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가 수신자를 확인했다. 서울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그녀는 번호를 한참이나 응시하다가 전화를 받았다."도예나씨?"핸드폰 너머 나이 많은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예나가 인상을 쓰고 덤덤히 대답했다."네. 맞습니다. 누구시죠?""저는 진톈건의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진 씨 어르신이 천천히 말했다."통화 가능하신가요?"도예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아이의 일을 들키고 나서 가장 우려하던 일이 결국 발생했다.진톈건은 회사 때문이라도 한발 물러설 수 있었다. 그런데 어르신은 혈통을 각별히 중요하게 생각할 테니 자기 손자가 가문 밖에서 자라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도예나가 입술을 매만지며 물었다."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 겁니까?""아이는 당신이 여태껏 키워왔으니 저희 진씨 가문이 갑자기 데려가는 건 당연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면담권 문제도 추후 말해봅시다."진 씨 어르신이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뱉었다."그러나 아이를 꼭 한번 만나보아야겠습니다. 도예나 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오거나 톈건이더러 아이를 데리고.......""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도예나가 차갑게 거절했다."제 아이들입니다. 진씨 가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이 말은 조금 모순적이라고 생각되네요. 혼자서 쌍둥이를 낳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진 씨 어르신이 작게 웃음소리를 내었다."톈건이에게 지금껏 아들이 하나만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 쌍둥이가 이 가문에 들어올 기회는 없었을 겁니다. 톈건이의 아내와도 이미 말이 끝났습니다. 두 아이를 진씨 가문에서 키우기로.""제 아이 문제는 제 변호사에게 연락하시죠."도예나가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창밖의 오가는 차들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불안해졌다.그날 저녁, 두 아이와 집에 돌아온 그녀는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서 걸려 온 전화였으나 번호가 달랐다.받고 싶지 않았으나 행여나 중요한 단서를 놓칠까 그녀는 걱정이 되었다.소송에서는 작
"진톈건씨 아내분,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아이들을 진씨 가문에 보내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의 면회권도 절대 넘기지 않을 거라고요!"도예나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뚝 끊었다.핸드폰을 내려놓자 그녀는 한 쌍의 검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제훈아......."도예나는 심장이 철렁했다.진톈건 아내와의 대화를 들은 게 아닐까......?도제훈이 고개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마, 누가 저와 동생의 면회권을 가지겠다고 했어요......?""제훈아, 네가 잘못 들은 거야......."도예나는 입술이 바짝 말라왔다."아까는 직원이랑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한 거였어.""엄마가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주방에 있었어요."도제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마, 저는 이미 다 컸으니 어깨의 짐을 나눠 들 수 있어요. 그러니 저를 속이지 마세요."도예나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 아버지의 일은 평생 숨기고 싶었다.그러나!그 사람은 아이들의 친부였고 제훈이와 수아의 몸에는 진 씨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과연 이 모든 걸 막을 수 있을까?언젠간 진씨 가문 사람이 두 아이 앞에 나타날 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겨우 몇 마디 말로 혈연의 끌어당김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제훈아,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너희 아버지가 누구인지 물었잖아?"도예나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 한 주일 전에 직접 찾아와서 너희들의 양육권을 넘겨달라고 하더라고."도제훈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저와 수아의 친아버지가요?""서울 톈건 그룹의 이사장이자 총대표인 진톈건이 바로 너희들 친아버지야."도예나가 허리를 숙여 도제훈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너희들의 친아버지는 너희들을 가문에 데려가고 싶어 하는데 네 입장은 어때?"그녀는 애써 목소리를 가볍게 올렸다. 그러나 눈동자가 흔들렸다.만약 제훈이가 친아버지에게 가고싶어한다면 그녀에게 결정권이 있을까?도제훈은 인상을 굳게 쓰고 고민했다.진톈건 이 사람과 자신의 엄마가 무슨 사이인지 의심했던 적이 있었다. 그
