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훈은 깔끔하게 길을 비켰다.강현석은 마침내 침실 입구에 도착했다. 그가 문을 두드리려 할 때 방문이 열렸다.그는 침실 안을 똑똑히 보았는데 크지 않은 침대에 뜻밖에도 똑같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네 여자가 그를 등지고 앉아 있었다.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는데 이것은 그가 진정한 신부를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었다.이 관문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아빠, 이거 쓰세요.”도제훈은 검은색 안대를 건네주었다.강현석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이게 뭐지?”“내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설계했는데 이 VR 헤드를 써야 몰입할 수 있어서요.”도제훈이 입을 열었다.“아빠는 이 게임에서 진정한 신부를 구해주세요.”안경을 쓰자 앞의 화면이 달라졌다.이것은 큰불이 활활 타오르는 동굴이었는데 네 개의 감옥에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네 명의 신부가 갇혀 있었다.모든 신부의 얼굴은 나나와 똑같았다. 몸매와 이목구비, 눈과 입술까지 100% 똑같았다.강현석은 이것이 도제훈이 공들여 설계한 시뮬레이션 화면인데 이 사람들의 얼굴도 복사한 것으로 외모만으로는 전혀 분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발걸음을 내디디며 걸어갔고 앞에는 점점 더 커져가는 불길이었다.그러나 그는 이것이 단지 시뮬레이션 장면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그가 계속 발걸음을 내디디자, 이어폰에서 몇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석 씨, 살려줘요, 살려줘…….”“나 너무 괴로워요, 너무 괴로워요, 빨리 와서 나 좀 살려줘요…….”“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요, 나 타 죽을 거 같아요…….”여자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자 강현석은 앞의 네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큰 불을 가로질렀고 안대 속 화면은 변했지만 그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그는 계속 걷다 네 번째 감옥 앞에서 멈추었다.그가 손을 흔들자 금빛이 손가락 사이로 쏟아져 나와 감옥문이 열렸고 신부가 구조되었다.“축하합니다, 미션 성공!”이어폰에서
강현석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수정아, 이번엔 요구가 뭐야? 얼마든지 말해봐.”수정은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엄마의 신을 찾는 거예요. 찾으면 엄마를 아빠한테 시집보낼 거예요.”“신을 찾는 것이 마지막 관문이군!”손동원은 운동을 마친 후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이민성, 빨리, 꿈틀거리지 말고 신부의 신 좀 찾아!”두 사람은 운동을 마치자마자 또 방안을 뒤적거리며 찾기 시작했다.그들은 변기, 환풍기, 창문 밖, 침대 밑, 그리고 옷장까지 찾았다…….손동원은 사탕 하나를 꺼내 수정을 달랬다.“예쁜 우리 수정아, 이 삼촌에게 신발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말해줄래?”수정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큰 오빠, 둘째 오빠, 셋째 오빠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어요!”“아이고!” 손동원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현석아, 넌 맨날 네 딸이 얼마나 좋다고 자랑하지 않았니? 내가 보기에 오늘 넌 틀림없이 네 딸한테 당할 거야.”강현석도 상당히 답답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관문이 제훈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수정이라니.“아빠, 수정에게 묻지 마세요!”강세윤은 두 팔을 벌려 수정의 앞을 가로막았다.“아빠의 능력으로 신을 찾고 엄마를 집으로 데려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는 우리의 사람이에요!”도제훈은 영리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빠, 천천히 찾으세요. 사실 쉽게 찾을 수 있어요.”강현석은 방 전체를 둘러보았다.문 앞에는 친척과 내빈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고, 방에는 몇 명의 아이들과 그의 친구들이 서 있었으며 침대에는 도예나와 다른 세 명의 들러리가 앉아 있었다.만약 그가 신발을 숨긴다면 그는 어디에 숨길까?그의 눈빛은 순식간에 웨딩드레스에 떨어졌다…….수정은 즉시 두 눈을 크게 뜨며 본능적으로 침대에 올라 도예나의 웨딩드레스에 앉았다.지금 방법을 바꿔서 강현석에게 신발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건가?강현석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으며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수정아, 그 신은 웨딩드레스 아래에
