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으면 다른 곳으로 모시고 가서 스트레스나 풀어 줘. 이렇게 간단한 일도 내가 직접 친히 가르쳐 줘야 해?”강남천은 냉소하며 말했다.“나 오늘 바쁘니까 전화하지 마.”강남천은 전화를 끊고 시간을 한 번 보았는데, 이미 정오 11시가 되었다.‘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야?’아무리 자더라도 이 시간까지 잔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강남천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생겨났다.초인종을 누르려고 차 문을 열고 내려왔는데, 집 안의 사람들이 깰까 봐 조심스러웠다.하여 소매를 좀 걷어 올리고 몸을 돌려 별장 철문을 넘어 뛰어 들어갔다.베란다로 넘어가는 김에 철사 하나를 찾아 베란다 자물쇠를 열었다.그리고 베란다의 유리문을 천천히 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바깥의 태양빛이 커튼에 가로막혀 집안의 빛은 무척 어두웠다.강남천은 땅에 널브러져 있는 블록을 걷어차고 2층으로 걸어갔다.‘아마 엄청 놀라겠지?’만약 이렇게 갑자기 도예나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도예나는 과연 놀라워할까?절대 좋아할 리는 없다.강남천이 강현석을 죽였다고 믿고 있는 도예나 이기에 강남천을 미워하고 있다.‘됐어, 놀라게 하지 않는 게 좋겠어.’방금 안방 입구까지 걸어간 강남천은 발걸음을 멈추고 입 꼬리를 누르고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러나 다른 방을 지날 때 걸음걸이가 갑자기 멈추었다.작은 침대에는 이불이 잘 개어져 있어 어젯밤에 아무도 여기에서 자지 않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기때문이다.강남천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다시 안방 앞으로 다가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문 손잡이를 눌러 힘껏 밀었다.빛이 어두컴컴한 안방은 텅 비어 있었다.침대는 가지런하고 옷걸이에는 옷이 하나도 없었다.강남천은 성큼성큼 뛰어들어 옷장 문을 열었는데, 안에는 가운 두 벌 만 있었고 다른 옷은 보이지 않았다.강남천은 입 꼬리를 일으키며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도예나! 좋아! 어디 한번 해 봐!”강남천은 핸드폰을 꺼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전화를
바로 이때 캐서린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보고 캐서린은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캐서린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남천아”“10분만 준다! 당장 강씨 그룹으로 와!”전화는 뚝 끊겼다.‘무슨 일이지?’캐서린은 강남천의 음산한 목소리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하지만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가 택시를 타고 강씨 그룹으로 향했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사방 팔방에서 이상한 눈빛이 쏘아왔다.수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다.“저 여자가 바로 제3자야.”“남의 가정을 파탄 내려고 한 여자야.”“무슨 염치로 여기까지 온 걸까?”“염치가 없으니까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사람들이 의논하는 가운데 캐서린은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이를 악물고 한사코 버텨 서야 비로서 무너지지 않았다.캐서린은 소년 시절부터 유명해졌다.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정신과 의사로, 일찍이 황실에 출입하여 공주를 진찰하여 명성이 크게 높아졌다.줄곧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지만, 도예나 덕분에 명성이 바닥나고 모든 이의 원수가 되어버렸다.‘이게 다 도예나 때문이야!’캐서린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대표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의 손에 끌려 들어간 후 목이 졸렸다.“살려주세요.”캐서린은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남자를 보고 믿을 수 없었다.심하게 발버둥쳤지만 산소가 조금씩 사라지고 질식 감이 조수처럼 밀려와 몸은 조금씩 나른해졌다.처음으로 죽음의 맛을 느꼈다.그리고 그제야 강남천은 차갑게 캐서린을 풀어주었다.카펫 위에 떨어진 캐서린은 숨을 크게 쉬었다.“어제 도예나하고 무슨 말 했는지 당장 불어!”캐서린은 목을 잡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너 만나지 말라고 하고 아이들한테 찾아가지 말라고 그랬어. 그게 다야.”강남천은 포악하게 다리를 들어 캐서린을 발로 걷어찼다.그러자 캐서린은 가을의 노란 잎사귀처럼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전에 강남천이 다른 사람에게 손을
