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 거야!도설혜는 손으로 눈물 자국을 닦아내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내달리는 차들을 바라보았다.강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하지만 손에 쥔 게 없으니 이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수신자를 확인하니 앨리스였다.매주 토요일 오후, 앨리스가 피아노 레슨을 하러 왔었다.그러나 그녀는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고 피아노도 망가졌으니, 앨리스는 수업을 취소하러 전화 온 걸까?도설혜는 큰 숨을 들이쉬며 전화를 받았다."설혜씨, 좋은 소식이 있어요!"앨리스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피아노 연주회에서 저를 현장 멘토로 초대했어요. 제 학생에게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를 준다고 하는데 설혜씨의 실력이 좋아서 함께 연주회에 참석하고 싶어요."도설혜가 당황한 듯 되물었다."제가요?""네, 도설혜씨요. 제가 강현석 씨에게 꼭 설혜씨를 잘 가르치겠다고 약속드렸거든요. 이렇게 좋은 기회에 당연히 설혜씨가 참석해야죠."앨리스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 연주회는 주로 해외에서 투어 형식으로 열려요. 총 다섯 차례의 연주를 할 수 있는데 이 연주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업계 거물들이에요. 설혜씨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죠......"도설혜는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이것은 강현석이 그녀에게 깔아줬던 길이었다.피아노계에서 성과를 거두면 강씨 가문에 들어서는 걸 돕는다고 했었다.하지만 이제 와서......"제 말 듣고 있어요?"앨리스는 대답이 없자 목소리를 높였다."너무 기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어요."도설혜가 잠시 숨을 고르며 한껏 기쁜 척 연기했다."앨리스 선생님, 구체적인 시간과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가 바로 갈게요."이런 코앞까지 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었다.정말 피아노계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그렇다면 강현석의 태도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이건 마지막 기회가 분명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는 피아노계에서 성과를 거두어
강세훈이 위층으로 올라가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강현석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네."강세훈이 서재로 들어가서 손에 든 서류를 건넸다."아버지, 훈전과학기술회사 지난 분기 재무 보고서에요."훈전과학기술회사는 강현석이 강세훈에게 준 파산 위기에 처했던 작은 회사였다. 그러나 강세훈이 1년 동안 운영하면서 기사회생하여 강 씨 그룹에서도 수익률이 손에 꼽히는 회사가 되었다.그러나 강세훈을 보호하기 위해 이 회사의 자료는 모두 철저히 숨겼다.다른 사람들은 훈전과학기술회사가 강 씨 그룹의 계열사라는 것과 이 회사의 사장이 바로 강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는 것을 몰랐다.강세훈이 재무 보고서를 펼치며 물었다."좋아. 3분기의 수익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더 성장할 공간이 많아. 그건 네가 운영을 잘했기 때문이지. 훈전과학기술회사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 본사에서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는데, 네 입장은 어떠하냐?"강세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훈전과학기술회사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에요. 이 제품이 정식으로 시장 출시를 마치면 본사에 들어가겠습니다."강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생각을 존중하마."그는 강씨 가문이 가진 모든 힘을 총동원하여 강세훈을 훌륭히 키워냈고, 강세훈은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강세훈은 강현석보다도 더 우수했다.네 살 남짓한 나이에 벌써 훌륭한 후계자가 되다니.강세훈만 있으면 강현석은 아무 걱정이 없었다."다른 사항이 없으면 저는 이만 방으로 돌아갈게요."강세훈이 입을 매만지며 몸을 돌리다가 눈빛이 번뜩였다.그는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의 프로그래밍 응용 공식을 우연히 보았다......프로그램 개발은 그의 분야였고 한눈에 그의 시선을 빼앗아 갔다. 그는 저도 모르게 다가가 보고서를 들고 공식을 연구했다. 보면 볼수록 그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그가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이 보고서 누가 제출한 거에요?"강현석이 힐긋 바라보았다.A-F 프로젝트 수행 보고서는 오늘
