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45화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서슬기였다.

무슨 악연인지, 밤 산책에 마주치다니.

예나는 모르는 척 지나가려고 했으나, 서슬기 일행은 어느새 몸싸움으로 번지고 있었다.

주현무가 손을 들어 세게 뺨을 내리쳤다.

“내가 때리면 뭐? 서슬기, 내가 말해 두는데, 네가 서씨 가문 딸이라고 해서 내가 오냐오냐 해줄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애초에 정말 너를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야. 결혼은 집안사람들이 하도 윽박질러서 한 거라고, 알아?”

주현무 옆에 선 화려한 옷차림의 여자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서슬기 씨, 아이 낳고 나서 몸이 다 망가졌다면서요? 현무 오빠가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역겹다고 그러더라고요. 같이 있어도 아무런 감정이 안든 다고…… 서슬기 씨는 그냥 얌전히 주씨 가문 사모로 계세요. 저는 현무 오빠를 도와서 사교 모임도 참가하고, 이것저것 도움을 줄게요. 서로 나쁠 건 없잖아요.”

서슬기는 울화가 치밀어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

여태껏 이혼하지 않은 건, 절대 내연녀 뜻대로 해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주현무는 점점 더 과분한 행동을 취했다. 집에서 폭행하더니, 이제는 밖에서도 스스럼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서슬기는 너무 화가 나서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몸을 날렸다.

주현무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서슬기의 머리카락을 확 낚아채며 말했다.

“어이, 우리 두 가문 관계를 무너뜨릴 생각이 없다면, 얌전히 주씨 가문 사모로 살아. 조용하게.”

“내가 주씨 가문 사모 자리에 벌벌 떠는 줄 알아? 너 같은 쓰레기는 죽어야 해!”

서슬기는 손톱을 세우고 주현무를 할퀴었다.

그러나 아무리 매섭게 공격해도, 성인 남성을 이길 수는 없었다.

치열한 몸싸움에서, 서슬기는 또 뺨을 두 대나 맞았다.

주현무가 다시 손을 들자, 하얀 손이 주현무의 팔목을 휘어잡았다.

“쓸데없는 참견 말고, 갈 길 가세요.”

주현무가 말하며 고개를 돌리다가 뚝 멈춰 섰다.

“도, 도예나 씨.”

황급히 손을 거둔 주현무가 바로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다.

“이게 무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