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그녀는 남은 경호원 두 명더러 강현석을 응급실로 데려다 주라고 했다…….“대표님은 거의 찰과상을 입었는데, 유일하게 심하게 다친 부위는 뒤통수에 있어요…….”의사는 검사보고를 들고 말했다.“대표님의 뒤통수는 무언가에 의해 심하게 습격당한 것 같은데, 뇌에 작은 어혈이 있어요.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어혈은 신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반 개월 지나면 신체에 의해 흡수될 거예요…….”의사의 말을 듣고 도예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반 개월 동안 입원해야 하나요?”“이건 필요 없어요, 우선 3일 동안 관찰부터 해보죠.”강현석은 병실로 밀려갔고,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병상에 누워 있는 그를 보면서 도예나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다.얼마전, 세훈을 구하기 위해 이 남자는 도설혜의 총을 맞았고, 역시 병원에서 며칠간 누워있었다…….그러나 지금, 또 새로운 상처가 추가되었다니…….그녀는 병상 옆의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강세훈과 도제훈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라탔다.차 안의 분위기는 침울했고, 창밖을 휙휙 지나가는 바람소리만 들릴 뿐이다.한참 지나, 도제훈이 입을 열었다.“방천이라는 사람, 내가 찾아보았는데, 그는 한 지하 생물회사의 투자자라는 것만 알아냈어. 기타 정보는 모두 숨겼고. 넌 그와 아빠 엄마 사이에 무슨 일 생겼는지 알아?”강세훈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아빠가 방천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어.”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방천을 입력했지만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옐리토스라는 네 글자를 붙인 뒤에야 방천의 사진을 검색할 수 있었다.도제훈은 눈빛을 움츠러들었다.“그가 바로 방천이야?”강세훈도 멍해졌다. “그날 병원에 있을 때, 우리 이 사람 만난 적 있지 않았어?”도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아직도 이 사람의 가면에 두 글자를 새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악마.블랙넷 현상금 순위 1~3위에 악마의
병실은 매우 조용했고 오직 수액관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만 들렸다.강현석은 긴 머리의 맑은 향기를 맡고, 눈빛은 도예나의 얼굴에 떨어졌다.밤의 부드러운 빛은 그녀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고, 그녀의 차가운 얼굴에 온통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는 그의 얼굴을 비쳤다.그는 순간 통제력을 잃었고, 그녀의 볼에 키스하려고 얼굴을 돌렸다.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십여 센티미터 떨어져 있었다.그는 움직였지만 머리를 다쳐서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강현석은 괴로워하며 손을 움직였다. 왼손에 상처가 있었지만 수액을 하지 않아 움직일 수 있었다…….그는 천천히 왼손을 들어 여자의 향기로운 머리카락을 천천히 잡았다…….도예나는 멈칫했다.그녀는 얼굴을 돌려 강현석의 그윽한 눈동자를 마주했다.이 남자는 병상에 누워도 그 눈동자는 매섭고 공격적이었다…….그녀는 뒤로 물러섰는데, 그제야 자신의 머리카락이 뜻밖에도 남자에게 잡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내 머리카락 잡았어요…….”도예나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강현석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그는 그녀를 주시하다가 갑자기 뜨거운 기운이 스쳤다.밤이 깊어서인지, 공기가 너무 조용해서인지, 또 가슴에 솟구치는 거친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어서인지…….중요한 것은, 그는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오늘 밤의 그런 두려움은 정말 너무 진실했다.“나나야…….”강현석은 목소리가 쉬었다.그는 다시 손을 들어 도예나의 차가운 손끝을 잡았다.“오늘 나 많은 꽃을 준비했어요. 바로 국제광장에서. 만약 그 의외의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이미 당신에게 고백했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 아직 늦지 않은 것 같아요…….”남자의 목소리는 전류처럼 도예나의 가슴을 짜릿하게 만들었다.그녀는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어젯밤에 이 남자는 술에 취해서 그녀에게 고백한 적이 있는데, 지금, 또 한 번 고백을 하려고?“나나야, 사실 우리는 5년 전에 시작해야 했어요. 그날 만약 내가 만약
