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설혜가 한창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도설혜의 손가락이 가볍게 검반을 스쳐지났다. 아무리 연습을 거듭해도 도예나처럼 칠수가 없었다.도설혜의 자존심은 도예나 앞에 선 순간 한 순간에 무너졌다.이때 도설혜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름이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아주 익숙한 번호였다.도설혜는 전화를 집어들었다.“설혜야, 오늘 밤 시간 돼? 지난번에 보던 곳에서 만나자.”핸드폰 건너편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설혜는 쏘파에 기대여 말했다.“호텔 말고 다른 곳에서 보면 안돼?”“호텔이 편하잖아, 설혜야, 너도 호텔 좋아하는거 알고 있어, 내숭 안 떨어도 돼.”남자의 한마디 말에 도설혜는 몸이 나른해지는것 같았다.강현석한테서 받지 못한걸 태임란은 열배로 되갚아 주었다.태임란의 자신의 몸을 갈망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았다.도설혜가 알겠다고 하려는 순간 익숙한 차 한 대가 별장 앞에 멈춰져 있는걸 보았다.“나 오늘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어. 내일 봐.”도설혜가 전화를 끊었다.도설혜는 거울앞에서 단장을 마치고 나서야 별장밖으로 걸어나갔다.별장 앞에 멈춰진 검은 차에서 기다란 다리가 걸어나왔다.역시나 강현석이었다.도설혜는 강현석을 반갑게 맞이했다.“현석아, 여긴 어쩐 일로 온거야? 밥은 먹었어? 내가 셰프한테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현석이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다 꺼져.”거실에 있던 하인들이 강현석의 외침에 모두 자리를 떠났다.도설혜는 얼굴이 창백해졌다.도설혜는 무었때문에 강현석이 이러는지 알수가 없었다.도설혜는 애써 웃어보이며 물었다.“현석아,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데? 너 이러면 나 무서워.”강현석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너 날 4년이나 속였어.”도설혜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도설혜는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현석아, 무슨 말 하는거야, 널 속였다니, 난 널 속인적 없어…….”강현석은 도설혜의 목덜미를 덥석 잡았다.강현석이 강씨 그룹을 여태까지 잘 관리할수
그는 줄곧 강세훈이 자신의 지력을 이어받아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자신을 속일수 없다고 생각해지만 하필 앞에 서있는 여자한테 4년이란 시간동안 속고 살았다.4년전, 이 여자가 유전자검사보고서와 함께 두 아이을 안고 나타났을때 그는 철석같이 믿었다.이 여자가 두 아이의 친모라 자칭했기에 이 여자를 곁에 두고 살았다.하지만 이 모든것이 다 거짓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강현석의 손에 힘이 다시 들어갔다.“도예나가 거짓말하는거야, 당신이 생각하는거 아니야, 내가 진짜 세훈이 엄마야…….”도설혜는 끝까지 변명을 하고 있었다.도설혜는 죽을것만 같았다. 이 남자한테서 도망쳐나오지 않으면 오늘 이 자리에서 죽을것만 같았다.‘도예나가 비밀을 지켜준다고 약속했는데 강현석은 어떻게 안거지?’‘도예나 이 년 때문에 강현석 손에 죽게 생겼어.’“현석아, 우리 유전자검사도 했었잖아, 내가 아이들 엄마야…….”도설혜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내가 아이들한테 하는거 당신도 봤잖아, 어떻게 도예나의 몇마디에 이 모든걸 부인할수 있어?”강현석의 눈빛은 칼보다도 더 날카로웠다.도예나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강현식은 도예나가 아이들 생모라고 단정지었다.아무런 증거가 없더라도 강현식은 도예나를 믿었다.도예나의 몸에서 5년전 그 여자의 향기가 묻어있었다…….강세윤이 도예나를 따르는 이유가 있었다…….강현석은 왠지 모르게 수아한테 끌렸었다…….수아가 강현석을 아빠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었다…….이 모든것들이 주마등처럼 강현석의 뇌리를 스쳤다,도예나야말로 강현석과 원나잇을 지냈던 여자였다.도예나야말로 강세윤과 강세훈의 친모였다.수아와 도제훈도 강현석의 아이들이었다.강현석과 도예나와 그의 아이들을 4년동안이나 몰라보았다.그리고 이 모든것은 다 도설혜 이 여자 때문이었다.강현석한테서 살기가 느껴졌다.강현석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도설혜는 숨 막힘이 무엇인지를 몸소 체험했다.도설혜는 입을 크게 벌리고 공기를 들이마셨다.“살려줘.”도설혜는 옆에 있
