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는 몸을 옆으로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얘기할 시간 있어?”“나랑 얘기할 자격이나 있어?”강남천은 냉소하며 말했다.“신분 가지고 협박하지 마.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내 신분이 드러나는 순간 그 의사가 제일 먼저 죽고 그 다음으로 네 아이 중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죽게 될 거야.”아이에 대해 말하자 도예나는 하마터면 손을 댈 뻔했다.아이로 그녀를 협박하는 건 마지노선을 다친 것과 같다.다행히 아이들은 이미 외국으로 보내져 당분간 생명의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도예나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자격이 없기에 더더욱 부탁하는 거야. 넌 너희 집에 시한 폭탄이 있기를 바래?”강남천은 도예나를 힐끗 보고 성큼성큼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앉았다.다리를 치켜든 모습이 건달이 따로 없었다.전에는 위장때문에 강현석의 생활과 휴식을 배우도록 자신을 강요해야 했다.들키고 나서 오히려 더욱 편안해졌다.강남천은 또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더듬어 불을 붙인 후에야 말했다.“말해.”강남천의 이 일련의 동작을 보면서 도예나는 가까스로 눌렀던 원한이 다시 떠올랐다.이 사람은 자기의 남편을 죽인 범인 이지만, 지금 여기에서 그와 겉치레를 해야 한다.도예나는 지금 반드시 냉정해야 한다. 반드시 냉정해야 강현석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다.“일단 솔직하게 말할게. 난 네가 미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근데 네 아이는 방금 행복하고 완전한 가정을 가졌고, 아빠도 엄마도 있게 됐어. 만약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들에 대한 타격은 파멸적 일 수 있어. 어떤 엄마라도 아이를 위해 치욕을 참을 수 있고 나도 마찬가지야.”강남천은 눈썹을 치켜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래서?”“하지만 난 아이들을 위해 강씨 가문에 남고 싶지는 않아.”도예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먼저 이혼협의서에 서명하자.”도예나는 서랍 속의 이혼 합의서를 다시 꺼냈다.“내가 승낙할 것 같아?”강남천은 가볍게 웃었다.
강남천의 음산한 눈동자에 도예나의 그림자가 거꾸로 비치고 있다.강남천은 태어날 때부터 어둠 속을 걸었고, 가장 동경하는 것은 광명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강씨 그룹 회장이라는 신분이지 강씨 그룹의 주식이나 자산이 아니다.만약 주식을 조금 양도하고 이 여자를 좀 조용하게 할 수만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순순히 사모님만 한다면 내가 두텁게 챙겨 줄게.”강남천은 냉담하게 말했다.“내일 비서에게 주식을 네 명의로 이전하라고 할게, 이러면 돼?”도예나는 주먹을 천천히 풀고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그래, 현석 씨한테 빚진 거 아이들에게 갚아.”말을 마치고는 도예나는 차갑게 몸을 돌려 곧장 화장실로 들어갔다.강남천의 눈빛은 갑자기 또 음산해졌다.‘아이가 아니라 강현석을 위해서야?’‘죽은 사람이 그렇게도 좋아?’강남천은 화장대를 발로 차고 손을 뿌리치고 방을 떠났다.도예나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짧디 짧은 며칠 사이에 아름다운 얼굴은 이미 없어졌고 눈동자는 빨갛고 눈언저리는 검어 졌으며 머리카락은 어수선했다.원래 정신적인 파괴가 한 사람에게 주는 타격은 거의 파멸 적이다.아이들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못 버텼을 것이다.천천히 한 걸음씩 강남천의 경계심을 마비시켜야 한다.그렇다가 너무 오래 걸려서도 아니된다.강현석이 오래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기때문이다.그리고 강현석의 행방을 알려면 캐서린부터 착수해야 한다.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새벽 대여섯 시가 되어서야 도예나는 겨우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오전 10시가 넘었다.도예나는 화장실에 가서 짙은 화장을 하고 얼굴의 초췌 함을 가린 후에야 방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강 부인은 거실에 앉아 고개를 들어 복잡한 눈빛으로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강 부인은 목소리가 쉬었다.“예나야, 여기 좀 오거라.”도예나는 멈칫거렸지만 걸어가서 담담하게 말했다.“사모님,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강 부인은 순간 손가락이 굳었다.그전엔 다정하게 어머님이라고 불