우여곡절 끝에 일행 여섯 명이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H 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로 H 지대까지 차로 30분도 걸리지 않는다.별장 2층 베란다에 서면 H 지대 국경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볼 수 있다.한 눈에 봐도 경비가 매우 삼엄하다.도예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얼굴을 씻고 베란다에 앉았다.걱정거리가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다.하지만 도예나는 잠이 도통 오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여긴 기후가 건조해. 물 좀 많이 마셔.”설민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버지가 이틀 전에 이쪽의 프로젝트를 책임지라고 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핑계가 없었을 거야.”도예나는 고개를 들고 물었다.“여기에도 지사가 있어?”“여긴 늘 혼전 상태야. 일년 내내 길을 닦고 집을 지어야 하는데, 우리 집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고 매년 이곳에서 수입도 괜찮아.”설민주은 앉아서 담담하게 말했다.“근데 지금 흑당은 정당한 일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있어. 그럼, 우리 집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수익도 전 만큼 좋지 않을 거야. 그래서 아버지가 나보고 흑당 사람이랑 연락해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되도록 노력하라고 막대한 임무를 주셨어.”듣고 있던 도예나는 입술을 오므렸다.“흑당 내부에 아는 사람이 있어? 어떤 사람인데?”“콜록.”설민준은 코를 더듬으며 입이 바싹 말랐다.“그냥 알고 지낸 두 깡패가 전에 흑당한테 무기를 배달하고 그랬어. 근데 그 둘은 흑당 사람이 아니야. 그나마 접촉은 있으니 그들부터 손을 써 보려고 그래. 오훈에 밥이나 같이 먹을 생각이야.”“나도 같이 가!”도예나는 벌떡 일어서자 머리가 갑자기 어질 해졌다.걸음을 바로 하고 간신히 마음을 안정시켰다.“옷 갈아 입고 올게.”베란다에 앉은 설민준은 도예나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설민준은 무슨 일인지 어렴풋이 알아맞혔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필경 너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예나는 옷을
강세훈은 엄마가 왜 그들을 데리고 밤새 도망쳤는지 모든 행방을 지운 이유가 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이렇게 하는 것은 아버지를 피하기 위해서일 것이다.‘근데 엄마는 왜 아빠를 피하려고 하는 걸까?’‘이혼을 한다고 해도 외국까지 올 필요는 있을까?’도제훈이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이 핸드폰은 도제훈이 몸에 지니고 있는 거라 도예나는 이 폰에 대해서 모른다.그래서 쓰레기통에 버려지지 않았다.폰을 열어 보니 누군가로부터 메시지 한 통이 와 있었다.그 사람은 트레이북 이었다.[내 폰에 당신이랑 사나이가 H 지대 근처에 도착했다고 뜨고 있어요.]도제훈은 보자마자 눈을 가늘게 떴다.지난번에 임무를 수행할 때, 그들은 임시로 채팅 방을 구성하였다.채팅 방 명함의 구성원 자료를 클릭하면 상대방이 어느 곳에 나타나는지 볼 수 있다.한가하고 심심한 사람, 또는 다른 의도가 있는 사람만이 이것을 클릭할 것이다.‘왜 트레이북처럼 바쁜 사람이 우릴 지켜보고 있지?’원래 도제훈은 이 사람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감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저촉 심리가 생겨났다.도제훈은 담담하게 답장했다.[출장 중에 지나가던 중.]그리고 핸드폰을 껐다.도제훈은 옆에 있는 다른 세 아이를 쳐다보며 입을 오므렸다.“우리가 묻지 않으면 엄마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지 않을 거야. 우리가 물어봐도 엄마는 이유를 찾아 얼버무릴 것이야.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편에 서서 알아내야 해, 아니면 계속 어리둥절하게 있을지도 몰라.”강세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어떻게 해야 하는데?”“일단은 아빠가 보고싶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울어! 수아도 같이 울고! 그럼, 큰 형이 옆에서 떠보고 내가 정면으로 돌파해 볼게.”아이들의 계획에 대해 도예나는 조금도 모른다.30분 후에 도예나는 설민준과 함께 H 지대에 도착했다.이곳의 수위는 매우 삼엄하다.방금 혼전을 벌어졌고 두 명의 두목이 연이어 암살되었기 때문에