이런 강현석은 특히 강세윤과 같았는데, 뜻밖에도 무척 귀여웠다…….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그녀가 뜻밖에도 강씨 그룹 대표님이 귀엽다고 생각하다니?강현석도 무척 괴로웠다.그는 이번 고백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뜻밖에 이런 사고를 당했다.하지만 사실 이번 사고가 없었다고 해도 그의 고백은 실패였다.왜냐하면, 그는 어젯밤에 모든 것을 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는, 어젯밤에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말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현석 씨, 일단 누워서 요양하는 게 좋겠어요. 다 나으면 이 일을 다시 이야기해요…….”도예나는 손을 들어 그의 이불을 꼭 눌렀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었지만, 여전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 좀 몰랐다.그녀는 이미 네 명의 아이를 가졌지만, 남자가 그녀의 면전에서 고백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그에게 이불을 눌러줄 수 있는 게 이미 모든 힘을 다 써서 위장한 셈이다.“아니요,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강현석은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이번 고백이 실패할 운명이었다고 해도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싶었다…….“나나야,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 내 아이들의 엄마이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도예나이기 때문이에요.”도예나는 새빨간 입술을 점점 오므렸다.그녀는 또 어찌 몰랐을까?애초에 이 남자는 도설혜가 아이들의 엄마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을 거절하였다.이제 자신이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는데, 그는 지체 없이 그녀에게 고백했다니…….“5년 전 그날 밤, 난 처음으로 여자와 잤어요, 그날 밤 이후, 나는 당신을 찾으려 했지만, 당신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찾을 수 없었죠. 5년 후에야 나는 그 밤이 지난 후, 당신이 도씨 집안에 의해 창고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의 당신은 우리의 네 아이를 품고 있었고 또 창고에 8개월 동안 갇혔다니…… 나나야, 이 모든 것은 다 나의 잘못이에요…….”“만약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나는
도예나는 쓰레기통에서 그 피로 물든 양복을 주웠다.그녀는 옷주머니에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멍해졌다.그것은 뜻밖에도--그녀의 마음은 또 한바탕 두근거렸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몇 초 후에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녀는 병상 옆으로 가서 양복을 건네주었다.강현석은 양복을 받아 더러운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주머니를 더듬은 다음 붉은색의 작은 상자를 꺼냈다.그는 눈을 들어 도예나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고 부드럽게 말했다.“나나야, 나랑 결혼해 줄래요?”그는 상자를 열어 찬란한 핑크빛 다이아몬드 반지를 드러냈다.반지는 완벽하게 만들어져 불빛 아래에서 반짝이는 빛은 도예나의 눈을 부시게 했다.오늘의 일이 없었다면 그가 준비한 청혼은 완벽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들은 작은 병실에 있었고, 장미도, 낭만도 없이 오직 코를 찌르는 소독수 냄새와 똑딱똑딱 거리는 링거 소리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가장 부드러운 무언가에 감싼 것 같았다.마치 심장에 의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처럼, 그녀는 앞으로 더 이상 그렇게 강인할 필요가 없었고, 더 이상 아이들 앞에서 위장할 필요가 없었다.지난날의 화면이 도예나의 눈앞에 나타났다.이 남자를 알게 된 이후로 그녀의 생활은 확실히 많은 색채가 나타났다.그녀 뿐만 아니라 도제훈과 도수아도 얼굴에 웃음이 많아졌다.어쩌면 그녀는 정말 한번 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한 남자를 받아들이고, 그와 가정을 만들어 여섯 식구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것…….도예나는 자신의 눈가가 약간 촉촉하다고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숨을 들이마시고 얼굴을 든 후, 밝은 미소를 지었다.“강현석 씨, 우리는 겨우 몇 달 밖에 알지 못했는데, 이렇게 빨리 나에게 청혼하다니,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빨라?강현석은 조금도 빠르지 않다고 느꼈다.