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5시가 넘자, 늦가을 하늘에는 주황색 노을이 번졌고 유치원 외벽 타일은 금빛 가루를 풀어놓은 것처럼 반짝였다.도예나가 유치원 입구에서 입을 열었다."강현석 씨, 정말 고마워요."강현석이 조금 고개를 숙였고 검은색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다.그녀는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노을이 그녀를 비췄는데 마치 그녀에게 금빛 아우라가 펼쳐진 것 같았다.진주 귀걸이마저 그녀의 옆선을 더 빛내주어 아름다움을 더했다.강현석이 입을 열었다."이 몇 년 동안 마음고생 심했죠?"도예나가 멈칫했다.여효의 사무실에서 자신의 과거를 자세하게 늘여놓았으니 그녀는 강현석에게 숨기는 게 없었다.도예나는 강현석이 모르는 척 할 줄 알았다.그런데 이렇게 말을 꺼낼 줄이야.그녀는 시선을 유치원 안으로 고정하고 입을 열었다."고생은 티끌 같고 행복과 즐거움이 더 많았어요. 제훈이와 수아 모두 하늘이 주신 축복 같은 아이니깐요."강현석은 자신이 얼마나 부드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몰랐다.그때 학교 종소리가 울렸다.하교 시간을 의미하는 종소리였다.조용하던 유치원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도처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강현석 씨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이들을 데리고 올게요."도예나가 한 걸음을 내딛는데 그녀의 뒤로 구두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강현석이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같이 갑시다."도예나는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갔다.우세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로비로 나와 있었다. 그녀는 멀리서부터 두 사람을 발견했다.우세정은 진톈건씨보다 이 잘생긴 남자가 도제훈과 도수아와 더 닮았다고 생각했다......"도제훈, 도수아. 엄마가 데리러 왔네~ 얼른 집에 가요."우세정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입구까지 걸어왔다.도예나는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올렸다."우 선생님, 그 사람한테서 아이들을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우세정이 머쓱한 듯 웃음을 지었다."제가 당연히
도예나는 강현석의 별장으로 운전했다.강현석이 오늘 여효를 소개해줬으니 그녀도 약속을 지키러 강세윤의 저녁을 하러 온 것이다.그녀는 두 아이를 데리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옆에는 강현석이 함께했다......양 집사가 문밖으로 나와 그들을 맞았는데 석양 노을이 예쁘게 그들의 얼굴에 번진 것을 보았다.그들을 보며 한 가족 네 식구라는 생각이 들었다.....남자아이의 이목구비는 강현석과 아주 닮았고 얼핏 보면 큰 도련과 비슷했다......도예나씨의 아들이라는 걸 몰랐다면 강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라고 해도 믿을뻔했다......양 집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웃으며 그들을 반겼다."제훈 도련님, 수아 아가씨, 우리 또 보네요."강세윤이 입원했을 때 양 집사는 두 아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도수아는 말수가 적었지만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과 핑크색 치마가 충분히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양 집사는 강현석에게 서둘러 딸을 낳으라고 하고 싶었다. 무조건 수아 아가씨처럼 이쁠 테니."양 집사님, 저를 제훈이, 동생을 수아라고 부르시면 돼요."도제훈이 얌전히 말했다.양 집사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무릎을 굽힌채 도수아에게 말했다."수아 아가씨, 양 집사 할아버지가 안아 줄게요. 방에 엄청 많은 간식을 준비했어요. 초콜릿 케이크, 딸기 맛 아이스크림......"도수아의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이 기회에 양 집사는 도수아를 안아 들었다. 도수아는 거절하지도 않고 얌전히 품에 안겨있었다.도제훈이 의아한 듯 물었다."수아가 양 집사 할아버지에게 낯을 가리지 않네요?""강세윤처럼 말썽꾸러기를 키우니 아이 달래는 고수가 다 되었어."강현석이 옆에서 해석했다."오늘 온다고 말했더니 양 집사가 아침부터 준비하더라고요."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갔다.현관에 들어가자 메이드가 핑크색 실내화를 가져왔다. 보아하니 금방 사 온 것 같았다.강현석이 덤덤하게 말했다."자주 올 테니 따로 준비하라고 했어요."도예나는 가까이에 있는 도수아를 살폈다. 도수
