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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낯선 기운이 엄습했다.

도예나는 맹렬하게 사람을 밀어냈다.

그녀는 침대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탁하고 불을 켰다.

불을 켜는 순간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도예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예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가 얼굴을 가렸을 때 왠지 모르게 그녀는 뜻밖에도 매우 낯설었다.

마치 원래의 그 강현석이 갑자기 없어진 것 같았다.

“나 오늘 눈이 불에 타서, 일단 불 좀 꺼봐요.”

남자는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

도예나는 침대 모퉁이에서 기어가며 입술을 오므렸다.

“좀 보여줘 봐요. 심하면 약을 발라야 하니까요.”

그녀는 손을 들어 힘껏 남자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내려놓았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매우 익숙한 얼굴이었다. 그의 습관적으로 비틀어진 눈썹, 오똑한 콧날, 그리고 그녀의 얇은 입술에 키스한 입술.

“나나야 왜 날 이렇게 쳐다보는 거예요?”

남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도예나는 마음속의 여러 가지 괴이한 생각을 억눌렀다.

“오늘 사당에 가서 불을 끄는데, 난 당신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어요. 왜 전화를 받지 않고 답장도 하지 않는 거예요?”

남자는 입술을 구부렸다.

“내 핸드폰은 화재 현장에 떨어졌어요. 내일 새 핸드폰을 보내올 거예요.”

그의 이 입술을 구부리는 동작은 도예나를 다시 한번 낯설게 했다.

그녀는 이불을 당겨 자신의 몸을 덮었다.

“지금 새벽 4시가 되었으니 나 빨리 자야 해요. 내일 어른들께 인사를 올려야 해서요.”

그녀는 손을 들어 불을 끄고 이불 속에 자신의 머리를 묻었다.

그리고 침대 반대편에 앉은 남자는 순간 미간이 어두워지더니 마치 지옥에서 기어나온 악마 같았다.

그는 팔을 들어 이불 위를 몇 번 두드렸다.

“먼저 자요, 난 목욕하러 갈게요.”

그는 욕실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을 닫은 뒤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강현석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으니 지금부터 그는 숨어서 담배를 피울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거울 속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보고 입가에 사악하고 음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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