도제훈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사를 클릭했고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며칠 사이에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다니,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놓쳐버린 걸까......다행히 엄마가 여효 변호사를 찾았고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저와 동생의 양육권이 정말 진톈건에게 넘어갈 수 있었다.그러나.......진톈건 이 사람은 소송 전에 친자 확인도 해보지 않은 걸까?저와 동생은 애초에 진씨 가문의 자손이 아니었다.그런데 진톈건뿐만아니라 엄마도 이 사실을 몰랐다.......도제훈은 멀리서 저녁 준비를 하는 도예나를 보며 인상을 썼다.이 일 때문에 엄마도 잠자리를 설칠 게 뻔했다.진씨 가문은 사납게 엄마를 몰아세울 것이고 엄마는 혼자 저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 두배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도제훈은 주먹 쥔 손에 힘을 주었다.저녁 식사 준비를 마친 도예나가 식탁 위에 반찬 여러 개와 국을 올렸다.수아는 빠르게 턱받이를 하고 의자에 앉아 군침 도는 반찬을 두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았다.도예나는 미나리와 당근을 골라 수아의 앞접시에 놓았다."고기만 먹지 말고, 볼살이 통통한 것 좀 봐."며칠 사이 수아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얼굴이 만두 같았다.도제훈은 수아에게 제육을 골라 올려주며 말했다."수아는 볼이 통통해야 예뻐요. 그러다가 바람 불면 날아가면 어떡해요."도예나가 부드럽게 웃었다.수아가 처음 걸음마를 시작했을 1살 반쯤, 수아는 10키로가 채 되지 않아 정말 바람에 날려 바닥에 넘어진 적이 있었다.겨우 한살 때 일을 도제훈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수아는 피아노를 연습을 시작했고 도예나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설거지했다.도제훈이 복사본 하나를 들고 주방에 들어갔다. "엄마, 아주 중요한 할 말이 있어요."도제훈의 낯선 말투에 그녀는 아주 중요한 일임을 짐작했다.그녀는 손의 물을 닦고 고개를 올렸다."거실에 앉아서 천천히 말해봐.""이 일은 일단 수아가 몰랐으면 해요."도제훈이 그녀에게 다가가 복사본을 건넸다."이걸
"저와 동생의 아버지는 진톈건이 아니에요. 그러면 진씨 가문과 소송을 할 필요도 없겠죠."도제훈이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이제야 말해서 죄송해요.""언제부터 알고 있었어?"도예나는 목이 메어와 겨우 몇글자를 입 밖으로 냈다."예전부터 의심은 했었어요."도예나는 수아가 강현석을 아빠라고 부르던 모습이 생각이나 가슴이 떨려왔다."수아도 강현석이 너희들 아버지인걸 아는 거야?""동생은 몰라요."도제훈이 입술을 매만졌다."동생이 현석 삼촌을 아주 좋아해요. 현석 삼촌이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현석 삼촌은 저와 수아가 강씨 가문의 아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겠죠......?"도예나는 두 눈을 감았다.그녀의 머릿속이 뒤죽박죽 해졌다.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진톈건이 아이들의 친부가 아니니 소송은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강현석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아버린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양육원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강현석이 소송을 한다고 하면 여효도 더는 그녀를 돕지 않을 것이다......도예나가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제훈아, 잠시 동생한테 가 있을래? 엄마가 지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도제훈이 얌전히 주방을 나섰다.도예나는 머리를 숙이고 설거지했다. 속도는 더뎠지만 설거지하면서 생각을 정리해갔다.5년 전 그날 밤.그녀는 약에 취해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가 없었고 남자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의 강한 호르몬 향을 기억했다.......그리고 그날 진톈건을 만나고 진톈건이 5년 전 그날 밤에 대해 정확하게 말했을 때 그녀는 당연히 진톈건이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게 바로 강현석이었다.그녀를 망친 사람이 바로 강현석이었다!도예나는 참을 수 없는 감정을 삼키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그릇을 하나하나 닦아 서랍 장안에 넣고 나서는 또 다른 생각에 잠겼다.갑자기 강세훈과 강세윤의 얼굴이 떠올랐다.두 아이는 도설혜와 강현석의 아들