일행 넷이 창가에 앉았다.두 청년은 이런 식당에 와서 소비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메뉴를 들고 미친 듯이 주문했고 상은 곧 가득 채워졌다.설민준에게 가장 많은 것이 바로 돈이다.하여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말했다.“음식만 먹으면 아쉽지 않겠어? 술도 시켜!”그 두 사람은 바로 비싼 위스키 몇 병을 더 시켰다.테이블이 온통 이쪽의 특산 요리들로 가득 차려졌지만 도예나는 관심이 일도 없었다.도예나는 식탁에 앉아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코아 씨는 줄곧 이쪽에서 살았어요?”코아 라는 청년은 고기를 먹으면서 말했다.“저 호적이 없어서 그냥 떠돌면서 살고 있어요. 전에는 보호 비용이라도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어요.”코아는 잠시 멈칫거리고 작은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고서야 목소리를 낮추었다.“새 수령이 취임한 후 우리는 더 이상 보호 비용을 받을 수 없게 되었어요. 돈이 되는 일이 없자 그동안 정말 굶어 죽는 줄 알았어요. 민준아, 너 내가 얼마나 술이 고팠는지 알아?”도예나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옅은 목소리로 물었다.“흑당이 살길을 주지 않으면 다른 조직에 들어가면 되잖아요.”“말도 마세요.:또 다른 청년은 의기소침 해하며 말했다.“트레이북이 취임하자마자 먼저 다른 조직을 H 지대에서 몰아냈고 현재 이 곳은 모두 트레이북이 관리하고 있어요.”“유럽 사람도 아니면서 감히 우리를 관리하고 있다니! X발!”코아는 책상을 두드리며 욕설을 퍼부었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놈이 바로 저런 놈이야! 근데 지금 저 놈 때문에 목구멍이 포도청이니!”설민준은 헛기침을 했다.그러자 코아는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너랑은 달라. 넌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파트너야. 네 말 한 마디면 우린 목숨까지 걸고 싸울 수 있어.”설민준은 개의치 않고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네가 예전에 따라다니던 보스, 아직도 흑당에 있어?”‘뭐? 갑자기 우리 보스는 왜?’코아는 순간 안색이 변했다.“미성년자를 성폭행해서 잡혔어. 트레이
요크가 거칠게 설민준을 밀치자 그의 뒤에 있던 몇몇 부하들이 즉시 설민준의 팔을 잡고 통제했다.설민준은 힘차게 발버둥쳤다.“놔! 당장 풀어! 코아, 너 뭐하는 거야! 당장 도와줘!”두 유럽 청년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는데, 상대는 대여섯 명이다.그들이 힘을 합쳐 대항한다고 해서 반드시 밀리는 것은 아니다.코아는 창백한 얼굴로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민준, 요크 삼촌이 방금 핵심 군영에 들어가 트레이북을 경호하고 있어. 세력이 이만 저만이 아니니 차라리 그냥 저 여자 보내.”설민준은 화가 차올라 마지 못했다.“뭐? 내가 뱉은 한마디면 목숨까지 건다고?”“미안해, 우리도 어쩔 수 없어. 알아서 해.”배불리 먹고 마신 두 청년은 의기소침해져 자리를 떠났다.이때 요크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지금 이 곳은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고 있어. 그러니 강요하지는 않을게. 하룻밤에 1000달러, 어때?”도예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담담하게 말했다.“새 정책 실시 기간인 걸 알면서도 날 강박하려고 하는 건 법을 어기는 것과 같은 일인데, 트레이북이 책임 묻지 않을까?”“돈만 주며 합법 이야.”요크는 도예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나 따라다니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어. H 지대 네 마음대로 해도 돼.”요크의 손은 도예나의 손목을 따라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그러자 도예나의 얼굴은 순간 얼음장이 되면서 되려 요크의 어깨를 잡으며 호되게 내리쳤다.200근에 육박하는 건장한 사나이가 그렇게 땅에 쓰러졌다.자신이 충동적이어서는 안 되고 낯선 곳에서 사람들과 충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참을 수 없었다.“이런 미친 X을 봤나! 어디 감히 손을 대! 당장 저 여자 죽여!”네댓 명의 우람한 사나이가 도예나를 포위하여 왔다.도예나는 눈빛이 싹 바뀌며 발을 들어 의자 하나를 걷어찼다.그러자 두 장한이 갑자기 쓰러졌다.몇 사람은 그제야 도예나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연합하여 한 줄로 서서 조금씩 도예나에게 가까