“4년전, 도예나가 아이를 낳았을때 아이는 죽어있었어.”도예나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물이 앞을 가로막았다.“그날 밤, 도씨 집안에 화재가 일었었어, 우린 도예나가 죽은줄 알았어. 그런데 죽었던 아이가 그날 갑자기 살아난거야……. 친모를 잃은 두 아이가 딱해서 이모인 내가 그들을 데리고 친부한테로 온거야. 이런 내가 뭘 잘못했는데?”“그때 난 세훈이와 세윤이가 언니의 유일한 핏줄인줄 알고 유전자검사보고서를 위조했어.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싶었어. 내가 언니를 대신해 두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어. 난 두 아이를 생각해서 그렇게 한거야. 나도 아이들을 위해 4년이란 청춘을 바쳤어. 나도 잘못이 있지만 내가 없었다면 아이들은 4년동안 엄마가 없이 자랐어. 아이들한테 화목한 가정을 선물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는건데?”도설혜는 얼굴을 가리고 울부짖었다,강현식은 차가운 눈빛으로 도설혜를 바라보았다..자신의 과오를 포장하는 도설혜가 어이없었다.강현석은 이 여자를 어떤 방식으로 대가를 치르게 할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강현석은 도설혜를 잘 알고 있었다.강현석은 도설혜와 도씨 집안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을것이다.도설혜가 지금 할수 있는건 강현석을 진정시키고 성남을 떠나는것이었다.“현석아,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난 두 아이와 널 진심으로 사랑해.”도설혜가 머뭇거리며 말을 이어갔다.“도예나는 널 사랑할리가 없어. 도예나가 널 접근하는건 네 곁에서 세윤이와 세훈이를 빼앗아가려는거야, 도예나를 멀리하는게 좋을거야. 도예나는 5년전의 일로 너한테 복수하고 말거야.”강현석은 도설혜의 다리를 밟았다.강현석은 종래로 여자는 때리지 앉지만 도설혜는 예외였다.“현석아, 나한테 녹취파일도 있어. 날 믿어야 할거야.”도설혜는 아픔을 참으며 핸드폰을 집어들었다.어제밤 도예나가 한 말을 녹음해두었었다.“너 강현석 좋아하는거야?”“애들뿐만 아니라면 그 사람이랑 엮일일 없어.”두 사람의 대화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도예나가 애들 때문에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여
그의 귓가에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그 아이는 다름아닌 자신의 딸이었다.부글부글 끓어오르던 분노가 가라앉기 시작했다.아깐 너무 충독적이었다. 자칫하면 도설혜를 죽일뻔했다.자신을 손에 피를 묻히면서까지 도설혜를 죽일 필요는 없었다.강현석은 냉소를 지으며 거실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에는 도진호, 서영옥 그리고 도설혜가 있었다.도예나는 이 집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4년전 그 일을 도진호와 서영옥도 알고 있을까?’강현석은 지금이라도 유치원에 당장 달려가 아이들을 안고 싶었지만 참았다.도씨 집안 사람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하루라도 발 벗고 잠들수가 없었다.별장에서 걸어나온 강현석은 문밖에 몰려있는 하인들을 보며 물었다.“도진호랑 서영옥 어디있는지 알아?”하인 한명이 쭈뼛거리며 말했다.“대표님이랑 사모님 아직 회사에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차에 올라탄 강현석은 도예나한테 문자 한통을 보냈다.“이따 곧장 집으로 갈게.”강현석은 보좌관한테도 문자 한통을 남기고 도씨 그룹으로 향했다.하늘에는 노을이 빨갛게 져있었다.퇴근시간이라 도씨 그룹 직원들도 회사문을 나서고 있었다.강현석이 회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강현석한테 집중되었다.“헐, 나 잘못 본거 아니지? 저 사람 도씨 그룹 강씨 그룹 대표 강현석이지?”“진짜 너무 잘생겼어, 어떻게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을수 있지?”“강현석이 이 시간에 도씨 그룹은 웬 일이지?”“대표님과 얘기할거 있나보지, 강씨 그룹이랑 손 잡으면 우리 도씨 그룹 앞으로 웃을 일만 있을것 같아…….”“…….”강현석은 곧장 제일 윗층으로 향했다.예전에 몇번 와본적이 있었는지라 대표 사무실을 손 쉽게 찾았다.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도진호, 너 이 자식, 나 몰래 비서랑 잔거야? 그 년이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서 자기 체면은 생각도 안 하고 덤비는건데?”이어 물건 깨뜨리는 소리와 여자 울음소리가 들렸다.강현석은
