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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예나의 뒷모습은 점점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서서히 CCTV의 촬영 범위에서 벗어났다.

현석은 빠르게 다음 카메라로 전환하려고 했으나,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이 길의 끝은 버려진 건물입니다. 한 달 전, 폐건물의 폭파 승인이 떨어져 주변 카메라도 모두 철수한 상태입니다.”

현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길 제외하고는 카메라가 있나요?”

“폐 건물 구역을 넘어서면 작은 어촌이 있습니다. 다만 3년 전 주씨 그룹이 인수하여 주민들은 모두 이주해 철거 중이며, 역시 카메라가 없습니다.”

현석의 차가운 눈빛에 정재욱은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주변 어선에 남은 카메라가 있을 수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현석이 카메라 속 가녀린 몸매를 주시하다가, 손가락을 뻗어 화면 위를 어루만졌다.

“예나 씨, 우리를 떠나지 마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하루 종일 영상을 샅샅이 뒤졌지만 예나의 모습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정재욱은 덜덜 떨며 말했다.

“대표님, 바다 수사를 시작할까요?”

현석의 날카로운 눈빛이 정재욱을 향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날카로운 눈빛은 한 쌍의 칼날이 되어 정재욱을 찔렀다.

정재욱은 바로 고개를 숙였으나, 꾸역꾸역 말을 뱉았다.

“사모님은 이 거리에서 종적을 감췄고, 찾을 수 있는 모든 곳과 영상을 찾아봤으나 사모님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모님이…….”

“그럴 리가 없어요!”

현석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계속 찾으세요! 성남시를 샅샅이 뒤져서라도 사람을 찾아내세요!”

현석을 바라보며 정재욱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석과 오랜 세월 함께 일하면서 이렇게 조급함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이에 정재욱은 숨돌릴 새도 없이 어디 론가 전화를 걸며 재수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 주일이 흘렀다.

목숨보다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이 사라졌으니, 현석은 그 사이에 많이 수척해지고 초췌해졌다.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왜 곧이곧대로 믿었을까? 예나 씨가 불안정하고,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걸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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