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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오후 세 시, 도예나는 어제 왔었던 로펌 입구에 도착했다.

건물 입구는 아주 깨끗했다. 사람들이 무리져있지도 않았고 경비원 두 명만이 입구를 지켰다.

차를 세우는데 옆쪽에 검은색 승용차가 들어섰다. 문이 열리고 강현석이 안에서 내렸다.

도예나도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나란히 건물로 들어서는데 그 누구도 그들을 막아서지 않았다.

강현석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아주 익숙하다는 듯 건물 안을 누비다가 한 사무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바로 입장했다.

"네가 웬일로 나를 직접 찾아왔어? 난 또 속이는 줄만 알았네!"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뒷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강현석 뒤에 서 있던 도예나를 발견하고 조금 놀란 듯 말을 이었다.

"언제 이렇게 예쁜 비서를 구했어?"

강현석이 차갑게 대답했다.

"비서 아니야."

도예나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여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도예나라고 합니다. 강현석 씨와는 상업 파트너이고요."

여효가 안경을 치켜세우고 예리한 눈동자로 도예나를 살피다가 강현석에게 물었다.

"단지 상업 파트너일 뿐이야?"

변호사의 직감이 그에게 단순한 파트너가 아닐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강현석이 그를 흘겨보았다.

여효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였다. 그 해 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다가 집주인에게 쫓겨났고 갈 길이 없어졌던 그가 만난 게 강현석이었다.

강현석은 가정환경이 우월했다. 3층짜리 큰 별장에서 혼자 살다가 그 후로 여효와 엮기게 되었다.

여효는 강현석의 집에서 1년 넘게 신세를 졌고, 졸업하고 일정한 성과를 거둔 후 그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강현석은 아무것도 부족한 게 없었고 여효는 밥 한 끼를 대접할 기회도 없었다. 유학을 다녀온 후로 이 둘은 정식으로 밥 한 끼를 한 적이 없었다......

부탁할 게 있어."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

여효의 눈이 반짝였다.

"말만 해."

이 몇 년 동안 여효는 강현석이 자신에게 도움을 받을 순간을 기다려 왔었다. 그때의 신세를 빨리 갚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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