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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도예나는 몸을 옆으로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얘기할 시간 있어?”

“나랑 얘기할 자격이나 있어?”

강남천은 냉소하며 말했다.

“신분 가지고 협박하지 마.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내 신분이 드러나는 순간 그 의사가 제일 먼저 죽고 그 다음으로 네 아이 중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죽게 될 거야.”

아이에 대해 말하자 도예나는 하마터면 손을 댈 뻔했다.

아이로 그녀를 협박하는 건 마지노선을 다친 것과 같다.

다행히 아이들은 이미 외국으로 보내져 당분간 생명의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도예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자격이 없기에 더더욱 부탁하는 거야. 넌 너희 집에 시한 폭탄이 있기를 바래?”

강남천은 도예나를 힐끗 보고 성큼성큼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

다리를 치켜든 모습이 건달이 따로 없었다.

전에는 위장때문에 강현석의 생활과 휴식을 배우도록 자신을 강요해야 했다.

들키고 나서 오히려 더욱 편안해졌다.

강남천은 또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더듬어 불을 붙인 후에야 말했다.

“말해.”

강남천의 이 일련의 동작을 보면서 도예나는 가까스로 눌렀던 원한이 다시 떠올랐다.

이 사람은 자기의 남편을 죽인 범인 이지만, 지금 여기에서 그와 겉치레를 해야 한다.

도예나는 지금 반드시 냉정해야 한다.

반드시 냉정해야 강현석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다.

“일단 솔직하게 말할게. 난 네가 미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

“근데 네 아이는 방금 행복하고 완전한 가정을 가졌고, 아빠도 엄마도 있게 됐어. 만약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들에 대한 타격은 파멸적 일 수 있어. 어떤 엄마라도 아이를 위해 치욕을 참을 수 있고 나도 마찬가지야.”

강남천은 눈썹을 치켜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하지만 난 아이들을 위해 강씨 가문에 남고 싶지는 않아.”

도예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먼저 이혼협의서에 서명하자.”

도예나는 서랍 속의 이혼 합의서를 다시 꺼냈다.

“내가 승낙할 것 같아?”

강남천은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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