도예나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두 아이와 함께 해외에서 4년을 지내며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었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레스토랑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트레이북!”“트레이북이 돌아왔어!”그 소리에 도예나가 고개를 들었다.검은색 코트를 몸에 두른 남자가 입구에서 성큼성큼 걸어왔다.훤칠한 키와 듬직한 몸매, 그러나 얼굴은 금색 가면으로 가려졌고 한 쌍의 까만 눈동자만 보였다.이 눈동자만으로도 도예나는 남자가 아시아인임을 알아챘다.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는데 그 시선이 레스토랑 내부를 쓱 훑었다. 그에게서 마치 왕좌에서 태어난 것과 같은 강한 위압감이 느껴졌다.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또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어디서 본 것만 같아…….’도예나의 턱을 감싸 쥐고 있던 요크의 손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그는 급하게 여자의 턱을 놓고 고개를 돌려 굽신거리기 시작했다.“형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식사하시려고 찾아오셨습니까? 제가 한 끼 대접해도 될까요?”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요크를 바라보다가 도예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두 눈이 마주친 순간, 익숙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도예나는 자기 심장이 쿵쿵대는 게 느껴졌다…….“형님, 이 여자는 길거리에서 남자와의 하룻밤 일로 먹고사는 여자인데, 자꾸 나한테 집적거리며 여기까지 찾아왔지, 뭡니까. 그런데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아 거절하던 참이었습니다…… 하하…….”요크가 진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행여나 꼬리가 밟힐까 노심초사하면서.“그래?”금색 가면의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유럽 본토 발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눌한 발음은 아니었다. 대신 이 지역의 발음과 섞인 느낌이 들어 더 특별한 느낌이었다.‘그렇다면 이 남자는 적어도 이곳에서 3~5년은 살았다는 말 아닐까.’도예나는 입술을 매만졌다.그리고 방금 문 앞에서 경호원들이 이 남자를 트레이북이라고 불렀던 걸 기억했다.이 이름을 설민준이 예전에 꺼낸 적이 있었
요크가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경호원이 직접 그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당겼다.요크의 동생들은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리의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용서를 구했다.트레이북은 그들을 벌레 보듯 쳐다보며 말했다.“꺼져.”이곳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이런 사람들을 개조하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래도 요크를 처리하면 이 거리가 적어도 반달은 조용해질 수 있었다…….트레이북이 바닥에 쓰러진 의자를 일으켜 세우고 의자에 착석했다. 그리고 덤덤하게 말했다.“메뉴판.”레스토랑의 사장이며 직원들은 방금까지 꽁꽁 숨어있다가 그 말에 황급히 달려왔다. 사장이 손을 덜덜 떨며 메뉴판을 건넸다. 그는 트레이북의 얼굴을 감히 바라보지도 못했다.사장은 이 레스토랑을 수십 년 동안 운영하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구역은 김두철의 구역이었다. 김두철은 사람을 죽이는 손놀림이 아주 재빠르고 잔인했는데 사장은 김두철의 살인을 한번 목격한 뒤로 매일 밤 악몽을 꿨다.그러나 그렇게 두려워하던 김두철이 트레이북의 손에 죽었다니, 트레이북이 한 수 더 위라는 걸 설명했다.최근 들어 트레이북의 새 정권 아래 레스토랑 운영은 아주 순리로웠다.‘오늘은 이게 대체 무슨 일 이래…….’도예나는 몇 발짝 뒤에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그녀는 트레이북을 향해 걸어갔다…….“예나야!”설민준이 그녀를 다급하게 품에 안았다.“이 사람은 김두철보다도 더 무서운 악마야. 절대 다가가지 마.”그 말에 도예라도 정신을 차렸다.아무리 익숙한 기분이 들어도 결국은 모르는 사람이었다.이 익숙한 기운은 어쩌면 뉴스에서 트레이 북을 본 적이 있어 생긴 느낌인지도 모른다.그녀는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아까 날 도와줬으니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겠어.”‘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할 수도 있지, 뭐.’‘더구나 우리 설씨 그룹과 트레이북은 앞으로도 협력할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