나게 되면, 내 트라우마도 끝이 나겠지.’

“일단 이 액세서리는 잘 숨겨 둬요.”

지수가 상자를 닫고 말했다.

“결혼하는 날 선물로 주면 되잖아요.”

지수의 눈빛이 흐릿했다.

‘늘 거만하던 여지연이 진짜 가족까지 찾게 되면 평생 날 발바닥 아래로 짓밟을 거야.’

지수는 고개를 들어, 막 샤워를 마치고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지연을 확인했다.

편안한 잠옷 차림의 지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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