그러나 몇 년 묵힌 프로젝트가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건 전설의 대단한 프로그래밍 설계사를 초빙했다는 것이었다......손 매니저는 그 전설이라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었다.예성과학기술회사 도 대표라는 사람, 그와 두어번의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다. 아주 아름다운 미모와 남다른 자신감이 있는 분이었다.그러나 프로그래밍은 자신감 하나로 성과를 내는 일이 아니었다.손 매니저는 이 프로젝트에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지만 강 대표가 일을 맡겨버렸다. 만약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면......바로 그때 한 무리의 사람이 걸어왔다.두 정장 차림의 경호원이 네댓살로 보이는 아이를 모시고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강세훈을 발견하고 손 매니저의 얼굴이 밝아졌다.손 매니저는 강현석 밑에서 십수 년을 일하며 그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강 씨 그룹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이 도련님의 신분에 대해서 강 대표가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었지만 은연중에서 알아챌 수 있었다. 이분이 바로 강 대표의 아들이구나.강씨 가문 도련님이 자신을 찾아온 건 당연히 중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렇다면 2차 심사회에 참가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생겼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손 매니저는 빠르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나호연 씨, A-F 프로젝트 일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맡길게요. 이번 회의도 나호연 씨가 맡아줬으면 좋겠어요.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세요."나호연은 개발팀 부매니저라 강세훈에 대해 몰랐다.그러나 강세훈의 남다른 기품과 뒤를 따른 두 명의 경호원, 그리고 손 매니저의 태도를 보며 이 아이의 신분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나호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이만 가볼게요."나호연이 자료 뭉치를 정리하고 회의실로 향했다."도련님, 여기 앉으시죠."손 매니저가 비서에게 차를 내오라고 시켰고 공손하게 말을 걸었다."도련님이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죠?"강세훈이 손을 들자 뒤에 서 있던 오연희가 노트 하나를 가져왔다.강세훈이 노트를
손 매니저는 처음으로 민망함을 느꼈다.도련님이 직접 찾아와 조언을 구했지만 반 시간이 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었으니......더 중요한 건 이 공식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A-F 프로젝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차가운 분위기에 얼어붙기 직전 사무실 문이 열렸다.나호연은 손 매니저와 익숙한 사이라 문을 두드리며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는 문을 확 열었다가 강세훈이 아직도 있는 걸 확인하고 급하게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실례를 범했네요. 죄송합니다."그리고 그는 황급히 문을 닫았다."나호연씨 여기 와보세요."손 매니저가 다급하게 그를 불러세웠다.A-F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나호연에게 맡겼으니 이 새로운 공식이 누가 쓴 것인지에 대해 나호연은 알 것이다......나호연이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말씀하세요, 손 매니저님."그는 말을 하면서 강세훈 쪽으로는 시선도 돌리지 못했다.겨우 네살인 아이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성인조차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손 매니저가 노트를 건네며 물었다."본 적 있으세요?"나호연이 훑어보더니 눈을 반짝였다."손 매니저님도 이 공식 추리 중이셨어요? 어젯밤 저도 한참을 연구했는데 최초 공식 유도에 실패했거든요. 아까 특별히 도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도 대표가 완전한 공식을 설명해줬어요. 잘 보세요. 정말 신기한 공식이에요. 쓰고 나면 간단해 보이지만, 다 쓰기 전에는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알 수가 없어요......"나호연이 연필을 들고 노트에 기다란 추리 공식을 써 내려갔다.손 매니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추리 공식을 써 내려가는걸 보며 그는 결코 간단한 공식이 아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프로그래밍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공식이 될 수도 있었다......온전한 공식을 전부 써 내려가자 손 매니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건 일반 사람이 쓸 수 있는 공식이 아니었다.프로그래밍의 단단한 기초와 강력한 수학적 논리, 그리고 이
