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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도예나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서 거울로 자기 얼굴을 확인했다.

살기 넘치는 눈에는 실핏줄이 가득 서고, 얼굴 전체에서는 서늘한 분위기가 풍겼다.

‘내가…… 사람을 때려?’

예나는 장서영의 뺨을 내리친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정말 화가 나긴 했다. 장서영이 돌아가신 엄마를 입에 올릴 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는데, 그 순간에는 정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예나의 성격상 아무리 화가 나도 어른에게 손을 대지는 않았다.

예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지며 애써 진정했다.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문을 나서려는데 긴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검은색 코트에 회색 스웨터를 입은 현석의 뒤로는 따스한 햇볕이 아우라처럼 보였다.

현석은 성큼성큼 예나의 앞으로 걸어갔다.

“끝났어요?”

현석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쥐고 나란히 밖으로 걸었다.

예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현석 씨, 나 방금 사람을 때렸어요…….”

현석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그 사람이 예나 씨의 선을 넘는 말을 했나 봐요.”

예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심하게 할 필요는 없었는데. 뺨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낚아채고 쓰레기통 옆으로 넘어지게 했어요. 머리가 깨져서 피도 많이 나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예나도 장서영의 이마에 흐르는 피를 발견했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피가 울컥울컥 나왔는데, 꽤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

현석의 손가락이 잠시 멈칫했지만, 그는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예나를 다독였다.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현석은 좌 수석 문을 열고 직접 예나의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운전하기 전 그는 비서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차는 안정적으로 도로를 달렸고, 둘은 우선 든든하게 점심을 챙겨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새해 첫날, 거리에는 차량이 적었고 둘은 빠르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네 아이는 유치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집안은 시끌벅적했다.

예나는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위층으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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