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가 말했다."아이에게 아빠를 만들어줄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건 제가 모두 해줄 수 있으니깐요.""도예나 씨 자신을 너무 높게 보는 것 아닙니까?"강현석의 목소리가 무거웠다."엄마가 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요."도예나가 빨간 입술을 오므렸다.차가운 눈빛을 한 그녀가 되물었다."그러는 강현석 씨는 왜 세윤이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주지 않았어요?"강현석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 역시 차가운 눈빛으로 대답했다."그럴 필요가 없으니깐요."아이를 위해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하면 그의 후반생은 아주 불행해질 것이다.도예나가 입꼬리를 올렸다.어떤 방면에서 저와 강현석이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 역시 아이를 위해 굳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가정을 꾸릴 생각이 없었다.그래서 강현석이 강세윤의 친모와 결혼하지 않았겠지."웅웅웅-"핸드폰 진동 소리가 둘의 대화를 끊었다.강현석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는데 그는 발신자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도예나는 그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고 무심결에 발신자를 확인했다.여효.여효??그녀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똘망똘망한 눈초리로 강현석을 바라보았다.강현석은 굳이 자리를 피하지 않고 편하게 통화를 했다."언제 성남시로 돌아온 거야?""저녁 9시에 밥을 사준다고? 여 변호사님, 성의를 좀 보여야 하는 거 아니야?""나 바빠, 끊어."이렇게 전화가 뚝 끊겨버렸다.도예나가 입술을 매만졌다.여 변호사면 여효가 맞았다.둘의 대화를 들어보니 강현석과 여효는 아주 친한 사이 같았다.만약 강현석의 부탁이면 여효가 들어줄까?이제 와서 다른 퇴로가 없었다.도예나가 물었다."강현석 씨, 죄송하지만 방금 통화한 사람 혹시 유명한 여효 변호사님이세요?"강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는 분인가요?""아니요. 그런데 많이 들어봤어요."도예나가 조금 고민하다가 말을 걸었다."여 변호사한테 상담받고 싶
도예나는 불안한 마음에 손가락을 꽉 쥐었다.여효를 만날 수만 있다면 그녀는 자신의 힘든 과거 따위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었다.이런 말을 늘어놓은 이유는 강현석이 여효를 소개해줄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여효가 변호를 맡아준다면 아이의 양육권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강현석의 눈이 조금 차가웠다.그는 도예나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그 어떤 남자와 교래를 한걸 본 적이 없었다.그러나 아이의 아버지는 말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이가 둘이라면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졌다는 말이 아닌가.5년 전 다른 남자와 있었던 일.다른 남자를 위해 두 아이를 낳은 일.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건지 그는 이유를 몰랐다.다만 마음이 불편했다.이렇게 귀엽고 예쁜 수아가 왜 하필 진톈건의 딸인 건지!이렇게 똑똑하고 눈치 빠른 제훈이 왜 하필 진톈건의 아들인 건지!수아도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데, 그녀는 자기 딸이었어야 했다......이 생각에 강현석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이런 무서운 생각을!"강현석 씨?"그가 아무 말이 없자 도예나가 그를 불렀다.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만약 강현석 씨가 불편하다면 괜찮습니다.""불편하지 않습니다."강현석이 입을 열었다."다만 제가 왜 도와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이 말에 아직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 도예나가 안도하며 말을 이었다."강현석 씨 말만 하세요. 제가 해낼 수 있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모두 할게요."강현석이 손가락을 매만졌다.무슨 조건?별다른 조건이 없었다.그냥 진톈건과 그녀가 평생 얽혀져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을 뿐이었다.그는 자신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강현석이 고개를 들어 강세윤을 바라보았다.강세윤이 머리를 긁적이며 도제훈과 말을 나누고 있었다.도제훈의 말 한마디에 강세윤은 한참이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세윤이가 당신이 하는 밥을 참
