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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강현석은 서재 소파에 몸을 뉘었다.

피터가 최면술에 필요한 도구를 챙겨왔고, 캐서린은 그중 회중시계 하나를 들고 최면을 시작하려고 했다.

“허튼수작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피터가 차갑게 말했다.

“나도 정신과 의사니까, 당신이 허튼수작을 부린다면 바로 발견할 수 있어요.”

캐서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회중시계를 다시 상자 안에 넣고, 모래시계를 꺼냈다. 모래가 흐르는 작은 소리가 서재 안에서 울렸다.

그녀는 또 도우미한테 2미터가량의 전신 거울을 정면으로 놓으라고 시켰고, 거울 중앙에는 멈추지 않고 회전하는 나선을 두었다.

이 장면을 보고만 있어도 예나는 어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런 최면술이라면 아무리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어도 기억을 잃어버릴 거야…….’

최면은 빠르게 시작되었다.

캐서린이 본격적으로 최면을 시작하자, 정신과 의사다운 냉정함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그녀는 현석과 함께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들어섰다.

최면은 장장 두 시간이 걸렸다.

시침이 12시에 이르자, 현석이 갑자기 소파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캐서린이 거의 쓰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한 달 전에도 세 번에 걸쳐 기억을 지웠으니, 이번에도 최면술을 세 번 진행해야 기억을 온전히 돌릴 수 있을 거예요.”

예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좀 와봐요.”

서재 밖에서 대기를 타고 있던 두 경호원이 빠르게 안으로 들어와 캐서린의 양 팔을 잡아당겼다.

“지금 뭘 하는 거예요?”

캐서린이 몸부림을 쳤다.

“약속대로 강현석 씨 기억을 돌려주고 있는데 왜 나를 잡는 거예요? 도예나 씨, 애초에 당신한테 강현석 씨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는 게 아니었어요!”

‘공항에서 그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남천이 실종되는 일은 없었을 거야.’

‘내가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거고…….’

“최면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으니 그동안 강씨 별장에서 꼼짝없이 있어요.”

예나가 차갑게 말했다.

“이 사람을 3층 객실로 데려가요.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제대로 지키고 있어요.”

두 경호원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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