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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최락-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도예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전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왜 또 샤워를 하는 건가?

그녀는 몸을 돌려 욕실의 스크럽 글라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위에는 자욱한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 다. 즉, 그는 지금 냉수 마찰을 하고 있었다.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에, 찬물로 샤워를 한다고?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듯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자신이 남자 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전에 남자를 떠보려 했는데, 지금 이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는 냉수 마찰을 할지언정 선을 넘지는 않았다.

그가 정말로 그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도예나는 셔츠 맨 윗단추를 꽉 채우고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 이런 상황은 아이들 얘기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다음에 다시 천천히 이야기하자.

그녀는 침대에 눕자마자 곧 다시 잠이 들었다.

강현석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백옥 같은 긴 다리가 이불 밖으로 드러났다. 강현석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이불을 살짝 덮어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으려고 다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냉수마찰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는 소파에 누워 어렵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도예나는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습관적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었다. 하지만 슬리퍼가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머리가 멍해져서 낯선 인테리어 장식을 돌아보고 나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소파 위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강현석은 어디로 갔는지 이미 보이지 않았고, 소파 위의 이불도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는 옷 한 벌과 속옷이 놓여 있었다.

그녀가 옷을 펼쳐놓고 속옷 사이즈를 보니 평소 입던 사이즈였다.

그녀는 욕실에 들어가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슬리퍼를 신고 내려왔다.

문을 열자마자, 바로 맞은편에, 고귀하고 우아한 차림을 한 귀부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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