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64화

그동안 혼란스럽던 H 지역은 이틀 동안 급작스레 조용해졌다. 조용해진 거리는 인심이 흉흉해져 거리를 다니는 행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늘은 높고, 햇볕은 따스한 날이었다. 하지만 H 지역 강가 경계는 삼엄했다.

금색 가면을 쓴 트레이북은 바람을 맞선 곳에 서서 남다른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손발이 묶인 대장로와 둘째 장로가 있었다. 감옥에서 4, 5일 동안 온갖 수모를 겪은 둘의 기세가 푹 죽은 게 보였다.

루이스가 걸어와 보고했다.

“형님, 엘리자가 사람들과 오는 길입니다.”

몇 십 대의 차가 천천히 강가로 오고 있었다.

가장 앞 차에서 검은색 가죽 구두를 신은 엘리자가 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허리춤에 걸린 총을 매만지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행색이 많이 초라해진 대장로를 보고 나서는 도무지 미소를 지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분노를 억누르며 한 걸음 한 걸음 강가로 걸었다.

그녀의 뒤로는 군복을 입고 완전히 무장한 군인 200여 명이 따랐다.

현석은 몇몇 얼굴이 익숙했다. 며칠 전 군부 회의에서 자신에게 충성을 약속했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실 대장로 쪽 사람들이었다.

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엘리자. 무장 해제해야지?”

엘리자는 손을 들어 모든 사람이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도록 했다. 무기를 내려놓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루이스는 여러 군인과 함께 바닥 위에 올려 둔 총기를 거두어 갔다.

모든 무기를 수거한 뒤, 엘리자가 차갑게 말했다.

“이젠 아버지를 데려가도 돼?”

“당신 쪽 사람들을 먼저 보내.”

현석은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며 말했다.

“조건 따위 걸 생각하지 마. 당신은 그럴 자격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는 의미심장한 눈길로 대장로를 쳐다보았다.

대장로는 자신이 지금껏 키운 사람들을 트레이북에게 넘기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다시 감옥 생활을 할 생각을 하니 말이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자유를 되찾고 난 뒤, 내가 잃어버린 모든 걸 다시 찾을 거야. 트레이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