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당한 거 아니야?”엘리자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석의 가면을 벗기려고 했다.손목이 가까이 다가오자, 현석이 확 낚아챘다.“엘리자, 네가 정말 이겼다고 생각해?”엘리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그게 아니면?”200명이 넘는 군인들이 모두 그녀의 사람들이고, 그녀가 몸에 지닌 무기도 한두 개가 아니었으니 질 수가 없는 싸움이었다.그녀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트레이북, 난 네가 마음에 들어. 내 남자로 살겠다면 목숨은 살려줄 게.”“내가 싫다면?”현석이 되물었다.“싫다면 널 가두고, 네 정신을 갉아먹을 거야. 네가 상황판단이 될 때까지…….”그녀의 말을 끝으로 갑자기 헬기 소리가 들려왔다.엘리자가 고개를 들자, 몇 십 대의 헬기가 하늘 위로 가득 찼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이 되었다.강가 남쪽의 고지에 갑자기 사람 형체 여럿이 보였다.가장 앞에선 여인은 머리를 반듯하게 위로 올렸고,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었으며 이런 그녀는 청색 군인들 사이에서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녀는 확성기를 들고 외쳤다.“마피아, 당신들은 지금 포위되었습니다. 항복하세요!”대장로의 얼굴이 굳어졌다.“Y 국 스위프트 여왕이잖아? 저 사람이 여기에는 왜?”“설마 네 짓이야?”엘리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현석을 바라보았다.“감히 Y 국 여왕과 거래하다니. 이런 배신자, 간첩! 당신 같은 사람은 마피아 우두머리를 할 자격이 없어!”펑!총소리가 들려오고 총알이 허공을 뚫고 날았다.대장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엘리자! 고개 숙여!”엘리자는 반 박자 느렸고 대장로는 다급하게 그녀를 당겼다. 그리고 총알은 대장로의 머리에 꽂혔다.“아버지!”엘리자는 쓰러지는 대장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아버지!”대장로는 눈을 뜬 채로 차갑게 식어갔다.“아가씨, 빨리 가야 해요!”군관이 엘리자를 잡고 숲으로 끌었다.“대장로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돼요,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스위프트가 빙그레 웃으며 다가와 입을 열었다.“이번 합작 순조롭고 멋있었습니다. 저에게 이번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트레이북이 어느 나라를 찾아 협력하든 상대 국가는 절대 거절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스위프트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다.하지만 트레이북은 이 소중한 기회를 스위프트에게 주었다.이번 공적으로 스위프트는 여왕의 자리에 더욱 오래 앉게 할 것이고 스위프트의 딸 또한 신분이 한 층 더 높아질 것이다.현석은 담담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마피아 주요 반란군은 이미 체포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요 도시에는 아직 일부 잔당이 남아 있습니다. 부디 여왕 폐하께서 직접 처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직접 처리해야만 스위프트는 공적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다.스위프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황실에서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정리가 다 끝나면 황실로 대접해도 되겠습니까?”현석은 손을 들어 시간을 한 번 보았다.현석은 본래 오늘 해가 지기 전에 이곳의 모든 일을 처리하고 정식으로 마피아에서 탈퇴할 계획이었다.“트레이북 씨, H 지역의 향후 계획에 관해서 아직 여쭤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 부디 저의 황실로 왕림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스위프트는 자세를 낮추고 간절하게 현석을 초청했다.대장로의 잔당은 비록 대부분 체포되었지만, H지역은 당파가 수도 없이 많다.일단 한 자리가 비워지면 곧 그 자리를 메꾸는 당파가 나타난다.이곳의 악한 세력은 고구마 줄기처럼 주렁주렁 끊임이 없다.하여 단시간 내에 깨끗이 제거할 수 없다.현석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스위프트는 현석의 응답에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남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몸을 돌려 떠났다.송강에서 발생한 일은 곧 뉴스의 헤드라인에 올랐다.“30년 동안 마피아가 통치해 온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마피아도 죄악도 폭력도 없을 것입니다!”“H 지역은 Y국에 의해 정식으로 병합되었습니다. 앞으로 스위프트 여왕
