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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예나가 고개를 들자, 네 아이와, 민준, 카엘, 피터 총 일곱 명이 컴퓨터를 둘러싸고 앉아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한순간에 빨개졌다.

“그런 말 마요. 끊을 게요.”

[오늘 저녁 보러 갈게요.]

현석의 목소리가 조금 잠겨 있었다.

[예나 씨. 보고 싶어요. 만나면 안 될까요……?]

이런 직설적인 작업 멘트에 예나는 가슴이 떨려왔다.

그녀는 이러다가 심장에 무리가 갈까 봐 빠르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어, 왜 끊었어요?”

“엄마, 아빠가 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왜 끊었어요?”

아이들이 거실에서 소리쳤다.

예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표정을 굳힌 뒤에 거실로 들어섰다.

“앞으로 엄마 통화 내용 엿들으면 안 돼.”

수아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신이 발견한 점을 말했다.

“엄마 귀가 엄청 빨개요.”

“어어, 진짜네. 엄마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예요?”

세윤이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가 보고 싶다고 말해서 엄마가 부끄러운 가봐.”

“…….”

‘이 녀석들 눈치가 왜 이렇게 빨라?”

제훈이 얌전하게 앉아 물었다.

“아빠가 저녁에 올 까요?”

“맞아요! 아빠가 엄마 보러 온다고 했어요!”

수아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퐁퐁 뛰었다.

“그러면 수아도 아빠 볼 수 있어요!”

세윤이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드디어 아빠를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너무 기뻐요!”

세훈이 마른기침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아까 아빠가 한 말 못 들었어? 아빠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올 거라고 했어. 우리는 끼지 말자.”

수아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 왜 끼면 안 되는 거야?”

“우리가 엄마 아빠 연애에 방해가 되니까.”

세훈이 설명했다.

“근데 우리는 방해하지 않을 건데…….”

수아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수아는 구석에서 아빠 얼굴만 봐도 좋은데.”

수아의 눈망울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예나는 허리를 숙여 수아를 다독이며 말했다.

“그럼 오늘 저녁에 우리 같이 아빠 기다릴까?”

수아와 세윤이 다시 폴짝폴짝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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