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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도예나는 계속 자신을 다독였다. 그녀는 몇 초 후에야 다시 수줍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꾸짖듯 말했다.

“현석 씨한테서 캐서린 향수 냄새도 나고, 셔츠에는 립스틱 자국도 있는데, 샤워라도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 아직도 질투하는 건가?’

강남천은 고개를 숙여 자기 셔츠를 맡아보았는데, 정말 짙은 향수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는 외투를 벗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기다려요, 씻고 올게요.”

도예나는 바닥에 부서진 유리 조각을 보며 말했다.

“천천히 씻어요. 넘어지지 말고요.”

“내가 뭐 그렇게 멍청한 사람인가요?”

강남천은 피식 웃으며 욕실로 들어갔다.

고개를 숙인 도예나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뻔했다.

그녀는 빠르게 부서진 유리 조각을 줍고 새 와인병을 들고 돌아왔다.

강남천이 씻고 나왔을 때는 안방 탁자 위로 두 잔의 와인잔이 놓여 있었다.

“여기로 와서 한잔해요.”

도예나는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혼인 신고하는 그날에도 이렇게 술 마시고 그러다가…….”

그녀의 얼굴이 왠지 붉어 보였다.

강남천은 자연스레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는 강현석과의 추억이지만, 앞으로는 모두 나랑 함께 만들 기억들이야…….’

강남천은 도예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무게를 조금 실어 천천히 매만졌다.

도예나는 최대의 인내심으로 참으며 미소를 지었다.

“현석 씨,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요?”

강남천은 그 말에 짜증이 났다. 그래서 와인을 절반 벌컥벌컥 비워버렸다.

“어머니께서 손녀가 더 보고 싶으시대요. 저는 아이가 네 명이라 더 낳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당연히 낳아야죠.”

강남천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수아를 닮은 딸이 있으면 집이 더 북적이고 좋을 것 같은데요.”

“저는 딸은 수아만 있으면 돼요.”

도예나가 천천히 말했다.

“아니요, 부족해요.”

강남천이 다른 한쪽 손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올렸다.

‘수아가 아무리 귀엽다고 해도, 내 딸은 아니잖아.’

‘다른 삶을 살아가려고 결심한 이상, 내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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