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귓가에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그 아이는 다름아닌 자신의 딸이었다.부글부글 끓어오르던 분노가 가라앉기 시작했다.아깐 너무 충독적이었다. 자칫하면 도설혜를 죽일뻔했다.자신을 손에 피를 묻히면서까지 도설혜를 죽일 필요는 없었다.강현석은 냉소를 지으며 거실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에는 도진호, 서영옥 그리고 도설혜가 있었다.도예나는 이 집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4년전 그 일을 도진호와 서영옥도 알고 있을까?’강현석은 지금이라도 유치원에 당장 달려가 아이들을 안고 싶었지만 참았다.도씨 집안 사람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하루라도 발 벗고 잠들수가 없었다.별장에서 걸어나온 강현석은 문밖에 몰려있는 하인들을 보며 물었다.“도진호랑 서영옥 어디있는지 알아?”하인 한명이 쭈뼛거리며 말했다.“대표님이랑 사모님 아직 회사에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차에 올라탄 강현석은 도예나한테 문자 한통을 보냈다.“이따 곧장 집으로 갈게.”강현석은 보좌관한테도 문자 한통을 남기고 도씨 그룹으로 향했다.하늘에는 노을이 빨갛게 져있었다.퇴근시간이라 도씨 그룹 직원들도 회사문을 나서고 있었다.강현석이 회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강현석한테 집중되었다.“헐, 나 잘못 본거 아니지? 저 사람 도씨 그룹 강씨 그룹 대표 강현석이지?”“진짜 너무 잘생겼어, 어떻게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을수 있지?”“강현석이 이 시간에 도씨 그룹은 웬 일이지?”“대표님과 얘기할거 있나보지, 강씨 그룹이랑 손 잡으면 우리 도씨 그룹 앞으로 웃을 일만 있을것 같아…….”“…….”강현석은 곧장 제일 윗층으로 향했다.예전에 몇번 와본적이 있었는지라 대표 사무실을 손 쉽게 찾았다.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도진호, 너 이 자식, 나 몰래 비서랑 잔거야? 그 년이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서 자기 체면은 생각도 안 하고 덤비는건데?”이어 물건 깨뜨리는 소리와 여자 울음소리가 들렸다.강현석은
강현석이 나타나자 서영옥과 도진호은 싸움을 멈추었다.도진호는 옷깃을 정리하며 말했다.“현석아, 이 늦은 시간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거야?”강현석이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한가지 묻고 싶은 일 있어서요.”“현석아, 뭐든지 물어봐.”서영옥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알고 있는거라면 다 알려줄게.”“여직까지 묻지 못했는데 강세윤이랑 강세훈 어느 병원에서 태여난거죠?”강현석이 웃으며 물었다.“도설혜한테 물었더니 까먹었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어……. 그게…….”서영옥의 얼굴이 삽시에 굳었다.서영옥은 눈알을 뒹굴리며 말했다.“4년전 일이라 나도 가물가물해. 현석아,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강현석은 도진호를 바라보며 물었다.“도 대표님도 잊으신건가요?”도진호는 강현석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어찌할바를 몰라했다.“그때 설혜한테 진통이 몰려오는 바람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애를 출산했어.”“도설혜가 그러는데 애 출산한 날 출혈이 많았다면서요? 집에서 어떻게 출혈을 막은거죠?”강현석의 물음에 도진호는 말문이 턱 막혔다.강세윤이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 도설혜는 늘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4년이 지난 오늘 강현석이 지난 일을 물을줄 몰랐다.“우리 도씨 집안에도 의사가 있어. 그날 밤 다행히도 출혈은 멎었어…….”서영옥이 웃으며 말했다.“현석아, 누가 너한테 이상한 말 한거 아니야? 물 마시고 진정 해.”서영옥은 비서가 건넨 컵을 다시 강현석에게 건넸다.강현석은 컵을 들고 있던 손을 놓았다. 컵이 바닥에 닿으면서 산산쪼각나고 말았다.서영옥과 도진호는 강현석이 의도적으로 던진 질문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강현석이 컵을 깨는 순간 더 확신이 들었다.도진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석아, 너 도대체 뭘 묻고싶은건데? 내 사무실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우리 도씨 그룹이 강씨 그룹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내가 강세윤과 강세훈의 외할아버지고 어른인데 행동이 너무 거만한거 아니니?”“당신은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맞