Y국, 황실.지금 황실에서는 축제가 한창이다.마피아를 단번에 없애버리고 국가 영토도 3분의 1이나 확대되었다.다들 춤추고 노래하며 매우 떠들썩하다.스위프트는 황궁 본청에서 연회를 열었는데, 손님은 트레이북 한 명뿐이다.“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 이십니까?”스위프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물었다.그러자 현석은 덤덤하게 답했다.“제가 속해 있던 곳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스위프트는 현석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속해 있던 곳이라면 그게 어딘지 여쭤봐도 될까요?”“저와 H 지역의 후속 발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요?”현석은 내색하지 않고 화제를 자연스럽게 돌렸다.‘절대 내 정체를 노출해서는 안 돼.’현석은 자신의 정체와 가족들을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현석의 상황으로는 신분이 무척이나 민감하기 때문이다.“H 지역은 30~40년 동안 암적인 존재였습니다. 악성 종양을 하루아침에 모두 제거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난 H 지역을 하나의 주로 단독으로 관리할 생각입니다. Y국과는 다른 법률과 정책으로 통치할 생각입니다.”스위프트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당당하게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지금 저에게 유능한 인재가 부족한데, 잠시 남아서 저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그러자 현석은 덤덤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죄송합니다만 더욱 중요한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현석의 거절에 스위프트 여왕의 두 눈에는 실망이 가득했다.스위프트는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한참 지나서 스위프트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고 물었다.“사업보다 중요한 일이라면 가족인가요? 아내? 아이?”스위프트 여왕 옆에 앉아있는 17살밖에 안 된 공주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오늘따라 왜 저렇게 꼬치꼬치 캐묻지?’스위프트는 종래로 사사건건에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이 아니다.오늘따라 유난히 사적인 일을 추궁하는 스위프트를 보면서 공주는 어리둥절했다.공주는 고개를
차가운 샴페인을 막 삼켰는데, 현석은 갑자기 머리가 하얘지는 것만 같았다.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눈앞이 어두워지자, 현석은 바로 식탁에 넘어졌다.한편, 어느새 짙은 어두운 장막이 내려앉았다.예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시침은 이미 11을 가리키고 있었다.아이들은 줄줄이 잠에 들었지만, 예나는 잠결이 조금도 없었다.‘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이치대로라면 현석은 응당 예나를 찾아왔을 것이다.시간이 늦어 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전화 한 통 정도는 했을 것이다.예나는 본래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마침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어쩔 수 없이 충동을 억눌렀다.“아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거야.”민준은 예나를 위로하며 말했다.“마피아가 없어졌으니, 사방으로 도망간 사람이 많을 거야. 그 사람들을 모두 잡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 특히 도망간 엘리자는 틀림없이 다시 일어설 거야.”“알고 있어.”예나는 미소를 지었다.“그만 자야겠어. 너도 일찍 자.”예나는 하품하고 한 걸음씩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예나가 세수를 마치자마자 핸드폰이 침대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예나는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침대로 다가갔다.그러나 발신자 번호를 보자마자 뜨거웠던 심장은 단번에 차가워졌다.발신자는 남천이다.예나는 주저 없이 남천의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남천도 계속 다시 전화하지 않고 기나긴 메시지를 보내왔다.[도예나, 너 설마 트레이북을 꼬셨다고 나를 깔아뭉갤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 마피아가 끝장난 이상 트레이북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그놈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 그러니 내 상처 아물때까지 딱 기다리고 있어! 우리 사이에도 정산해야 할 게 많아! 네가 나한테 빚진 거 하나씩 되찾을 생각이니 잠자코 내가 찾아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메시지에서 남천의 불쾌감과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예나는 메시지를 한 번 보고는 주저 없이 삭제해 버렸다.트레이북이 아니라도 현석은 얼
