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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도예나는 할 말을 잃었다.

‘4년 동안 헛 키웠어! 아빠가 나타나니 엄마는 안중에도 없다 이거야?'

‘딸은 아빠 전생의 애인이라는 말이 있다더니…….'

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도제훈을 찾았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아이는 책을 읽고 있었다.

“제훈아, 이렇게 어려운 책은 조금 더 크고 나서 읽는 게 어때? 지금은 동화책 같은 걸 많이 읽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녀는 도제훈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향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까 빨리 씻고 자야지. 엄마가 씻겨줄까?”

도제훈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혼자 할 수 있어요.”

아이는 빠르게 갈아입을 옷가지를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고 10분 뒤에 다시 나타났다.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아이가 더 얌전하고 착해 보였다.

도예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갔다.

“엄마가 책 읽어줄까?”

“네.”

도제훈은 머리맡에 놓인 이야기책을 꺼냈다.

도제훈의 이야기책은 모두 성구 속담을 다룬 이야기로 다른 동화책에 비해 난이도가 컸다.

도예나는 침대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책을 읽어갔다. 세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쯤 도제훈의 새근새근하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도예나는 전등을 끄고 살금살금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가자 강현석도 마침 수아의 방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수아는 잠이 들었어요.”

강현석은 그녀와 나란히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조용한 밤에 낮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전율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강현석 씨도 이만 돌아가셔야죠.”

“저번에도 말했을 텐데요. 강현석 씨라고 부르는 건 너무 딱딱하다고.”

강현석이 걸음을 멈췄다. 까만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향했다.

“현석씨, 아니면 현석이라고 불러줘요.”

도예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남자친구가 되어달라는 말은 그녀가 먼저 꺼낸 것이었고 그녀가 말을 주워 담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냥 현석 씨라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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