"수아가 요즘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서 연구하는 중이에요."도제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데 여기 몇 가지 곳이 이해가 안 가서 그러는데 혹시 삼촌 피아노 칠 줄 아세요?"강현석은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지만 나중에는 관심이 없어져 더 배우지는 않았다.하지만 이런 악보 해석에는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그는 도제훈의 손에서 책을 건네받고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어디가 궁금한데?"도제훈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앉았다.두 사람은 아주 가깝게 자리 잡았고 이에 강현석은 조금 의아한 마음마저 들었다.도예나의 집에서 만났을 때 도제훈은 늘 자신과 거리를 두었었다. 아이의 눈에서 이유 모를 적대감이 느껴지기까지 했다.그런데 이렇게 가깝게 다가오다니.이젠 그를 받아드리는 건가?강현석이 입꼬리를 올리고 말을 이었다."이건 일단 제일 기초인 오선보이고, 여기 음표는......"그는 청산유수로 답했다.그러나 도제훈의 눈빛은 천천히 그의 어깨로 향했다.그의 검은색 정장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먼지 한 톨 붙어있지 않았다.도제훈은 한참이나 살피다가 드디어 옷깃에 짧은 머리카락 하나를 발견했다.짧은 머리카락에는 모낭도 있었다.도제훈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삼촌 옷에 먼지 있어요."강현석이 대수롭지 않게 털어냈다.그는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선보를 건넸다."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돼?""네, 삼촌. 이해했어요."도제훈은 책을 다시 들고 이리저리 펼치며 책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강현석은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자꾸 강세훈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한편, 도수아는 케이크를 크게 한입 입에 넣고 있었다.양 집사는 신경을 써서 준비한 간식을 모두 도수아 앞에 펼쳐놓았고 그는 미소를 지은채 도수아가 먹는 걸 지켜보았다."수아 아가씨, 천천히 드세요. 체할라...... 여기 아이스크림도 있어요. 케이크를 먹고 나서는 아이스크림도 먹어요. 작은 도련님은 이 맛의 아이스크림을 제일 좋아하세요......"
"작은 도련님. 빨리 일어나세요, 땅이 차가워요."양 집사가 서둘러 강세윤을 일으켜 세우고 소파에 앉혔다.그는 천천히 강세윤을 타일렀다."수아 아가씨는 간식을 먹는 중이었잖아요. 작은 도련님이 갑자기 다가오면 소매에 케이크를 묻힐 수도 있고, 수아 아가씨는 도련님 옷이 더러워질까 봐 그런 거예요.""정말 그런 거야?"강세윤이 큰 눈으로 물었다.도수아는 여전히 얼굴을 케이크에 박고 먹는 데에 몰두했다. 얼굴이 가려져 그녀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강세윤을 알 수 있었다. 도수아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도수아는 늘 말이 적었다. 그러나 검은색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강세윤은 기분이 좋았다.현재 그는 자신의 하늘이 회색빛으로 물든 것 같았다.양 집사는 강세윤을 달래고 또 도수아의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수아 아가씨, 물 좀 먹어요, 목이 메지 않게......""......"이에 그는 양 집사조차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강세윤은 억울한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도제훈에게 다가갔다."야, 네가 그랬지?"도제훈이 고개를 들었다."뭐?""수아가 날 싫어해. 네가 수아한테 내 험담한 거 아니야?""내가 그렇게 유치한 일을 왜 해?"도제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수아는 다른 사람이 달라붙는 걸 싫어해. 네가 너무 달라붙어서 그런 거 아니야?"강세윤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했다."내가 뭘 그렇게 달라붙었어? 방금도 포옹만 하려고 했는데 날 밀어내서 난 바닥에 넘어졌단 말이야. 수아는 날 일으켜 주지도 않고...... 네가 내 험담을 한 게 틀림없어. 아니면 수아가 날 미워할 리가 없잖아! 난 네가 미워!"도제훈이 시선을 거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젯밤, 동생은 강세윤과 대화조차 하기 싫어했다......이런 변화는 언제부터 생긴 걸까?저번에 세윤이의 집에서 도설혜 일이 있고 나서 동생이 강세윤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왜?도제훈은 손의 악보를 내려놓고 도수아
