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44화

그녀는 불그스름한 입술을 오므리고 욕실의 창문을 통해서 소파에 누워있는 강현석을 바라 보았다.

한 방에 같이 있게 되었으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가 정말로 성인 군자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도예나는 욕실에서 나오면서 담 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런데 당신 옷을 입어도 될까요?”

그 말에 강현석은 벌떡 일어나 옷장 앞으로 걸어 갔다. 하지만 옷장을 열자마자 불쾌한 냄새가 풍겼다.

다행히 그의 방에는 옷장이 하나뿐이 아니었다.

그는 또 다른 작은 옷장을 열고 흰색 셔츠를 꺼내 내밀었다.

“당신은 치마처럼 입을 수 있을 거예요. 내일 옷을 가져다 줄게요.”

“고마워요.”

도예나는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강현석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이윽고 욕실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욕실은 스크럽 유리 칸막이로 되어 있어 유리 창문을 통해 그녀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시선을 거두려고 했지만 자꾸만 시선이 욕실로 향했다.

그는 혈기 왕성한 남자였다. 어언 20여 년 동안, 오 년 전 그날 밤을 제외하고는, 그는 어떤 여자도 만진적이 없었다.

강현석의 몸은 점점 더 뜨거웠다. 그는 뜨거운 기운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베란다로 나갔다. 그러자 밖에서 찬 바람이 불어와 그는 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강현석 몸의 열기가 점차 물러갈 때, 욕실 안의 물소리가 마침내 멈췄다.

강현석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도예나를 바라 보았다. 그녀를 보는 순간, 그는 갑자기 숨이 턱턱 막혀 왔다.

도예나는 그의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셔츠는 그녀의 엉덩이를 감싸고 있었다. 셔츠가 통이 넓은 탓에 그녀의 몸매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바라 보면 바라 볼 수록 강현석은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속옷을 입지 않은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강현석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

욕실에 들어간 그는, 도예나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