오전 8시.도예나는 아이들을 유치원으로 보내고 강씨 별장으로 운전했다.그녀는 주차장에 강현석의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차에서 내렸다.아침의 정원에는 가정부 한 명 없이 아주 조용했고 그녀는 울타리 밖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도예나 씨가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빨리 들어오세요......."양 집사가 문밖의 그녀를 확인하고 아주 기뻐했다.어젯밤 두 도련님이 다투고 집안 분위기가 아주 삭막했다.오늘 도예나가 찾아왔으니 작은 도련님이 아주 기뻐할 것이다.양 집사는 사람을 시켜 도예나에게 차를 내왔다."작은 도련님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바로 깨우러 가볼게요."도예나는 말없이 거실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셨다."뭐라고요? 예나 이모가 왔어요? 저를 속이시는 거 아니죠!"위층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일어난 강세윤의 목소리가 조금 잠겼지만 여전히 솜사탕같이 폭신폭신하게 들려왔다.도예나는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렸다.고개를 들자 강세윤이 맨발로 층계를 성큼성큼 내려오는 게 보였다."천천히 내려와, 넘어지지 말고."도예나가 빠르게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실내화는 왜 안 신었어? 바닥이 차가워."강세윤이 두 눈을 깜빡이더니 자신의 볼을 잡아당겼다. 그는 아픔에 표정을 찡그리더니 이어서 환호했다."와! 이게 꿈이 아니에요! 예나 이모가 절 보러 온 게 맞죠! 너무 신나요!"강세윤이 도예나의 품에 폭 안겼다.도예나는 처음으로 마음이 솜사탕처럼 폭신해지는 걸 느꼈다.그녀의 손이 강세윤의 눈썹과 눈, 그리고 입술에 닿았다.이 얼굴이 수아와 그렇게 많이 닮았다는 걸 전에는 왜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예나 이모......"강세윤이 고개를 들어 도예나를 바라보았다.도예나는 부드럽게 아이를 쳐다보며 물었다."세윤아, 생일이 언제인지 기억해?""기억이 나지 않아요......."강세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대답했다."양 집사님이 여름이 오면 제 생일이라고 했어요. 예나 이모가 제 생일에도 같이 있어 줄 거에요?
두 아들이 살아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가슴이 벅찼다.다행이었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이건 하늘이 그녀에게 주는 선물이 틀림없었다."예나 이모, 왜 그래요?"강세윤은 도예나의 품에 너무 꼭 안겨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이렇게 안겨있는 게 좋아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볼에 떨어지는 걸 느꼈다.고개를 들자 도예나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게 보였다.강세윤이 어쩔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예나 이모, 왜 그래요? 제가 뭘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예나 이모. 다시는 안 그럴게요......."이어 강세윤이 다급하게 도예나의 품에서 나왔다.도예나는 가슴이 더 아파졌다.이 며칠 동안 일부러 강씨 별장에 오지도 않았고 그동안 강세윤도 무시했으니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겠는가.......이 아이는 도설혜의 아들이 아니라 제 아들이었다!어떻게 자기 아들에게 벌을 줄 수 있겠는가! 해주지 못한 게 더 많은데!"세윤아, 네 잘못이 아니야. 넌 하나도 잘못한 게 없어!"도예나가 다시 그를 품에 안으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세윤아 내가 너무 미안해. 며칠 동안 연락도 없어서 많이 속상했지? 앞으로 매일 별장에 와서 밥 해줄게. 먹고 싶은 거 모두 말해......."강세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정말이에요? 예나 이모,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예나 이모라고 부르지 말고......."도예나는 말을 채 잇지 못하고 목이 멨다."뭐라고 불러요?"강세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물었다."아니야, 우선 이모라고 불러."도예나는 입안이 씁쓸해지는 것을 느꼈다.5년 전의 일을 밝힌다면 제훈이와 수아도 숨길 수가 없었고 강현석은 두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갈 게 뻔했다.이런 큰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두 아이가 멀쩡히 살아있고 이렇게 멀리서 커가는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예나 이모, 괜찮아요?"강세윤이 그녀를 걱정했다."괜찮아......."도예나가 눈물
