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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안방은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다.

도예나는 남성의 강한 호르몬 냄새를 맡았다.

처음에는 현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자기 팔을 잡아당기는 힘이 너무 세서 그녀는 팔이 끊어질 것 같았다.

기억을 잃기 전의 현석이든, 기억을 잃은 현석이든, 절대로 그녀에게 이렇게 거칠게 대한 적이 없었다.

예나는 몰래 남자가 있는 방향으로 의자를 발로 찼지만, 그 사람은 쉽게 몸을 피했다.

어둠 속 남자는 화가 많이 난 듯싶었는데,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바로 침대로 끌고 갔다.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위로 내려앉았다.

“도예나. 이곳에서 꽤 재밌게 지냈나 봐? 내 생각은 했었어?”

낮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예나의 귓가에 울렸다. 예나는 눈을 크게 뜨고 상대를 살폈다.

그녀는 바로 팔꿈치로 남자의 목을 가격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호신술 배운 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고, 지금 나한테 함부로 대했다가는 당신이 크게 다칠 수가 있어.”

“그래?”

남천이 주머니에서 검은색 물체를 꺼내 예나의 이마를 노렸다.

“지금도 내가 널 이기지 못할 거로 생각해?”

검은색 차가운 물건,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도예나는 자기 이마를 노리는 물체가 무엇인지 빠르게 눈치를 챘다.

미약한 달빛을 빌려 그녀는 남천의 차갑고 정교한 얼굴을 확인했다.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내 시체를 거둬갈 생각은 아닐 텐데.”

“당연히 널 죽이지는 않을 거야. 아직 널 가지지 못했으니까.”

남천은 천천히 총을 아래로 겨누며 그녀의 옷깃을 들쳤다. 검은색 총이 그녀의 쇄골로 향했다.

“빨리 벗어!”

예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강남천, 당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

“당연하지.”

남천이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넌 너에 대한 내 감정을 이용해 여태껏 날 속였어. 널 사랑하게 했으니 네 몸도 내 것이야. 내 인내심은 이미 바닥났고, 셋 셀 테니 옷을 벗어. 안 그러면 옆방에 가서 아이들부터 죽일 테니까.”

예나가 이를 악물었다.

“결국 너희 가문 핏줄인데 어떻게 그런 미친 짓을 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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