[결혼 한 달도 안 되어 이혼? 이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이혼설에 대해 제3자가 끼어들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사실인지 잠시 후 보도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이런 뉴스를 보면서 도예나의 입가에 옅은 호도가 일었다.이 기자들은 정말 그녀를 크게 실망시키지 않았다.“이게 다 사실이야?”강 부인은 손도 떨렸다.“이혼을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될까?”도예나는 안색이 희미해졌다.“강남천은 조만간 자신의 아이가 있을 겁니다. 전 단지 제 아이를 위해 미리 권익을 쟁취했을 뿐입니다. 이혼을 하든 하지 않든 저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결혼 증명서 배우자의 이름은 강현석이지 강남천은 아니다.하여 이혼은 확실히 큰 의미가 없다.강 부인이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우예나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우예나는 전화를 받고 담담하게 웃었다.“네, 곧 갈게요.”우예나는 전화를 끊고 현관에 가서 신발을 갈아 신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강 부인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강 부인은 남편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어머님이라고 불렀었다.그러나 강 부인도 함께 한 일이란 걸 알게 된 후 도예나의 마음속에서 강 부인은 강남천과 다름없다.도예나는 차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차는 재빨리 강씨 그룹으로 향했다.강씨 그룹 입구에는 많은 기자들이 둘러싸여 있었는데, 모두 강현식과 도예나의 이혼 정보를 얻은 최초의 매체가 되려고 다투고 있다.강씨의 경비원은 질서를 극력 유지하며 직원들의 정상적인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통로를 막았다.이때 트렌치코트를 입은 외국 여자가 강씨 그룹 입구에 나타났다.그녀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하이힐을 밟으며 강씨 그룹으로 들어갔다.기자의 목표는 강현식과 도예나라 그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캐서린은 거침없이 강씨 그룹 꼭대기로 올라갔다.여기에 온 지 몇 번이나 되어 비서 부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다.일찍이 대표님 옷깃에 립스틱 자국을 남긴 여자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게
캐서린의 모든 존엄이 땅에 밟혔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캐서린은 울먹이며 말했다.“너 오늘 네가 한 선택으로 피 눈물 흘릴 거야!”캐서린은 강남천을 지그시 보고는 한 걸음에 세 번 고개를 돌리는 격으로 대표 실에서 나갔다.입구에 도착했을 때, 캐서린은 손을 들어 눈물을 깨끗이 닦았다.강남천 앞에서 비천하게 갈구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영원히 높고 침범할 수 없는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캐서린은 턱을 들고 대표 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그녀가 떠나자 비서실 사람들이 또 의논하기 시작했다.“아직 이혼 발표도 하지 않았는데, 첩이 저렇게 드나들어도 되는 거야?”“외국 여자이지만, 사모님보다 예쁘지 않은데? 대표님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바람을 피웠으니 어떤 계층의 남자든 다 똑같구나!”“사모님은 이혼한 후에 많은 재산을 분할할 수 있어! 우리 누구보다도 잘 지낼 수 있으니, 동정심 거두자!”캐서린은 엘리베이터에서 화장을 고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또 그 눈부신 외국 여자가 되었다.가방을 메고 강씨 그룹 밖으로 걸어갔는데, 몇 걸음 나가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캐서린 양.”캐주얼한 옷을 입은 도예나가 로비 반대편에서 걸어왔다.도예나는 모자를 쓰고 얼굴의 태반을 가려 강씨 그룹 문어귀에서 들어왔을 때 기자들의 주의를 끌지 못했다.기자들도 뉴스의 당사자가 당당하게 기자의 포위망에 들어갈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도예나는 모자를 위로 하고 웃는 얼굴을 약간 드러냈다.“방금 우리 남편 만났어요?”캐서린은 도예나의 아름다운 얼굴을 쳐다보며 이를 깨물 뻔했다.이 여자는 겉모습을 수작을 부리며 강남천을 놀고 있다.“남편 아니라는 거 분명히 알고 있잖아!”“아니면, 강씨 가문의 돈을 보고 남편의 친형과 함께 해도 된다는 거야?”“이것은 우리 집안일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도예나는 하이힐을 밟으며 한 걸음씩 이쪽으로 다가왔다.곧 두 사