강현석이 나타나자 서영옥과 도진호은 싸움을 멈추었다.도진호는 옷깃을 정리하며 말했다.“현석아, 이 늦은 시간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거야?”강현석이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한가지 묻고 싶은 일 있어서요.”“현석아, 뭐든지 물어봐.”서영옥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알고 있는거라면 다 알려줄게.”“여직까지 묻지 못했는데 강세윤이랑 강세훈 어느 병원에서 태여난거죠?”강현석이 웃으며 물었다.“도설혜한테 물었더니 까먹었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어……. 그게…….”서영옥의 얼굴이 삽시에 굳었다.서영옥은 눈알을 뒹굴리며 말했다.“4년전 일이라 나도 가물가물해. 현석아,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강현석은 도진호를 바라보며 물었다.“도 대표님도 잊으신건가요?”도진호는 강현석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어찌할바를 몰라했다.“그때 설혜한테 진통이 몰려오는 바람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애를 출산했어.”“도설혜가 그러는데 애 출산한 날 출혈이 많았다면서요? 집에서 어떻게 출혈을 막은거죠?”강현석의 물음에 도진호는 말문이 턱 막혔다.강세윤이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 도설혜는 늘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4년이 지난 오늘 강현석이 지난 일을 물을줄 몰랐다.“우리 도씨 집안에도 의사가 있어. 그날 밤 다행히도 출혈은 멎었어…….”서영옥이 웃으며 말했다.“현석아, 누가 너한테 이상한 말 한거 아니야? 물 마시고 진정 해.”서영옥은 비서가 건넨 컵을 다시 강현석에게 건넸다.강현석은 컵을 들고 있던 손을 놓았다. 컵이 바닥에 닿으면서 산산쪼각나고 말았다.서영옥과 도진호는 강현석이 의도적으로 던진 질문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강현석이 컵을 깨는 순간 더 확신이 들었다.도진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석아, 너 도대체 뭘 묻고싶은건데? 내 사무실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우리 도씨 그룹이 강씨 그룹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내가 강세윤과 강세훈의 외할아버지고 어른인데 행동이 너무 거만한거 아니니?”“당신은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맞
‘아이의 일을 털어놓을까? 하지만 이 일이 아니라면…….’사무실은 분위기가 싸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아이들을 차에 태운 도예나는 고뇌끝에 강현석 집으로 가기로 했다.강 사모님이 어떤 태도를 취하시든지 도예나는 강세윤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마음 먹었다.갑자기 도제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수아야, 어디 아파?”도예나가 벡미러로 뒷좌석을 보았다. 수아가 한켠에 옹크리고 앉아있었다.“수아야, 엄마한테 말해줘, 수아 어디 아파?”도예나가 물었다.수아는 쿠션을 안고 머리를 저었다.“아니에요.”불안했다.수아가 물었다.“엄마, 아빠는?”어제밤 잠 들기전 아빠가 수아 데리러 온다고 약속했었다.도예나가 웃으며 말했다.“아빠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집에 들어가셨어. 집에 도착하면 볼수 있을거야.”수아의 안색은 그제야 밝아진듯 했다.도예나도 싱긋 웃어보였다.요즘 강현석이 곁에 있은 덕에 수아는 자페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다.여전히 말은 하지 않지만 오빠와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고 점점 4살짜리 아이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7시쯤에 강씨 집안 별장앞에 도착했다.양집사가 마중 나오며 말했다.“도 아가씨, 오늘 10분이나 늦으셔서 안 오시는줄 알았어요.”도예나가 아이들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좀 늦었네요, 사모님 안에 계세요?”“사모님은 오늘 밤 연회에 참석하셔서 집에 안 계세요. 아마 10쯤에야 들어오실거에요.”양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수아 아씨, 양 할아버지가 안아봐도 될까요?”수아가 두 팔 벌려 양집사를 안았다.“수아 동생, 엄마!”강세윤이 별장에서 달아나와 도예나한테 안겼다.강세윤은 울먹거리며 말했다.“저 6시부터 엄마가 오늘 안 올가봐 조마조마했어요.”도예나가 멈칫했다.‘수아가 마음이 갑갑하다고 하지 않았던가?’도예나는 도제훈을 보며 물었다.“제훈아, 넌 어디 아픈곳 없어?”도제훈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비가 오려고 그러는지 가슴이 답답해요.”양집사는 수아를 안으며
