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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현석의 말을 끝으로 방안은 정적이 찾아왔다. 방안에는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서운 바람 소리만 들렸다.

예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결혼하던 날, 당신은 실종됐어요. 그리고 남천은 당신의 신분으로 강씨 가문에 들어왔고, 당신의 집에서 내 남편과 아이들의 아버지 노릇을 하고, 당신의 회사까지 손에 넣었어요…… 당신은 이곳에 버려졌고, 당신이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기구한 운명을 가지게 되었죠…….”

그녀의 목소리가 현석의 귓가에 윙윙 울렸다. 그의 머릿속에 파편 같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파편 같은 기억은 마치 주마등처럼 그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식은땀이 그의 이마 위로 뚝뚝 떨어졌다.

“현석 씨, 왜 그래요?”

예나는 다급하게 그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요.”

현석은 두 눈을 꼭 감았다.

“많은 기억이 어딘가 억눌러져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기억나지 않으면 그만해도 돼요.”

예나는 그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그냥 당신이 제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버지고, 당신에게 행복한 가족이 있다는 것만…… 알아줘요. 당신이 H 지역 쪽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나면 우리 가족은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현석은 강제로 기억을 떠올리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안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기억을 되찾고 싶었다.

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을 모두 잊은 채 살고 싶지 않았다…… 자기 아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고통스러워하는 현석을 보며 예나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단 마피아 일부터 처리하고 강남천을 상대하는 게 좋겠어요. 적어도 강남천 일은 마피아 쪽보다는 수월할 듯싶으니까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현석은 예나를 끌어안았다.

그는 방금 남천과 예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남천의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게 손에 피를 묻히며 살아가는 사람 같아 보였다.

그리고 현석은 이런 그녀가 어떻게 남천 옆에서 버텼는지 상상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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