“세상에, 도예나와 강현석 사이에 왜 아이가 넷이나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인가, 나이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네 쌍둥이일 거야!”“말이 안 나온다 진짜. 유전자가 너무 우월하군. 훈남 훈녀의 아이는 일반인의 아이보다 훨씬 정교하고 예쁘네. 우와, 나도 아이를 낳고 싶다. 어떡하지?”“정신 차려, 네가 낳은 아이는 미운 오리 새끼일 걸, 매일 보면 짜증이 날 거야!”“결혼식 시작한다!”예식장에는 결혼 행진곡이 울렸고 도예나는 서지우와 함께 레드카펫을 걸었다.그녀는 도씨 집안의 사람들과 관계를 끊었고 도씨 어르신도 그저 선물과 축복을 보냈을 뿐, 현장에 오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오늘 이 결혼식에는 도씨 집안 사람들 아무도 오지 않았다.그래서 그녀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사람은 바로 서지우였다.그는 도예나를 데리고 한걸음 한걸음 강현석에게 다가갔고 마지막에 도예나의 손을 강현석의 손 위에 놓았다.“매부, 우리 나나를 한평생 보호할 수 있기를 바라네. 만약 그녀에게 무슨 단점이 있다면 나에게 말해. 난 사촌 오빠로서 여동생을 교육할 테니까.”“안심하세요, 형님. 나나가 좋든 나쁘든 난 그녀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으니까요.”강현석은 도예나의 손을 꼭 잡고 그녀를 데리고 한걸음 한걸음 강당에 올랐다.도예나는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녀는 자신을 완전히 그에게 맡겼고, 이후 매일 앞으로 그들은 하나였다.이것은 매우 기묘한 느낌이며 또한 사람을 행복하고 즐겁게 하는 감정이었다.두 사람이 강당에서 마주 서자 사회자의 목소리가 큰 연회장에서 울렸다.“신랑 강현석, 당신은 당신 신부 도예나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원합니까? 그녀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그녀에게 충성하고, 가난하든 부유하든 질병이나 건강을 막론하고 당신은 그녀를 버리지 않고 영원히 그녀와 함께 하길 원합니까?”강현석은 뜨거운 눈빛으로 도예나를 주시했다.그는 아주 아름답고 얇은 입술을 벌리고 다정하게 말했다.“네.”“신부 도예나, 당신은 신랑 강현석을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지금까지 고생 했으니 그녀는 피곤해서 온몸의 뼈가 다 아팠다.강현석은 부드럽게 그녀의 미간에 키스를 했다.“식사 자리 끝나면 당신 데리고 집에 가서 푹 쉴게요.”“아무리 피곤해도 오늘 하루 뿐이잖아요.” 도예나는 그의 품에 안겨 부드럽게 말했다.“당신은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따가 술 좀 적게 마셔요.”“여보의 말은 내가 꼭 잘 들을 거예요.” 강현석은 그녀의 얼굴에 다시 키스를 하고서야 몸을 돌려 옆에 있는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도예나의 예복은 무척 복잡해서 두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에 그녀는 순조롭게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고 그녀들은 또 신속하게 도예나에게 다시 화장을 해 주었다.이번에 갈아입은 드레스는 빨간 색인데 몸에 착 달라붙어 그녀의 아리따운 몸매를 그려냈다.그녀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정리하고 나서야 탈의실을 나와 옆방의 문을 두드렸다.옆방에 있던 메이크업은 공손하게 말했다.“대표님은 30분 전에 옷을 다 갈아입고 지금쯤 연회장에서 손님과 인사하고 있을 거예요.”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한 다음 치마자락을 들고 연회장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입구에 서서 연회장 전체를 둘러보았지만 눈에 띄는 남자를 보지 못했다.이 남자는 어디를 가든 한 줄기 빛이었는데, 그것도 사람들이 직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빛나는 존재였다.그녀는 한눈에 그가 보여야 하는데…….“엄마, 너무 예뻐요!”“우와, 엄마, 머리에 쓴 게 뭐예요, 왜 이렇게 예뻐요?”몇 명의 아이들이 어디선가 튀어나오더니 그녀를 겹겹이 에워쌌다.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이것은 금 비녀인데, 고대의 장신구야. 마침 나의 이 드레스와 잘 어울리거든. 수정아, 네가 좋아한다면 결혼식 끝난 후에 엄마가 줄게.”수정은 작은 입을 오므리고 즐겁게 웃기 시작했다.“엄마 고마워요.”“참, 너희들 아빠는?” 도예나는 웃으며 물었다. 지금 하객들은 모두 앉아 있었는데, 절차에 따라 신랑 신부는 입장하여 술을 마셔야 했다…….강세훈은 눈을 깜