“인터뷰 먼저 따야 해!”수십 명의 기자가 순식간에 경비원이 설치한 방어선을 뚫고 로비에서 뒤엉킨 두 여자를 겹겹이 에워쌌다.두예나는 카펫 위에 반쯤 누워 있는데, 두 눈동자에 눈물이 맺혀 있다.그녀는 앞에 서 있는 캐서린을 바라보며 목이 메고 떨렸다.“만약 현석 씨랑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제가 빠지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저도 제 아이도 괴롭히지 말아주세요.”도예나의 말에 주변 기자들의 얼굴빛이 변했다.사실은 뜻밖에도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본처와 제3자의 싸움이다.기자는 흥분해서 캐서린의 얼굴을 향해 찍었다.캐서린은 순간 멍해져 한참 동안 반응하지 못했다.하지만 곧 많은 기자들이 그녀를 알아 보았다.“실례지만 캐서린 씨입니까? 외국의 유명한 심리 전문의 아닙니까?”“그래, 캐서린 의사 맞아! 지난번에 캐서린 선생님이 우리 엄마 진찰도 해줬어! 근데 제 3자였어?”“캐서린 씨, 정말로 제3자 맞습니까?”“이혼하는 이유가 당신 때문입니까?”“사회적 지위가 있는 의사인데, 왜 제3자가 된 겁니까?”“......”수많은 플래시가 켜져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기에 캐서린은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다.바로 이때 강남천이 홀연히 로비에 나타났다.훤칠하고 우뚝 솟은 그림자가 다가와 캐서린의 앞을 가로막았다.강남천은 음산한 표정을 지은 채 긴 다리를 뻗어 카메라 하나를 부딪혔다.그러자 카메라는 산산조각이 모든 기자들은 놀라서 얼굴이 흙빛이었다.“꺼져!”강남천은 차갑게 드 글자를 뱉었다.현장에 있던 기자는 놀라서 1분도 안 되어 모두 도망갔다.캐서린은 겁에 질려 강남천의 팔을 잡고 억울하게 고소했다.“모두 도예나 때문이야! 날 일부러 자극해서 날 덫에 걸리게 유인 했어! 기자들 앞에서 추태를 보이게 하려고 한 거야.”도예나는 느릿느릿 땅에서 일어섰다.무릎에 묻은 먼지를 털며 담담하게 말했다.“제3자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어?”“내가 먼저 알았어! 내가 먼저 남천과 만났다고! 제3자는 너야!”강남천은 짜증난 얼굴로 소리
인터넷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도예나와 캐서린이 홀에서 다투는 동영상은 인터넷 곳곳으로 퍼졌다.강씨 그룹 대표가 캐서린의 앞에 서서 기자를 막는 사진의 리트윗이 억 단위를 넘겼으며 댓글 수도 매초 수천 개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이것 좀 봐! 정말 바람 때문에 이혼하는 거였어!”“아내가 바닥에 넘어졌는데 강현석은 내연녀를 지키고 있어, 내연녀를 더 사랑하나 봐.”“성남시 최고 미녀인 도예나가 어디가 부족해서 결혼 한 달 만에 쫓겨나듯 이혼해야 하는 거야?”“성격이 너무 세서 그런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남편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지…….”“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줄 수 있는 말은 다들 자제해. 바람 피운 사람이 잘못한 거지. 이 세상에 바람 피우는 것들은 다 죽어버려야 해! 바람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내연녀 이름은 캐서린이고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데, 도계동 빌라 2층에 있는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어!”“내 결혼 생활도 내연녀가 망가뜨렸어. 내 가족도, 내 아이도 모두 내연녀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고. 이 세상에 내연녀가 제일 싫어. 캐서린이 잘사는 꼴 절대 못 봐.”“…….”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캐서린의 클리닉 간판이 부서졌다는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도예나는 핸드폰을 들고 냉소했다.“캐서린이 성남시를 떠나지 않는다면 이런 쇼는 계속 이어지겠죠.”강남천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는 비즈니스 쪽의 인간관계는 잘 알아도 두 여자의 다툼을 어떻게 말려야 할지는 전혀 몰랐다.한쪽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옆을 지켜온 캐서린이었고, 다른 한쪽은 친동생의 아내…….물론 도예나가 강남천의 마음속에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았다.“캐서린이 얼마나 미친 사람인지는 확실하게 알았어요. 언젠간 강씨 별장까지 들이닥칠 게 뻔해요. 그런데 만약 아이들 앞에서 난동을 부린다면 저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거예요.”도예나가 차갑게 말했다.“지금 마지막 기회를 줄게요. 캐서린을 성남시에서 떠나게 해요.
