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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도예나와 강현석은 강씨 별장에 도착했다.

현석은 큰 트렁크 두 개를 끌고 안으로 걸었고, 예나는 그의 팔에 팔짱을 둘렀다. 별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둘은 마당에 있는 피터를 발견했다.

“현석 씨, 짐을 위층으로 옮겨줘요. 옷은 옷장 안에 넣으면 돼요. 저는 할 일이 남아서.”

예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석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 손에 트렁크 하나를 들고 위층으로 향했다. 그는 예나의 옷을 안방 옷장에 걸고, 아이들 옷도 순서대로 방안에 넣었다…….

예나는 고개를 돌려 놀이방 안을 확인했다. 정지숙이 아이들을 데리고 블록을 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그녀는 몇 발짝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어머님,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블록을 쌓고 있던 정지숙의 손이 멈춰 섰다.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놀이방 밖으로 걸어 나왔다.

“예나야, 얼굴은 좀 어때?”

“의사가 일주일 뒤면 상처가 아문다고 했어요. 별일 아니에요.”

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

“어머님, 현석 씨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님이라는 호칭에, 정지숙은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정지숙은 애써 호칭을 무시하며 대답했다.

“세훈이가 말해줘서 알고는 있단다. 내가 좋은 의사를 찾을 테니…….”

“현석 씨 기억은 캐서린이 지운 거예요.”

예나가 입을 열었다.

“최근에도 캐서린이랑 연락하고 계세요?”

정지숙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캐서린이라면 일이 쉬워졌구나.”

‘캐서린과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지났으니 내 말은 들을 거야…….’

정지숙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그래, 강씨 별장으로 오거라. 할 말이 있으니…….”

통화를 마치고 정지숙이 걸어와 말했다.

“오늘 저녁 아홉 시에 온다고 했어.”

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어머님.”

“이건 현석의 일이니 결국 내 일이기도 해.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단다.”

정지숙이 한참이나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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