“나나야 미안해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너에게 말할 겨를이 없었어요.”강현석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는데, 군중들이 놀라는 울음소리와 들보가 무너지는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도예나는 마음속으로 더욱 걱정했다. 그녀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말했다.“꼭 안전에 주의해야 해요. 사당이 타면 다시 세울 수 있지만, 만약 당신이…….”그녀는 입술을 오므렸다.“아무튼 안전에 주의해요. 나와 아이들은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릴게요.”“응, 가능한 한 빨리 집에 갈 테니 안심해.”전화를 끊자 도예나의 마음은 여전히 묵직하여 큰일이 닥칠 느낌이 들었다.“나나야, 전화 다 했어? 우리 이제 술 올리러 가야 해.”강 부인이 다가와 샴페인 한 잔을 그녀의 손에 건네주었다.도예나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입술을 구부려 미소를 지었다.“네, 지금 바로 가요.”강씨 결혼식 연회장에는 수백 테이블의 손님들이 있었는데 모두 각 분야의 엘리트이며, 모든 사람은 신분이 있는 귀한 손님이었다.이렇게 많은 테이블에 가서 술을 올리니 도예나는 점점 피곤해졌다.그녀는 매번 술을 올릴 때마다 조금만 마셨지만, 한 상 한 상 쌓이니 두 잔 남짓 마셨다.“엄마, 얼굴 빨개요!”강세윤은 큰 눈을 깜빡이며 호기심에 찬 말투로 말했다.“이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건가?”도수정은 입술을 핥았다.“나도 마시고 싶어.”“아이들은 이것을 마시면 안 돼.”도제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할머니에게 과실주 좀 달라고 해도 돼.”수정은 지난번에 과실주를 마셨는데, 달콤하고 아주 맛있었다. 그녀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나 과실주 마실래!”“너희 엄마는 오늘 너무 피곤해서 먼저 휴게실에 가서 쉬게 하고, 할머니는 너희들을 데리고 과실주 마시러 갈게.” 강 부인은 네 아이를 데리고 개인 룸으로 갔다.오늘 아빠 엄마의 결혼식이라 네 명의 아이들은 모두 매우 흥분했다. 가장 성숙한 도제훈도 점점 마음을 내려놓고 강씨 집안의 한 식구들을 받아들였다…….개인 룸
강현석은 몸에 축축한 담요를 걸치고 있어서 다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도예나는 한숨을 돌리고 재빨리 강현석의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가 여러 번 울렸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온 강 부인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방금 양 집사가 몇 명의 아이를 데려갔으니 우리도 집에 가자.”도예나는 핸드폰을 들고 물었다.“어머님, 현석 씨는 돌아왔어요?”“그는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하고 있어.” 강 부인은 그녀의 눈빛을 약간 피했다.“이번에 강씨 사당에 불이 났는데, 인위적인 방화인 것 같다고 해서. 사당을 태운 것은 물론 주변 상가도 줄줄이 탔는데, 이 일은 매우 커져서 현석은 경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하거든.”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혼식이 끝나자 강당은 썰렁해졌고 강씨 집암으로 돌아온 뒤에도 집안은 썰렁했다.분명히 마당 곳곳에 풍선, 색등이 널려 있었는데, 도예나의 마음은 갑자기 외로워지기 시작했다.신혼 날 남편이 그녀와 술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갑자기 원망을 하기 시작한 것일까?도예나는 자신을 비웃었다.그녀는 아이들의 방에 가서 한 번 보았는데, 몇 명의 아이들은 모두 술을 마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는데, 도대체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몇몇 아이들은 모두 조산으로 몸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사실 그들이 이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 것을 방임할 수 없었다.그러나 장본인은 자신의 시어머니여서 도예나도 무슨 말을 하기 어려웠다.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천천히 화장을 지우고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았다. 이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이미 저녁 9시가 넘었다.그리고 그녀가 강현석에게 보낸 메시지는 여전히 아무런 답장도 없었다.도예나는 오늘 정말 피곤했는데 게다가 술까지 두 잔을 마셨다. 그녀는 원래 침대에 누워 강현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바로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었다고 느꼈다.그녀는 흰 안개가 자욱한 산골짜기에 처해 있었고, 온몸의 흰 안개는
