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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인터넷의 열기가 점점 가라앉고, 밤은 점점 깊어 졌다.

예나는 베란다 창문에 기대어 앉아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회사 새 프로젝트의 코드를 쓰고 있었다.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녀는 가장 기분이 좋았다.

멍멍멍!

창밖에서 갑자기 들개의 짖은 소리가 들려왔다.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자 주변 여러 개가 동시에 맹렬히 짖어 댔다.

창문을 열어보니 별장 주변에 떠돌이 개 여러 마리가 모여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짖음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예나는 점점 화가 났다. 인상을 찌푸린 그녀는 더 이상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탁자 위에 놓인 과일칼이 보였고, 그녀는 성큼 다가가 칼을 손에 쥐고 창밖으로 던지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자리에 뚝 멈춰 섰다.

‘몇 번 짖었을 뿐인데, 나 지금 개를 죽이려고 한 거야?’

‘어떻게 이런 무서운 생각을 할 수 있어?’

“어디에서 몰려온 들개들이야? 훠이 훠이. 저리 가!”

양 집사는 도우미들을 시켜 들개를 내쫓았다.

예나는 드디어 조용한 근무 환경을 되찾았다.

현석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잔뜩 인상을 찌푸린 예나가 수심 깊은 얼굴로 창밖을 내다보는 게 보였다.

이런 그녀의 모습에 현석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예나가 짖음 소리에 마음이 심란해졌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조심스레 다가온 현석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달빛이 참 예뻐요. 산책이라도 할까요?”

예나는 더 이상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고개를 끄덕인 예나가 외투 하나를 꺼내 입으며 말했다.

“그래요, 좀 걸어요.”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정원으로 향했다.

별장은 산 중턱에 자리 잡았고, 입구를 나가면 바로 공원이 있었다. 공원 울타리에 서면 전체 성남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하늘 아래에는 네온등이 도시를 수놓았다. 성남시는 원래 야경이 예쁜 도시로 손꼽혔다.

그러나 예나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울타리에 몸을 기댄 예나는 갑자기 괴상한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 뛰어내린다면 해피 엔딩일까?’

“예나 씨,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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