‘아이의 일을 털어놓을까? 하지만 이 일이 아니라면…….’사무실은 분위기가 싸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아이들을 차에 태운 도예나는 고뇌끝에 강현석 집으로 가기로 했다.강 사모님이 어떤 태도를 취하시든지 도예나는 강세윤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마음 먹었다.갑자기 도제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수아야, 어디 아파?”도예나가 벡미러로 뒷좌석을 보았다. 수아가 한켠에 옹크리고 앉아있었다.“수아야, 엄마한테 말해줘, 수아 어디 아파?”도예나가 물었다.수아는 쿠션을 안고 머리를 저었다.“아니에요.”불안했다.수아가 물었다.“엄마, 아빠는?”어제밤 잠 들기전 아빠가 수아 데리러 온다고 약속했었다.도예나가 웃으며 말했다.“아빠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집에 들어가셨어. 집에 도착하면 볼수 있을거야.”수아의 안색은 그제야 밝아진듯 했다.도예나도 싱긋 웃어보였다.요즘 강현석이 곁에 있은 덕에 수아는 자페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다.여전히 말은 하지 않지만 오빠와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고 점점 4살짜리 아이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7시쯤에 강씨 집안 별장앞에 도착했다.양집사가 마중 나오며 말했다.“도 아가씨, 오늘 10분이나 늦으셔서 안 오시는줄 알았어요.”도예나가 아이들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좀 늦었네요, 사모님 안에 계세요?”“사모님은 오늘 밤 연회에 참석하셔서 집에 안 계세요. 아마 10쯤에야 들어오실거에요.”양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수아 아씨, 양 할아버지가 안아봐도 될까요?”수아가 두 팔 벌려 양집사를 안았다.“수아 동생, 엄마!”강세윤이 별장에서 달아나와 도예나한테 안겼다.강세윤은 울먹거리며 말했다.“저 6시부터 엄마가 오늘 안 올가봐 조마조마했어요.”도예나가 멈칫했다.‘수아가 마음이 갑갑하다고 하지 않았던가?’도예나는 도제훈을 보며 물었다.“제훈아, 넌 어디 아픈곳 없어?”도제훈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비가 오려고 그러는지 가슴이 답답해요.”양집사는 수아를 안으며
훈전과학기술회사에서.밖에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져있었다.강세훈은 서류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왔다.“양 할아버지.”“도련님, 도 아가씨가 수아 아씨와 제훈 도련님 데리고 왔어요. 아가씨가 언제 돌아오시냐고 물으시는데요?”강세훈이 서류를 체크하며 말했다.“10분 있다 갈게요. 저 기다리시지 마시고 먼저들 식사 하세요.”전화를 마친 강세훈은 서류들 중에서 기술분야의 자료들을 골라냈다.이 자료에는 강세훈은 예전에 A-F 프로젝트에서 보았던것과 비슷한 공식을 발견했다. 강세훈은 이 자료를 들고 도예나와 함께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강세훈이 자료를 들고 나오자 오연희가 강세훈 앞에 차를 세웠다.차 문을 열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익숙한 모습을 보았다.행인들속에서 더 돗보이는 그 모습은 다름아닌 도설혜였다.“도련님, 도 아가씨 입니다.”오연희가 말했다.강세훈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솔직히 강세훈은 생모라는 이 분을 좋아할수가 없었다.강세훈이 몸을 돌려 물었다.“어머니, 거기서 뭐하세요?”도설혜는 강세훈 쪽으로 걸어왔다.강세훈은 그제야 도설혜 목덜미에 손 자국이 있는것을 보아냈다. 누군가 고의로 목을 조른것이 분명했다.“어머니, 누가 이랬어요?”도설혜는 옷깃으로 상처자국을 가렸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여기로 걸어왔다.아마 도설혜가 제일 믿는 사람이 강세훈이였을지도 모른다.“세훈아, 아버지가 너한테 연락 했었니?”도설혜는 강세훈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강세훈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도설혜는 차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오연희, 너 내려.”오연희는 강세훈을 바라보았다. 강세훈이 머리를 끄덕이자 오연희가 차에서 내렸다.오연희는 강세훈 옆에 다가서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멀지 않는 곳에 있을테니 지시할 사항 있으시면 부르시면 됩니다.”“이만 퇴근해.”도설혜가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는 강세훈을 끌고 차안으로 들어갔다.강세훈이 차문을 열며 말했다.“저 데리고 어디 가시려고요?