맞아, 도예나는 하버드의 수재였다!이력서에도 똑똑히 적혀있었다. 하버드 컴퓨터 학과를 졸업한 프로그래밍의 천재!이런 자료를 훑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 점을 잊어버렸었다!도예나...... 정말 도예나라니.이 여자, 정말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강세훈은 몸을 일으켜 세우며 덤덤하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프로젝트에 새로운 진척이 생기면 손 매니저님, 언제든지 저한테 연락해주세요."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손 매니저는 그를 문 앞까지 배웅하고 나서 나호연에게 물었다."이 공식 정말 도 대표가 쓴 거 맞습니까?"그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프로그래밍의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은 전부 나이가 지긋하거나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했다. 도 대표처럼 젊고 예쁜 사람이 프로그래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당연히 도 대표죠!"나호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도 대표의 논리가 장난 아니에요. 아까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이론도 제시했는데 너무 말이 빨라서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음에 만나면 다시 물어봐야겠어요......"손 매니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오전 강 씨 그룹의 심사회, 그리고 오후에는 회사의 잡다한 일까지 도예나는 너무 바빠서 숨 돌릴 시간도 없었다.강 씨 그룹의 프로젝트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서 씨 그룹의 스마트 칩도 업데이트해야 했고, 도 씨 그룹의 고객도 만나야 했다. 더욱 중요한 건 금방 차린 예성과학기술회사에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다......눈 깜빡할 사이에 오후 다섯 시가 되었다.도예나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유치원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했다.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할머니였다.그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스피커폰으로 돌린 채로 물건을 정리하며 말했다."할머니,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그녀는 대부분 저녁 시간에 어르신에게 안부 인사를 드렸었다. 낮에 연락을 한 적은 없었다."예나야, 아이들 데리고 밥 먹으러 오렴. 셰프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차는 평온하게 달려 곧 강 씨네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강세윤은 일찍 숙제를 마치고 조용히 거실에서 사람을 기다렸다.양 집사는 매우 뿌듯했다. 도련님은 줄곧 성격이 완고하여 매일 공부를 제시간에 완성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이 처음이었다.만약 도씨 가문 큰아가씨와 수아 아가씨가 매일 강씨 가문에 와서 저녁을 먹는다면 작은 도련님의 학업은 틀림없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큰 도련님을 따라잡는 것도 조만 간의 일일 것이다.차가 별장 입구에서 천천히 멈추자 강세윤은 재빨리 달려나갔다.“예나 이모, 드디어 왔네요. 오래 기다렸어요!”“수아 동생, 너 오늘 입은 치마가 정말 예쁘구나, 마치 텔레비전에서 나온 공주님 같아!”강세윤은 수아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수아는 차가운 얼굴로 피했다.강세윤은 속상한 듯 입술을 깨물더니 곧 웃기 시작했다.“수아야, 나 오늘 양 집사 할아버지에게 퍼즐이랑 블록을 잔뜩 사 오라고 했어. 다 네가 좋아하는 레벨인데 같이 놀자....”수아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도예나가 다가와 쪼그리고 앉아 말했다.“세윤아, 오늘 저녁에 이모가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저녁을 해 줄 수 없어. 나중에 꼭 보충해 줄 테니 이모한테 화내지마. 알았지?”“예나 이모, 저 착한데 왜 화를 내겠어요? 일이 있으면 빨리 가서 일 보세요.제가 수아를 잘 돌볼게요.”강세윤이 가슴을 펴고 애 어른처럼 말하자 도제훈은 고개를 들었다.“여동생은 저에게 맡기고 엄마는 걱정하지 말고 일 봐요.”도예나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몸을 돌려 차를 몰고 갔다.차가 도로에서 사라진 후 도제훈은 몸을 돌려 양 집사를 바라보았다.“양 집사 할아버지, 여동생 좀 돌봐줄래요?”수아를 안고 있던 양 집사는 그의 말을 듣고 빙그레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제훈은 강 씨 별장을 나섰다.양 집사는 깜짝 놀라서 얼른 따라갔다.“제훈 도련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도제훈은 고개를 돌려 침착하게 말했다.“집에 두고 온 물