밤은 먹처럼 어두웠다.드문드문 비치는 달빛은 베란다에 떨어졌는데, 그 남자의 그림자는 우뚝 솟아 있으면서도 훤칠했다.도예나는 이불을 젖히고 가볍게 침대에서 내려 서랍에 숨긴 비수를 손에 쥐었다.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베란다에 있는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그리고!그녀는 즉시 베란다 문을 열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서 한 손으로 남자의 팔을 제압했고, 다음 순간 비수는 남자의 목에 가로놓여 있었다.남자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돌렸고, 달빛이 이 얼굴에 떨어지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흐릿했다…….“현석 씨, 당, 당신이 왜 베란다에 서 있는 거예요?”도예나는 황급히 그를 풀어주었고 비수도 그녀에 의해 베란다의 다탁에 던져졌다.그녀는 희미한 달빛을 빌려 앞에 있는 남자를 훑어보았다.그의 이목구비는 달빛 아래서 음산해 보였고 미간도 차가워 온몸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마치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아니, 지금 이 남자는 처음 봤을 때보다 냉기가 더 심했다.도예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오늘 사당 화재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무슨 단서를 찾았어요?”남자는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다 갑자기 앞으로 나아가 그녀의 얼굴을 받들었다.“방금 나를 뭐라고 불렀어요?”“현석 씨라고요.”도예나는 이 말을 꺼내자마자 갑자기 쑥스러워하기 시작했다.결혼 며칠 전, 그들은 매일 함께 붙어다녔고, 이 남자는 뻔뻔스럽게 그녀를 여보라고 불렀는데, 또 굳이 그녀더러 그를 여보라고 부르게 했다.그녀는 결혼식이 끝난 후에 바로 호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그녀는 얼렁뚱땅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 남자가 기억하고 있었다니.그녀는 기침을 하며 말했다. “여보라고 부를게요, 됐죠?”그녀의 귓가와 볼은 달빛 아래에서 홍조를 띠며 소녀의 애교와 수줍음을 드러냈다.남자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고, 그의 손은 여자의 어깨 위에 올려져 천천히 주무르고 있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늘, 우리의 신혼 첫날 밤이에요.”이 말을 듣자 도예나는 그가 무엇을 하고
낯선 기운이 엄습했다.도예나는 맹렬하게 사람을 밀어냈다.그녀는 침대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탁하고 불을 켰다.불을 켜는 순간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도예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예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가 얼굴을 가렸을 때 왠지 모르게 그녀는 뜻밖에도 매우 낯설었다.마치 원래의 그 강현석이 갑자기 없어진 것 같았다.“나 오늘 눈이 불에 타서, 일단 불 좀 꺼봐요.”남자는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도예나는 침대 모퉁이에서 기어가며 입술을 오므렸다.“좀 보여줘 봐요. 심하면 약을 발라야 하니까요.”그녀는 손을 들어 힘껏 남자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내려놓았다.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매우 익숙한 얼굴이었다. 그의 습관적으로 비틀어진 눈썹, 오똑한 콧날, 그리고 그녀의 얇은 입술에 키스한 입술.“나나야 왜 날 이렇게 쳐다보는 거예요?”남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도예나는 마음속의 여러 가지 괴이한 생각을 억눌렀다.“오늘 사당에 가서 불을 끄는데, 난 당신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어요. 왜 전화를 받지 않고 답장도 하지 않는 거예요?”남자는 입술을 구부렸다.“내 핸드폰은 화재 현장에 떨어졌어요. 내일 새 핸드폰을 보내올 거예요.”그의 이 입술을 구부리는 동작은 도예나를 다시 한번 낯설게 했다.그녀는 이불을 당겨 자신의 몸을 덮었다.“지금 새벽 4시가 되었으니 나 빨리 자야 해요. 내일 어른들께 인사를 올려야 해서요.”그녀는 손을 들어 불을 끄고 이불 속에 자신의 머리를 묻었다.그리고 침대 반대편에 앉은 남자는 순간 미간이 어두워지더니 마치 지옥에서 기어나온 악마 같았다.그는 팔을 들어 이불 위를 몇 번 두드렸다.“먼저 자요, 난 목욕하러 갈게요.”그는 욕실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을 닫은 뒤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강현석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으니 지금부터 그는 숨어서 담배를 피울 수밖에 없었다.남자는 거울 속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보고 입가에 사악하고 음침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