도설혜는 자신의 생모였기에 자신을 해칠리는 없었다.강세훈은 손을 놓고는 뒷좌석에 올라탔다.붉은등임에도 불구하고 차는 도로에서 질주했다.강세훈은 찝찝했다.“어머니, 저한테 뭘 말하시려고 그러는거에요, 일단 차부터 세우고 말씀하세요.”도설혜는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그래야만 불안과 공포를 떨쳐낼수 있을것만 같았다.차는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향했다. 길 옆의 행인들과 차들도 점점 줄어들었다.20분이 지나서야 차는 멈춰섰다.여기에는 페기된 공장들이 있었는데 녹이 쓴 기계들이 가득했다.“내려.”도설혜가 말했다.강세훈을 창밖을 내다보았다. 오싹했다.강세훈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허리를 굽혀 차에서 내렸다.“세훈아, 너 나한테 어머니라 부르는거 날 진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의 생모였기 때문에 억지로 부르는거였지?”도설혜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강세훈은 뜸을 들이며 말했다.“어머니 그걸 물어보시려고 절 이곳으로 데려오신거에요?”“만약에……. 만약에 말이야…….”도설혜가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내가 너의 생모가 아니라고 하면, 이게 다 거짓이라고 하면 그래도 날 어머니라고 부를수 있겠어?”강세훈은 멍해 있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가설이야.”도설혜가 강세훈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내가 너의 생모가 아니라면, 그래도 내가 널 4년동안이나 돌보았으니 그떄가 되어도 날 지금처럼 존중해줄수 있겠니?”그 누구도 갑자기 이런 황당한 질문을 던질수는 없었다.게다가 어머니는 자신을 이런 황량한 곳으로 데려와 이 질문을 하는거라면 이유가 있을것이다.강세훈이 물었다.“어머니는 제가 어떤 대답을 하길 원하시는데요?”“4년동안 내가 널 돌보았어. 어머니가 마땅히 해야 할 일 내가 다 해왔단 말이야.”도설혜는 강세훈의 어꺠를 짓누르며 말했다.“내가 널 낳지는 않았지만 널 돌보았으니 네 마음속엔 내가 너의 생모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더 많아야 할거야.”강세훈이 말했다.“어머니 뜻은 어머니가 절 길러주신 분이시라는거에요?”“아니야
“세훈아, 내 말 좀 들어봐…….”도설혜가 강세훈의 팔을 붙잡았다.강세훈이 발버둥치려고 했지만 그는 아직 네살짜리 아이에 불과했다.“내가 너의 생모야, 너의 생모는 나야. 4년동안 내가 너의 둘 형제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내가 너희들을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돌봤는데 왜 난 아무것도 가질수가 없는건데?”도설혜는 미친 사람처럼 굴었다.강세훈이 또박또박 말했다.“당신이 나랑 강세윤의 어머니 노릇을 하긴 하셨죠. 하지만 어머니답게 행동하시긴 하셨나요? 저랑 강세윤이 갓 돌이 되었을때 우리한테 어떻게 대하셨는지 기억하세요? 사람 없는 틈을 타서 저랑 강세윤이 잡종이라고 그러셨잖아요. 그리고 옆에 사람이 있어도 우릴 꼬집군 하셨잖아요……. 1살 된 아이한테 어떻게 그러실수 있어요?”“저랑 세윤이가 크면서 우릴 학대하시진 않으셨지만 늘 다른 사람들한테 우리 둘은 그저 짐만 될뿐이라고 그러셨잖아요. 당신 늘 나한테 세윤이가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으셨지만 존중받을 만한 일 하신적 있으세요? 우린 당신이 우릴 낳으신 은혜때문에 늘 어머니라 칭한것 뿐이에요.”도설혜는 멍해있었다.예전에 세윤이와 세훈이를 학대한적이 있긴 했지만 그건 3년전의 일이었다. 두 아이가 그걸 기억하고 있을리는 생각지 못했다.두 아이가 크면서 도설혜는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잘 감추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두 아이는 진작부터 자신이 그들을 혐오하고 있다는것을 보아내고 있었다.“난 당신이 저랑 세윤이를 왜 그토록 미워하는지 알고 싶었어요. 많은 이유를 생각해봤지만 이 이유는 생각지 못했어요. 당신이 우리 둘 생모가 아니었네요.”강세훈은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도설혜가 인정하지 않았지만 강세훈은 이미 이 사실을 단정지었다.그럼 세윤이랑 자신의 생모는 누구일까?“세훈아, 그런거 아니야…….”도설혜는 머리를 저었다.“나 유전자검사도 했었어, 넌 나의 친 아들이 맞아!”강세훈이 실망한 눈길이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 여자가 자