그는 심지어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다. 정말 너무 느렸다.이 놓친 5년의 시간을 그는 어떻게 보충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그러나 지금, 그녀의 두 손은 맞잡은 채 고개를 숙이며 긴 속눈썹을 끊임없이 떨고 있었다.“내가 너무 마음이 급한 거 같아요.”강현석은 천천히 입을 열어 병실의 조용함을 깨뜨렸다.그는 부드럽게 말했다.“우리는 먼저 결혼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먼저 약혼하고 싶어요.”“약혼이요?”도예나는 경악하며 고개를 들다.“맞아, 약혼이요.” 강현석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너무 훌륭해서 성남의 많은 남자들이 당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나는 언젠가 당신이 다른 사람을 선택할까 봐 두려워서요.”이런 강현석을 보면서 도예나의 심정은 갑자기 복잡해졌다.이 도도한 남자는, 이 전 성남의 모든 여자들이 가장 시집가고 싶어하는 남자는 지금 뜻밖에도 열등감을 느꼈다…….누군가를 끔찍하게 사랑해야 이 사람 앞에서 열등감을 드러내겠지…….도예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좋아요.”“약속한 거예요?”강현석의 눈빛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그는 통제할 수 없이 손을 들어 여자를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그러나 팔을 들자마자 수액관이 그를 잡아당겼다.그는 갑자기 이 수액관이 거추장스러워서 바늘을 뽑으려고 했다.도예나는 미간을 찌푸렸다.“뽑지 말고 잘 누워 있어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요.”그러나 강현석은 이미 눕고 싶지 않았다.그는 당장 도예나를 자신의 품 안에 안고 싶었고, 그녀의 입술에 힘껏 키스하며 그녀를 자신의 몸 속으로 비벼 넣고 싶었다.그의 눈빛은 정말 너무 뚜렷했다. 공격, 소유, 조금도 숨기지 않은 채 도예나를 뒤덮었다…….도예나는 놀라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녀가 이 남자가 그녀에게 고백하기를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은 그녀의 몸을 탐내기 때문이라 느끼기 시작했다.그녀는 지금 후회해도 될까?“날도 늦었으니 빨리 쉬어요. 난 나가서 물 좀 받아올게요.”도예나는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그녀가 황급히 하게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강현석은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여러 날 동
어르신은 품 안에 수아를 안고 손은 강세윤을 잡으며 뒤에는 강세훈과 도제훈이 있었다.그들은 병원 복도에 나타나자마자 모든 간호사와 의사들의 주의를 끌었고, 모두들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그러나 이곳은 개인병원으로서 이곳에 입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재벌이었기에 간호사와 의사들은 감히 함부로 물어보지 못하고 즉시 눈을 떼며 자각적으로 떠났다.“아빠 다쳤어요?”도수아는 부인의 목을 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고, 큰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이른 본 어르신은 마음이 아팠다.“아니야, 네 아빠가 어떻게 다치겠어? 그는 좀 불편해서 병원에 와서 검사를 한 것 뿐이야.”도수아는 큰 눈을 깜박거리며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그럼 아빠는 왜 문을 안 여는 거예요?”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이 열렸다.도예나는 문앞의 선 몇몇 아이들을 보면서 다소 놀랐다.“너희들 왜 다 여기에 왔니?”어르신은 설명했다.“수아가 어젯밤 꿈을 꿨다고 했는데, 꿈에서 현석이 사고가 나서 굳이 아빠를 찾으러 온다잖아. 그래서 아이 몇 명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어.”강세윤은 앞으로 나가 도예나의 품에 뛰어들려고 하다 멍해졌다.“어, 엄마,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도제훈도 미간을 찌푸렸다.“엄마, 열 나는 거예요?”“열이 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요.”강세훈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우리 의사 찾으러 가요.”그녀는 바로 방금 강현석에게 강제로 품에 안겼기 때문에 얼굴을 붉혔다.이게 열이 나는 거랑 무슨 상관이라고?이 몇 명의 아이들은 말을 너무 잘했다!그녀는 기침을 하며 말했다.“난 괜찮아, 그냥 좀 더워서 그래, 너희들 먼저 아빠의 보러 가봐.”몇 명의 아이들은 줄줄이 들어왔는데, 수아는 맨 앞에 있다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아빠…….”강현석은 한 손으로 수아를 안았다.그리고 수아는 바로 그의 가슴에 부딪쳤다.“음!”강현석은 끙끙 소리를 냈다.어젯밤 그 사람들은 그의 가슴을 걷어찼는데