예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능숙하게 현석의 번호를 눌렀다.뚜뚜뚜-[고객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걸어주시기를 바랍니다.]현석이 전화를 받지 않자, 마음속의 불길한 예감은 점점 커졌다.예나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한 번 더 해볼게.”윙윙-휴대전화가 먼 곳의 마루에서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다.현석은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고 거듭 발버둥을 치더니 마침내 간신히 눈을 떴다.현석은 뒤통수가 좀 아파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려고 했다.막 손을 들려고 하는데 그제야 손발이 밧줄에 꽁꽁 묶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어떻게 된 일이야?’현석은 순간 경계 태세에 들어섰다.칠흑 같은 어둠에서 오로지 휴대전화에서만 희미한 빛이 발하고 있다.스크린에는 익숙한 번호 한 줄이 떠올랐는데, 현석의 마음속 깊이 새긴 열 자리의 숫자이다.“전화 왔어요?”한 여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칠흑 같은 실내에서 울려 퍼졌다.‘누구야?’현석은 소리를 따라 그 주인을 찾으려 했다.어둠에 어느 정도 적응된 후에 현석은 서서히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현석은 2미터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 그 여자의 윤곽을 똑똑히 볼 수 있었고 목소리까지 익숙했다.현석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스위프트 여왕, 이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스위프트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휴대전화를 주웠다.그리고 입가에 웃음을 띠며 입을 열었다.“이 사람한테서 총 세 통의 전화와 한 통의 메시지가 왔었어요. 언제쯤 집으로 돌아오냐고 묻던데요.”현석의 안색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현석은 용솟음치는 분노를 억누르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토끼를 다 잡고 나니 사냥개를 죽이는 격인가요? 여왕 폐하께서 이런 일을 적지 않게 한 것 같네요. 여러 해 동안 탄핵을 당하고 왕위가 위태로웠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스위프트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일단 제 스토리부터 들어 보실래요?”지금 현석의 몸에서 뿜어져 나
스위프트는 만약 남편과 용모가 비슷한 사람을 찾으면 적어도 남편을 배신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제가 이미 말했듯이, 저에게는 더욱 중요한 일이 남아 있습니다. Y국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현석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여왕 폐하, 제가 마피아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는 동시에 다시 궐기할 수 있다는 점을 똑똑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 저를 풀어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앞으로 여왕 폐하께서 감히 감당도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운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그 어떤 결과라도 전 감당할 수 있어요.”스위프트는 입꼬리를 올리며 덧붙였다.“24시간 동안 천천히 생각하실 시간 드릴게요. 만약 저를 실망하게 하는 답이라면 전 앞으로 당신이 상상치도 못할 수단을 쓸 겁니다. 그때 가서 저를 탓하지 마세요.”말을 마치고 스위프트는 몸을 돌려 암실을 떠나 문을 잠갔다.주위는 또다시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현석은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하여 바깥의 동정에 주시를 돌렸다.밖에 더 이상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현석은 움직이기 시작했다.현석은 뒤에 묶은 두 손을 밧줄에 따라 몇 바퀴 감더니 밧줄은 자동으로 풀려났다.그리고 허리를 굽혀 발의 끈도 풀고 걸어가서 바닥에 있는 휴대전화를 주웠다.하지만 배터리는 이미 바닥이 나 있었다.‘X발!’현석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나서야 암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암실의 면적은 약 7~8제곱미터로 되어 보이고 2미터 우에 작은 창문이 있다.의자에 서서 창문 밖을 내다보았는데, 길고 음산한 복도만 보였다.그리고 복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탈출을 시도해 봐도 돼.’하지만 지나치게 작은 창문이라 성인이 뚫고 지날 수 있는 크기는 아니다.현석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고개를 들었다.통풍기가 시야로 들어왔고 얼추 봐서는 한 사람 정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보였다.‘그래! 저곳으로 기어가야겠어!’막 움직이려고 할 때 창문 밖에서