훈전과학기술회사에서.밖에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져있었다.강세훈은 서류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왔다.“양 할아버지.”“도련님, 도 아가씨가 수아 아씨와 제훈 도련님 데리고 왔어요. 아가씨가 언제 돌아오시냐고 물으시는데요?”강세훈이 서류를 체크하며 말했다.“10분 있다 갈게요. 저 기다리시지 마시고 먼저들 식사 하세요.”전화를 마친 강세훈은 서류들 중에서 기술분야의 자료들을 골라냈다.이 자료에는 강세훈은 예전에 A-F 프로젝트에서 보았던것과 비슷한 공식을 발견했다. 강세훈은 이 자료를 들고 도예나와 함께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강세훈이 자료를 들고 나오자 오연희가 강세훈 앞에 차를 세웠다.차 문을 열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익숙한 모습을 보았다.행인들속에서 더 돗보이는 그 모습은 다름아닌 도설혜였다.“도련님, 도 아가씨 입니다.”오연희가 말했다.강세훈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솔직히 강세훈은 생모라는 이 분을 좋아할수가 없었다.강세훈이 몸을 돌려 물었다.“어머니, 거기서 뭐하세요?”도설혜는 강세훈 쪽으로 걸어왔다.강세훈은 그제야 도설혜 목덜미에 손 자국이 있는것을 보아냈다. 누군가 고의로 목을 조른것이 분명했다.“어머니, 누가 이랬어요?”도설혜는 옷깃으로 상처자국을 가렸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여기로 걸어왔다.아마 도설혜가 제일 믿는 사람이 강세훈이였을지도 모른다.“세훈아, 아버지가 너한테 연락 했었니?”도설혜는 강세훈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강세훈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도설혜는 차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오연희, 너 내려.”오연희는 강세훈을 바라보았다. 강세훈이 머리를 끄덕이자 오연희가 차에서 내렸다.오연희는 강세훈 옆에 다가서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멀지 않는 곳에 있을테니 지시할 사항 있으시면 부르시면 됩니다.”“이만 퇴근해.”도설혜가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는 강세훈을 끌고 차안으로 들어갔다.강세훈이 차문을 열며 말했다.“저 데리고 어디 가시려고요?
도설혜는 자신의 생모였기에 자신을 해칠리는 없었다.강세훈은 손을 놓고는 뒷좌석에 올라탔다.붉은등임에도 불구하고 차는 도로에서 질주했다.강세훈은 찝찝했다.“어머니, 저한테 뭘 말하시려고 그러는거에요, 일단 차부터 세우고 말씀하세요.”도설혜는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그래야만 불안과 공포를 떨쳐낼수 있을것만 같았다.차는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향했다. 길 옆의 행인들과 차들도 점점 줄어들었다.20분이 지나서야 차는 멈춰섰다.여기에는 페기된 공장들이 있었는데 녹이 쓴 기계들이 가득했다.“내려.”도설혜가 말했다.강세훈을 창밖을 내다보았다. 오싹했다.강세훈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허리를 굽혀 차에서 내렸다.“세훈아, 너 나한테 어머니라 부르는거 날 진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의 생모였기 때문에 억지로 부르는거였지?”도설혜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강세훈은 뜸을 들이며 말했다.“어머니 그걸 물어보시려고 절 이곳으로 데려오신거에요?”“만약에……. 만약에 말이야…….”도설혜가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내가 너의 생모가 아니라고 하면, 이게 다 거짓이라고 하면 그래도 날 어머니라고 부를수 있겠어?”강세훈은 멍해 있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가설이야.”도설혜가 강세훈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내가 너의 생모가 아니라면, 그래도 내가 널 4년동안이나 돌보았으니 그떄가 되어도 날 지금처럼 존중해줄수 있겠니?”그 누구도 갑자기 이런 황당한 질문을 던질수는 없었다.게다가 어머니는 자신을 이런 황량한 곳으로 데려와 이 질문을 하는거라면 이유가 있을것이다.강세훈이 물었다.“어머니는 제가 어떤 대답을 하길 원하시는데요?”“4년동안 내가 널 돌보았어. 어머니가 마땅히 해야 할 일 내가 다 해왔단 말이야.”도설혜는 강세훈의 어꺠를 짓누르며 말했다.“내가 널 낳지는 않았지만 널 돌보았으니 네 마음속엔 내가 너의 생모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더 많아야 할거야.”강세훈이 말했다.“어머니 뜻은 어머니가 절 길러주신 분이시라는거에요?”“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