도수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도제훈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동생은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경우도 적었다. 그러나 입을 연다면 그건 꼭 해야만 하는 말이며 거짓일 리가 없었다.그렇다는 건 강세윤이 도설혜의 아들이 맞다는 말이기도 했다!도설혜, 엄마의 가장 큰 원수!그리고 강세윤은, 엄마 원수의 아들......어쩐지 도수아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그래서 그랬구나......이런 이유였어......강세훈, 강세윤이 도설혜의 아들이라니!어떻게 이런 일이......늘 평정심을 유지하던 도제훈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무슨 일이야?"강현석은 조금 전부터 아이들 사이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알아차렸지만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제훈의 표정을 보고 그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똑똑하고 강인한 아이가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경악을 하는 걸까.강세윤이 도수아에게 말이 되지 않는 잘못이라도 저지른 걸까?강현석이 눈썹을 찡그리며 걸어갔다.도제훈은 벌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들었다. 까만 눈동자가 강현석을 노려보고 있었다.이 남자가 만약 저와 도수아의 친부라면!강세훈, 강세윤은 그들의 배다른 형제라는 말이었다.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5년 전 강현석이 도씨 가문의 두 여자를 동시에 임신시켰다는 말인가?도제훈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졌다.강현석이 도제훈 눈앞으로 손을 휘휘 저었다.방금까지도 가깝게 지내던 아이가 왜 갑작스레 이런 눈길로 자신을 보는 걸까?도제훈의 눈빛은 마치 엄동설한의 빙설 같았다......강현석은 똑똑한 도제훈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허리를 숙여 꼬마 여자아이에게로 손을 뻗었다."자, 삼촌이 안아줄게."방금전까지 구겨진 표정이던 아이는 강현석을 보고 입꼬리를 올리고 품에 폭 안겼다.강현석은 아이를 품에 안고 팔을 뻗어 비행기를 태웠다.이에 도수아는 은방울 같은 웃음을 터뜨리며 강현석의 품에 안겼다
"수아야,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겼으면 삼촌한테 말해도 돼."강현석이 아이를 소파에 앉히며 말했다. 그의 눈길과 목소리가 부드러웠다.도수아는 분홍색 작은 입술을 삐죽이다가 그의 큰 손을 잡아당겨 글을 쓰려고 했다. 바로 그때 주방에서 도예나가 나왔다.그녀는 양손 모두 푸짐한 반찬 그릇을 들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저녁 식사 준비 다 했어요. 모두 빨리 밥 먹으러 가요."강세윤이 바로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안겼다."예나 이모, 너무 보고 싶었어요!"도예나는 서둘러 그릇을 내려놓고 강세윤을 품에 안아 올렸다."어제도 만났는데 오늘도 보고 싶었어?""오늘 선생님이 이런 말을 가르쳐줬어요. 하루가 3년처럼 길게 느껴진다. 저는 예나 이모를 못 본 하루가 3년처럼 느껴졌어요. 매분 매초 함께 있고 싶어요!"강세윤은 도예나의 목을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쪽 했다.도예나는 마음이 따듯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도 고개를 숙여 강세윤의 볼에 답례했다.강세윤은 기분이 좋아 날뛸 것 같았다.그는 양 집사, 아버지가 그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예나 이모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강세윤은 다시 한번 목을 끌어당겨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그러자 도예나도 웃음을 터트렸다.도제훈이 입술을 매만졌다.엄마가 강세윤이 도설혜의 아들이라는 걸 안다면 그래도 그와 이렇게 가깝게 지낼 수 있을까......그러나 그전에 강현석이 저와 수아의 친부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했다.도제훈은 고개를 숙여 검은색 짧은 머리카락 하나를 주머니에 숨겼다."자, 이제 밥 먹자. 오늘은 반찬 다섯 가지와 국 하나야. 이 찜닭은 특별히 세윤이를 위해서 준비했어."도예나가 닭 다리 하나를 집어 강세윤의 앞접시에 내려놓았다. 편식이 심한 강세윤이 좋아하는 게 바로 찜닭이었다. 오늘은 푸짐하게 차렸으니 실컷 먹기를 바랐다."감사합니다, 예나 이모!"