공주는 이제 겨우 17살밖에 안 되는 어린 소녀다.계략에 있어서 정계의 베테랑인 현석과 비교할 수도 없다.“전에 어머니의 통화 내용을 들은 적이 있어요. 생물 엔지니어 두 분을 청해 바이오칩을 제조하여 그것을 당신의 뇌에 이식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일단 바이오칩을 손에 넣으시면 어머니는 주저 없이 사용하실 겁니다. 그 바이오칩으로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고 당신의 사상, 언어, 행동까지 바이오칩의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저도 모르게 많은 일들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을 겁니다.”공주의 말을 듣고 현석은 고개를 떨구었다.‘나를 가둔 목적이 이거였어.’현석은 자신을 이곳에 가둔 스위프트의 진정한 목적을 알게 되었다.바이오칩에 대해서 현석도 들은 적이 있다.당시 남천의 언더 회사에서 이 방면의 업무를 경영했었다.이것은 도덕적 인륜을 위반하는 신흥 스마트 테크놀로지로 겉으로는 국가의 압박을 받고 있다.하지만 암암리에 많은 회사들이 연구 개발 실험을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어서 도망쳐요!”공주의 목소리는 애원에 가까웠다.공주는 자기 어머니가 이런 미쳐 날뛰는 일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일단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여왕의 자리에서 물러날 날도 머지않게 되는 것이다.조급해하는 공주와는 달리 현석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혹시 핸드폰 있어요?”공주는 얼떨결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며 물었다.“왜 그러세요?”“좀 빌려주세요.”현석은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연속 몇 통이나 보냈다.그리고 흔적을 깨끗이 삭제한 후 휴대전화를 돌려주었다.현석은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전 도망갈 생각이 없습니다. 그만 돌아가 주세요”‘뭐? 도망갈 생각이 없다고?’현석의 말에 공주는 화들짝 놀랐다.“왜 그러시는데요? 지금 아니면 도망갈 기회가 없다고요!”현석은 천천히 두 눈을 감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런 곳에서 현석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공주는 입
현석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아랑곳하지 않았다.“여왕 폐하께서 저를 계속 가두실 생각이십니까?”“흥, 공장 하나에 내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어요?”스위프트는 차가운 목소리로 덧붙였다.“이미 두 시간이나 지났어요. 24시간이 지나고 나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그럼, 저에게는 아직 22시간이 남았네요.”현석은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말했다.“H 지역에 가치가 십억 대를 넘는 공장은 8개밖에 없어요. 만약 30분마다 공장을 폭발해 버린다고 하면 4시간 뒤면 Y국 경내의 공장도 봉변을 당하겠네요? Y국이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감당해 낼 수 있겠어요?”현석의 말을 듣고 스위프트는 분노가 치밀어올라 두 눈을 부릅떴다.“지금 협박하는 겁니까?”“제가 어찌 감히 여왕 폐하를 협박하겠습니까.”현석은 가볍게 웃었다.“전 단지 여왕 폐하께서 지금의 상황을 똑똑히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일깨워 주고 있는 것뿐입니다.”“여왕 폐하, 큰일 났습니다!”암실 밖의 경호원이 황급히 달려왔다.“H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공장이 폭발했습니다! 희귀한 자원도 모조리 다 타버렸습니다.”스위프트는 고개를 숙이고 시간을 보았다.첫 번째 공장이 폭발한 시간과 정확히 30분 차이가 났다.스위프트는 이를 악물고 히스테리를 부렸다.“미쳤어요? 두 공장 안에 있는 자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나 해요? 당신이 얼마나 큰 손실을 초래했는지 아시냐고요!”“이게 저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현석은 한가로이 앉아 손목시계를 쳐다보며 다음 폭발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스위프트 여왕은 분노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공장 폭발도 문제이지만 공장 파괴로 인한 후속 문제도 골치가 아픈 일이다.이 일로 스위프트는 방금 세운 공적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마피아는 귀순했지만, 여전히 제 명령에 따릅니다. 제가 실종되거나 사망하면 마피아의 모든 사람이 집결하여 동란을 일으킬 겁니다. Y국을 차세대 H지역으로 만들 가능성도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