도예나의 차가웠던 마음이 점점 누그러지고 있었다.그녀는 강세윤의 포동포동한 손을 잡고 나긋하게 말했다."이모도 세윤이를 많이 좋아해......."강세윤이 두 눈을 반짝였다. 마치 캄캄한 밤하늘의 은하수같이 반짝였다.도예나는 시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더 바라보다가는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그녀는 앨범을 펼치며 부드럽게 물었다."세윤아, 세훈이랑 너의 어렸을 때 이야기 좀 해줘......."강세윤은 도예나의 무릎에 턱을 괴고 입을 열었다."형은 좀 고지식한 편이에요. 진짜 애어른 같아서 어렸을 때 재밌었던 일도 별로 없어요...... 그래도 예나 이모, 형이 재미는 없어도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수아도 엄청나게 좋아하고, 수아랑 예나 이모를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만약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건 오해일 거예요......."도예나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나도 세훈이가 악의가 없었다는 걸 알아."강세윤이 몸을 일으키고 진지하게 말했다."예나 이모, 내가 형을 대신해서 정식으로 사과드릴게요. 제발 형을 용서해주세요. 형 때문에 저를 버리지 마세요, 네......?"그는 조심스레 도예나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도예나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왜 4살짜리 아이한테 화를 내겠어?"강세훈이 도예나에게 그러한 일을 저질렀던 건 그가 도설혜를 친모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도설혜가 두 아이의 어머니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친모의 잘못이 컸다.......4년 전 그날 밤, 조금 더 강했고 조금 더 현명했다면 두 아이와 이렇게 오랜 시간 떨어지지 않았을 텐데......."예나 이모, 왜 또 울어요......?"강세윤이 걱정했다.도예나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우리 앨범 계속 보자......."사진을 통해 아이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이 훌쩍 커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강씨 그룹.회의실 분위기가 아주 우중충했다. 모든 사람이 고개를 숙이
강현석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A-F 프로젝트 3차 회의 총책임자로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미리 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강현석 씨, 3차 회의의 모든 자료는 제 비서 박정연씨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박정연씨는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인 만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침착했다. 강현석은 현재 그녀의 표정까지 상상해낼 수 있었다.잠시 뜸을 들이던 그가 입을 열었다."자료는 모두 확인했습니다. 아주 좋더군요. 제 예상에 도달했으니 오늘 저녁을 사드리고 싶은데 언제쯤 시간이 되시나요?"이 말에 회의실의 모든 사람이 놀라 얼어붙었다.수많은 시선이 박정연의 자료로 향했다.회의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고 회의 자료는 아직 펼치지도 않은 상태였다. 강 대표는 언제 확인한 것이지?더구나 자료가 자신의 예상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회의실에 들어오자마자부터 굳은 얼굴이었는데 이게 만족한 사람의 표정이 옳은가?그러나 밥을 사준다는 건 정말 마음에 들었다는 뜻일지도.......회의실의 사람들이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한숨을 돌리자마자 그들은 강현석의 더 얼어붙은 표정을 발견했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오늘 저녁에 따로 약속이 있습니다."도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강현석이 인상을 찌푸렸다."내일 저녁은 어떤가요?"그는 반드시 그녀와 만나서 하지 못했던 말을 마저 해야 했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영원히 도망갈지도 모른다.그는 자신이 이런 행동을 모두 세윤이를 위한 길이라고 단정 지었다......"앞으로 매일 저녁 시간을 낼 수 없을 거예요."도예나가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세윤이에게 매일 저녁밥을 차려주기로 약속했거든요."강현석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며칠 동안 강 씨 별장으로 오지 않았는데?앞으로 세윤이를 위해 저녁밥을 해주지 않을 줄만 알았다.그런데 갑자기......"예나 이모, 지금 우리 아빠랑 통화하는 거예요?"핸드폰 너머 세윤이의 귀여운 목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