도예나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도설혜는 머리가 아파났다.‘설마 도예나가 진실을 말해주려고 걸어논건 아니지…….’강세훈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도설혜는 살 길이 없었다.“핸드폰 내 놔.”강세훈이 차갑게 내뱉었다.도설혜는 핸드폰의 전원을 껐다.도설혜는 막막했다.강씨 집안 별장에서.도예나가 전화를 두통이나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받는 사람은 없었다.“형 아직도 전화 안 받아?”강세윤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물었다.“그럴리가 없는데.”양집사가 얼굴을 긁적이며 말했다.“도련님 전화를 꺼 놓은적이 없는데, 왜 하필 이때 배터리가 다 나간거지? 집에 도착할때도 되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죠.”왜인지 모르게 도예나는 불안했다.저녁을 먹을 기분마저 들지 않았다.도예나는 입을 삐쭉거리며 물었다.“양집사님, 세훈이 비서님 전화번호 있어요? 비서님한테 좀 물어봐주실래요?”양집사는 머리를 끄덕였다. 이내 오연희한테 연락을 했다.“도 아가씨가 도련님 데리고 회사 떠나셨어요, 어디로 가셨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어느 도 아가씨 말하는거죠?”“도설혜 아가씨요. 오늘 아가씨 어딘가 좀 수상했어요. 무슨 일 있으신것 같았어요.”전화건너편 목소리에 도예나는 미간을 찌푸렸다.‘도설혜가 강세훈을 데리고 갔다고? 어디로 간거지? 데려가서 뭐 하려고 그러는거지?’어딘가 모르게 가슴이 답답했다.도예나는 거실에서 안절부절했다. 결국 강현석한테 연락했다.몇분이 지나서야 강현석이 전화를 받았다.“십분후에 갈게.”도예나가 물었다.“세훈이한테 연락해봤어?”도예나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전화 건너편에서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석아, 우리 천천히 얘기 나누자.”이 익숙한 목소리는 도진호의 목소리였다.‘강현석과 도진호가 왜 같이 있는거지?’이어 서영옥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설혜가 널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아이들한테도 진심이고.”도예나는 멍해졌다.‘이 남자 유치원에 수아 데리러 가겠다더니 서영옥이랑 도진호 만나러 갔어? 그것도 도설혜의 일 때문
도씨 그룹에서.도진호와 서영옥은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현석아, 도씨 그룹 이대로면 문을 닫을수밖에 없어. 제발 우리 좀 살려줘.”도진호가 빌며 말했다. 이대로 가다간 도씨 그룹이 문을 닫는건 시간 문제였다.강현석은 멸시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제까지 입 다물고 있을 생각이에요?”서영옥은 책상에 몸을 지탱해 간신히 서있었다.서영옥은 창백한 입술로 말했다.“현석아, 설혜가 세윤이랑 세훈이 4년동안 돌본건 사실이잖아, 우리 좀 살려주면 안되겠니?”강현석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강현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그 말인즉 4년전 그 일 당신들도 알고 있다는거야?”서영옥은 겁에 질려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도진호가 말했다.“4년전 우린 나나가 이미 죽은줄 알았어. 두 아이가 엄마 없이 크는게 안타까워서 그런 방법을 생각해낸거야……. 어찌 되었든 세윤이와 세훈이 몸에서 우리 도씨 가문 피가 흐르고 있잖아, 두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만 멈춰.”강현석은 어이가 없었다.“내 두 아들 몸속에 흐르는건 도예나의 피야, 도예나가 두 아이의 생모라고.”강현석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도씨 가문은 내 아들의 생모를 죽이려 했어. 두 아이가 누구 때문에 더 가슴 아파할것 같아?”강현석이 냉소를 지었다.“당신들은 도예나가 도씨 집안 주주인걸 고마워해야 할거야. 안 그럼 오늘안에 망했을수도 있었을테니.”“지잉지잉지잉”이때 서영옥의 핸드폰이 울렸다.도설혜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서영옥은 받지도 않고 끊었다.강현석은 피씩 웃으며 말했다.“받아 봐, 모녀가 어떻게 날 놀려먹을지 궁금하니까.”4년동안이나 오리무중에 있었던 강현석은 도씨 집안 사람들을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도씨 그룹 주가가 떨어지는건 맛보기에 불과했다.도설혜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서영옥은 강현석의 눈치를 보며 전화를 받았다.“엄마, 내 말 좀 들어 봐. 지금 당장 엄마 손에 있는 주식 팔아. 그리고 남은 재산들도 다 팔아. 가격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