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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도예나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두 아이와 함께 해외에서 4년을 지내며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레스토랑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트레이북!”

“트레이북이 돌아왔어!”

그 소리에 도예나가 고개를 들었다.

검은색 코트를 몸에 두른 남자가 입구에서 성큼성큼 걸어왔다.

훤칠한 키와 듬직한 몸매, 그러나 얼굴은 금색 가면으로 가려졌고 한 쌍의 까만 눈동자만 보였다.

이 눈동자만으로도 도예나는 남자가 아시아인임을 알아챘다.

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는데 그 시선이 레스토랑 내부를 쓱 훑었다. 그에게서 마치 왕좌에서 태어난 것과 같은 강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또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 본 것만 같아…….’

도예나의 턱을 감싸 쥐고 있던 요크의 손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는 급하게 여자의 턱을 놓고 고개를 돌려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형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식사하시려고 찾아오셨습니까? 제가 한 끼 대접해도 될까요?”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요크를 바라보다가 도예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두 눈이 마주친 순간, 익숙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

도예나는 자기 심장이 쿵쿵대는 게 느껴졌다…….

“형님, 이 여자는 길거리에서 남자와의 하룻밤 일로 먹고사는 여자인데, 자꾸 나한테 집적거리며 여기까지 찾아왔지, 뭡니까. 그런데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아 거절하던 참이었습니다…… 하하…….”

요크가 진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행여나 꼬리가 밟힐까 노심초사하면서.

“그래?”

금색 가면의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럽 본토 발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눌한 발음은 아니었다. 대신 이 지역의 발음과 섞인 느낌이 들어 더 특별한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적어도 이곳에서 3~5년은 살았다는 말 아닐까.’

도예나는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방금 문 앞에서 경호원들이 이 남자를 트레이북이라고 불렀던 걸 기억했다.

이 이름을 설민준이 예전에 꺼낸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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