”고마워요, 장서원 씨. 하지만 제가 알아서 할게요.”도예나는 바로 전화를 끊고 회사로 향했다. 처리할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녀는 바로 해외 계정으로 다크웹에 들어갔다.다크웹에는 별별란 사람들이 다 있었다. 대부분 이쪽 계열에서는 능력이 남다른 사람들이라, 무법 지대 사람들을 찾아 거액의 돈을 쥐여 주면 강현석을 찾을 수 있을도 있었다…….한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 아마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리고 살아 있다면 대체 어디에 있는지 그녀는 꼭 알아야 했다…….도예나는 회사에서 바쁜 오후를 보내고 퇴근 준비를 했다.사실 그녀는 강씨 별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강현석도 없고, 네 아이도 없는 그곳은 그냥 잠만 자는 거처에 불과했다.하지만 아직 강남천의 옆에서 연기를 할 필요가 있으니 돌아가야만 했다.도예나는 회사에서 한참이나 꾸물거리다가 강씨 별장으로 운전했다.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뒤를 돌자, 네 아이가 앞다투어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엄마 왜 이제야 왔어요. 너무 보고 싶었잖아요!”강세윤이 품에 폭 안겼다.“엄마, 저도 안아주세요. 너무 보고싶었어요…….”수아가 도예나의 팔을 잡고 위로 올라탔다.강세훈은 고개를 들어 복잡한 눈길로 도예나를 바라보았다.“엄마,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요…….”“엄마…….”도제훈도 입을 열었지만,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오늘의 기사를 가장 먼저 확인한 도제훈이었다. 아이는 그 사람이 엄마에게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 했다.“너희들은 왜 이렇게 일찍 돌아온 거야?”도예나는 아이를 하나하나 안아주며 다정하게 물었다.그러다가 그녀는 제자리에 뚝 멈춰 섰다.‘강씨 별장에는 아직 악마가 있는데, 아이들이 돌아온 건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돌아온 거잖아!’“예나 씨, 아이들을 속일 생각 하지 마요.”설민준이 뒤에서 굳은 얼굴로 걸어왔다.“네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어도 너무 똑똑한 아이들이라 열 살의
밤이 되자 별장 정원의 등불이 하나 둘 켜졌다.아이들은 등불을 향해 고개를 들었고, 까만 눈동자에 도예나의 모습이 비쳤다.도예나는 마음이 약해졌다.지금 아이들을 보내려고 해도, 아이들이 떠나지 않을 게 뻔했다.하지만 강씨 별장에 있는 건 너무 위험했다.그녀는 입술을 매만지며 고민하다가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이혼은 아직 섣부른 결정이지만, 더이상 강씨 별장에서 지낼 수는 없을 것 같아. 올라가서 짐을 챙겨 내려올 테니까 오늘 밤부터 다른 곳에서 지내.”그녀는 바로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이런 그녀를 강 부인(정지숙)이 막아섰다.정지숙은 온 하루 발바닥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그녀의 속은 재가 되어갔다.인터넷에 각종 기사와 이혼설이 난무하고 있는데 네 아이까지 돌아왔다.이 시점에서 아이들이 돌아온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정지숙은 자기 큰아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10년 전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자기 친아버지가 자기 대신 총을 맞게 했으며…… 10년 후에는 자기 친동생을 해외로 보내 죽게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강남천이 비밀을 지키기 위해 네 아이들에게 손을 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었다…….“예나야, 교외에 내 명의로 된 별장이 하나 있어. 누구도 그 별장의 존재를 몰라. 일단 아이들이랑 그곳에 가 있는 게 어떠냐…….”정지숙의 말에 도예나가 차갑게 웃었다.“제가 당신 말을 믿을 것 같아요?”강남천과 손을 잡고 자신을 감쪽같이 속이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정지숙은 자신과 강남천이 아이를 하나 더 낳기를 바랐다.“예나야, 네 아이는 내 친손주들이지 않으냐? 현석이가 이 세상에 남긴 핏줄인데 내가 아이들을 다치게 할 것 같으냐?”정지숙이 소리를 낮춰 말했다.“남천이는 성격이 극단적이어서 아이로 너를 협박할 수 있어. 그러니까…….”“극단적인 성격이란 걸 알면서 왜 저와 제 아이들 옆에서 지낼 수 있게 내버려 둔 거예요?”도예나는 너무 화가 났다.“어머님이 몰래 강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