그는 키가 작아서 사람들 속을 오가며 얼마 지나지 않아 조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제훈 도련님.”조휘는 마음이 급해 났다. 제훈 도련님이 그의 눈앞에서 사라졌는데, 설마 다른 사람에게 유괴된 것은 아니겠지? 그는 심지어 제훈 도련님이 왜 병원에 왔는지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그는 사람들 속에서 두리번거리며 10여 분 동안 찾았지만 도제훈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그가 병원 방송실에 가서 도움을 청하려고 할 때 한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들려왔다“조휘 삼촌, 나를 찾는 거예요?”조휘가 고개를 돌려 도제훈이 상처 하나 없이 그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졸여왔던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제훈 도련님, 어디 가셨어요? 깜짝 놀랐어요.”“반창고를 좀 사러 갔어요.”도제훈은 손에 든 물건을 들어 올렸다.“우리 엄마가 하이힐을 신어서 발뒤꿈치가 닳았어요. 그래서 반창고를 사서 준비해 두려는 거예요.”조휘는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집에 반창고가 있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올 필요가 있어요?”도제훈 눈을 흘기며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제훈 도련님, 차에 타세요. 우리 돌아가요.”도제훈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휘를 따라 차에 올랐다.그는 뒷좌석에 앉아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의사의 말을 되새겼다.“친자 확인 보고서 결과는 일주일 후에야 결과가 나올 거야. 빨리 나온다고 해도 적어도 3일을 더 기다려야 해...”3일만 더 기다리면 강현석이 그와 수아의 아버지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강현석은 줄곧 밤 10시가 넘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오늘은 6시가 좀 넘어서 그의 차가 이미 별장 마당에 들어섰다.그는 차 문을 열고 내려와 고개를 들어 거실에 있는 핑크빛을 바라보았다.여자애가 분홍 치마를 입고 유아용 매트에 앉아 퍼즐을 맞추고 있었고, 세윤이는 가장자리에 엎드려 두 손으로 뺨을 괴고, 반짝이는 두 눈으로 수아를 주시하고 있었다.양 집사는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옆에 앉아 한 입 베어 물도록 수아
황혼이 깃들자 조명이 켜졌다. 강세훈은 차에서 내리더니 불빛이 환한 거실을 바라보았다.매일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거실에는 하인만이 왔다 갔다 하며 청소를 하거나,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서류를 보았다.하지만 지금은 밝은 샹들리에 아래로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느껴졌다.줄곧 침범할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던 아버지도 유아용 매트 위에 앉아 손에 퍼즐 몇 개를 들고 있고, 줄곧 완고하기 그지없는 강세윤은 순순히 유아용 매트에 엎드려 떠들지 않고 조용히 있었으며, 늘 바빴던 양 집사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한쪽에 앉아 주름투성이인 얼굴에 자상하고 온화한 웃음을 짓고 있다.강세훈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갔다. 문 앞에 서 있던 하인이 얼른 인사를 했다.“도련님.”누군가가 말하는 소리를 들은 유아용 매트 위에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수아는 고개를 천천히 들고 맑은 눈동자로 강세훈을 바라보았다.아이는 이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날 강세윤의 병실 입구에서 황급히 힐끗 보았지만, 수아는 이 사람의 모습을 기억했다. 오빠랑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수아야, 저 사람은 내 큰 형이야.”강세윤이 얼른 소개했다.“내가 전에 너에게 말했지?, 우리 형은 너의 오빠와 매우 닮았다고 말이야.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형도 너의 오빠처럼 매우 똑똑하다는 거야. 아니, 우리 형이 너의 오빠보다 100배 총명할 거야.”강세윤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그의 큰형이 이렇게 대단한데, 도제훈 녀석이 감히 그를 업신여길 수 있나 한 번 보려 했다.강세훈이 다가와 유아용 매트 앞에 서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수아 안녕, 나는 강세훈이라고 해.”그의 목소리는 늘 늘 차갑고 무거웠는데, 지금은 자기도 모르게 약간 부드러워져, 마치 깨지기 쉬운 도자기 인형과 이야기하는 것 같다.그는 손을 들어 악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강세윤은 좀 조급했다.그는 예나 이모에게서 수아가 외부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