그는 머리에 거즈를 쌌는데, 뭐가 우습단 말인가?그리고 남자가 수염을 안 깎는데 왜, 웃겨?그는 우울함에 도예나를 바라보았는데, 이 여자가 입술을 오므리고 웃음을 참는 것을 보았다.그러니까 그는 어젯밤 이런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도예나에게 고백했단 말인가?“엄마, 엄마도 웃기다고 생각하죠?”강세윤은 도예나의 팔을 잡아당기며 하하 웃으며 물었다.강현석의 안색은 어두워졌다.도예나는 기침을 하며 말했다.“세윤아, 이렇게 아빠를 비웃으면 안 돼.”“네, 아빠를 비웃어서는 안 돼죠, 아빠가 나아지면 나 또 얻어맞아야 하니까요.”강세윤은 혀를 내뱉으며 도예나의 뒤로 숨었다.그가 언제 그를 때렸다고! 이 녀석은 정말 유언비어를 퍼뜨려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데 일등이었다!그는 도예나를 보고 입을 열어 설명했다.“나나야, 나는 아이를 때린 적이 없어요. 정말이에요.”“맞아요, 때린 적 없어요. 그냥 자주 우리 벌 서게 했어요.” 강세윤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두 시간이나 서 있게 했는데, 그때 다리가 엄청 아팠어요.”강세훈도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이런 일이 있었죠.”도예나는 강현석을 바라보았다.그는 마음이 찔려서 감히 도예나의 눈을 보지 못했다…….“됐어, 됐어, 세훈아, 너는 동생들 데리고 나가서 놀아.” 노부인이 분위기를 수습하며 말했다.“나나야, 나는 현석에게 먹일 곰탕 좀 가져왔으니, 넌 가져가서 좀 데워 주렴.”도예나는 노부인이 강현석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즉시 탕을 받고 4명의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병실 문이 닫힌 후에야 노부인은 병상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네 몸의 상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강남천이 한 짓이에요.”강현석의 이 말이 나오자 노부인은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비록 자신의 다른 아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예상했지만, 이 말이 강현석의 입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을 꽉 쥐고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남천은 나에게 좋은 사
도예나는 곰탕을 전자레인지에 넣은 후, 몸을 돌려 그녀의 뒤에 서 있는 네 아이를 바라보았다.햇빛이 층층이 떨어지자, 네 아이의 얼굴에는 순진한 웃음이 넘쳐흘렀다. 특히 강세윤과 수아, 그들 둘의 웃음은 그렇게 찬란했다.강세훈과 제훈은 좀 성숙한 편이라, 얼굴에는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강세훈의 눈빛은 적어도 앳된 면이 있었지만 제훈은 10살된 아이와도 같았다…….이 몇 명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성숙한 아이는 역시 제훈이었다.도예나는 한숨을 쉬었다. 만약 애초에 그녀가 너무 고생하지 않았더라면, 제훈도 어쩔 수 없이 성장할 일이 없었겠지?이것은 한 아이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하지만 다행히도 앞으로 한 사람이 더 생겨, 그녀와 함께 몇 명의 아이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럼 제훈도 더 이상 이렇게 힘들게 크게 않았을 것이다.도예나는 몸을 숙이고 도제훈의 작은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제훈아, 엄마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도제훈은 영리하게 고개를 들었다.“말해봐요.”“나…….”도예나는 입을 벌리다 한참 지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 너희 아빠의 청혼에 동의했어.”도제훈은 멍하니 있다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반응하기도 전에 강세윤은 기뻐서 뛰기 시작했다.“와, 엄마, 사실이에요? 정말 아빠한테 시집갈 거예요? 그럼 나 매일 엄마와 함께 살 수 있는 거잖아요, 엄마는 매일 나에게 잠자기 전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 맞죠? 와, 너무 좋다!”녀석은 흥분해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수아는 청혼에 동의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덩달아 빙빙 돌면서 크게 웃었다.강세훈의 눈빛에는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엄마, 그럼 우리 여섯 식구는 앞으로 함께 사는 거예요?”도예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앞으로 우리 여섯 식구는 행복하고 즐겁게 살 거야.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헤어진 지 4년, 잃어버린 모성애와 부성애도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강세훈의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