강세윤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그는 닭 다리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더니 만족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런데 갑자기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강세윤이 전화를 끊고 또 헐레벌떡 아래층으로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강세훈이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로 고개를 돌려 옆에 선 직원에게 물었다."아직 얼마나 걸려요?""20분 정도요."직원이 친절하게 답했다."어제 전화를 받고 점장님이 직접 해외 본사에 연락해서 주문했어요. 이 피아노는 금방 출시된 거라 많은 사람이 사전 예약을 했던 거라 좀 어려움이 있었지요. 점장님이 인맥을 총동원해서 가져올 수 있었던 거에요...... 도련님,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피아노 금방 옵니다."강세훈이 무표정으로 답했다.그는 도수아가 피아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바로 피아노 한 대를 예약했었다.악기점에 전시된 피아노는 너무 평범한 수준이었고 최고급 피아노를 구하려면 본사에서 예약 주문을 해야 했다.다행히 빠르게 주문을 마칠 수 있었고 무사히 피아노를 구할 수 있었다.이 피아노를 첫 만남 선물로 준다면 도수아가 좋아하겠지......"피아노 도착했습니다."트럭 한 대가 가게 앞으로 도착했다. 트럭 문이 열리고 검은색 피아노가 남다른 아우라를 뽐냈다.강세훈은 피아노를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카드."직원이 웃으며 카드를 건네받았다."합계 13억 6천입니다. 다음에도 이 가게를 찾아주세요."강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안전 배송을 부탁합니다."직원이 트럭 문을 닫으려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가게에 들어섰다.도설혜가 높은 구두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전에 구매한 피아노가 망가져서 새로 하나 구매할 생각이었다.강현석에게 쫓겨난 후로 그녀는 다시 피아노에 손을 대고 싶지 않았지만 서영옥의 말에 다시 생각을 바꿨다."설혜야, 세훈이 피아노를 배우라고 했던 건 네가 어머니 자격이 있길 바랐던 거야. 그 아이가 너를 향한 마음을 저버릴 생각이냐? 강현석이 다시 집으로 오지 못하게 했는데 피아노마저 포기하면 앞으로 무슨 핑계로 강씨 가문 사람들과 만날 거니? 강세훈과 강세윤은 누가 뭐라고 해도 네 아들이 분명해. 홧김에 아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누가 이 피아노가 도씨 가문으로 배송이 될 거라고 했어요?"강세훈이 걸음을 뚝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되물었다.그의 눈동자는 아무 변화가 없는 호숫가처럼 잔잔했지만 도설혜는 이 눈동자에서 차가움을 느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도씨 가문이 아니라면 누구한테 선물하려는 거니?"강세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조차도 지금 이 마음이 무슨 느낌인지 몰랐다. 악의에 찬 마음 같으면서도 몇 년간 억압감을 배출하는 것 같기도 했다. 강세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수아에게 줄 첫 만남 선물이에요."도설혜의 눈이 커다래졌다."뭐? 도수아? 도예나 딸? 강세훈, 너 제정신이니? 그딴 잡종 딸한테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줘?"잡종 딸이라는 세글자에 강세훈의 눈동자는 더 차가워졌다.그가 말했다."어머니, 다시 수아를 잡종 딸이라고 말한다면......"말을 다 하기도 전에 도설혜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말이 끊겼다."그러면 뭐 어쩔 건데? 너도 이 어미를 인정하지 않는 거니? 강세훈, 내가 10달을 뱃속에 널 키워내서 낳았어. 겨우 이딴 식으로 보답하는 게냐! 어디 밖에서 주어온 거지 같은 여자가 뭘 그렇게 대단해서 이러는데? 도대체 어떻게 세뇌를 시켰길래!"도설혜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예전의 강세훈은 확고한 그녀의 편이었다. 이 짧은 며칠 사이 왜 도예나의 편이 되어버린 것인가!왜!도대체 왜!이해가 안 돼!강세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도설혜를 흘겼다.이번은 두 번째로 어머니에게 주는 경고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경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어머니께서 이렇게 나오시면 저도 더 할 말 없어요."그는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났다.그의 차가운 눈빛에 도설혜는 가슴이 내려앉았다.이제 이 어미를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인가?강세훈도 저를 나 몰라라 하는데 강씨 가문에 발을 들일 공간이 어떻게 생길 것인가!"강세훈, 너 거기 서!"도설혜가 그의 뒤를 쫓았다.그녀는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