도설혜는 맹독을 가진 뱀처럼 자칫하면 물릴 수 있었다.도예나가 입을 열었다."세윤이를 우리 집에서 먹게 하는 게 어때요? 저도 우리 집 주방이 더 익숙하고요."강현석이 그녀를 쳐다보았다."뭐가 걱정이 되는 겁니까?"강현석은 눈치가 빨라 그에게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었다.이에 그녀는 빙빙 에돌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저번에 강씨 가문의 집에서 도설혜를 만났는데 하마터면 우리 수아가 다칠뻔했어요. 이런 모험은 하지 않는 게 나을듯싶어요."강현석이 입꼬리를 올렸다.그가 고개를 살짝 낮추고 입을 열었다."혹시 질투, 하는 거 아니에요?"도예나가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어딜 봐서 제가 질투했다고!""그래요, 안 한 거로 칩시다."강현석이 어깨를 으쓱거렸다.질투? 내가 질투를 왜? 이 남자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래!부탁할 일이 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저 부자를 당장 집에서 내쫓았을 것이다!"걱정 마세요. 도설혜는 다시 우리 집에 오지 않을 겁니다."강현석이 진심으로 말했다."양 집사에게 잘 말해 두었어요. 다시는 집 근처에 얼씬도 못할 겁니다."도예나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이 남자, 뭘 또 이렇게 칼 같아?강현석의 별장에는 도설혜의 드레스와 피아노도 있는데 어떻게 바로 내쫓을 수가 있어?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도설혜는 강세윤의 뺨을 갈겼었다. 강현석 같은 사람이 자기 아들을 다치게 하는 사람을 가만히 두겠는가?만약 그녀였다면 그녀는 도설혜의 뺨을 열대는 족히 갈겼을 것이다.이에 도예나는 조금 안도가 되었다."좋아요. 매일 저녁 강씨 가문에 가서 저녁 식사를 차릴게요."강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내일 오후 세 시, 여효를 소개해줄게요."두 사람이 약속을 잡자마자 강세윤이 짧은 다리를 뽈뽈 거리며 달려왔다."아빠, 이모랑 조금만 더 길게 얘기해요. 저는 위층에서 수아랑......""이젠 집으로 가야 해."강현석이 덤덤하게 말했다.꼬마의 얼굴이 순식간에
오후 세 시, 도예나는 어제 왔었던 로펌 입구에 도착했다.건물 입구는 아주 깨끗했다. 사람들이 무리져있지도 않았고 경비원 두 명만이 입구를 지켰다.차를 세우는데 옆쪽에 검은색 승용차가 들어섰다. 문이 열리고 강현석이 안에서 내렸다.도예나도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나란히 건물로 들어서는데 그 누구도 그들을 막아서지 않았다.강현석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아주 익숙하다는 듯 건물 안을 누비다가 한 사무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바로 입장했다."네가 웬일로 나를 직접 찾아왔어? 난 또 속이는 줄만 알았네!"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뒷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강현석 뒤에 서 있던 도예나를 발견하고 조금 놀란 듯 말을 이었다."언제 이렇게 예쁜 비서를 구했어?"강현석이 차갑게 대답했다."비서 아니야."도예나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여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도예나라고 합니다. 강현석 씨와는 상업 파트너이고요."여효가 안경을 치켜세우고 예리한 눈동자로 도예나를 살피다가 강현석에게 물었다."단지 상업 파트너일 뿐이야?"변호사의 직감이 그에게 단순한 파트너가 아닐 것이라고 알려주었다.강현석이 그를 흘겨보았다.여효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였다. 그 해 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다가 집주인에게 쫓겨났고 갈 길이 없어졌던 그가 만난 게 강현석이었다.강현석은 가정환경이 우월했다. 3층짜리 큰 별장에서 혼자 살다가 그 후로 여효와 엮기게 되었다.여효는 강현석의 집에서 1년 넘게 신세를 졌고, 졸업하고 일정한 성과를 거둔 후 그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 했다.하지만 강현석은 아무것도 부족한 게 없었고 여효는 밥 한 끼를 대접할 기회도 없었다. 유학을 다녀온 후로 이 둘은 정식으로 밥 한 끼를 한 적이 없었다......부탁할 게 있어."강현석이 입을 열었다.여효의 눈이 반짝였다."말만 해."이 몇 년 동안 여효는 강현석이 자신에게 도움을 받을 순간을 기다려 왔었다. 그때의 신세를 빨리 갚고 싶어서.
"네살인 아들과 딸이에요."도예나가 입을 열었다."저 혼자 아이를 4년 키웠는데 아이의 아버지가 양육권을 가져가겠다고 해요. 제가 이길 승산이 있나요?"여효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애썼다.그는 강현석과 도예나 사이에... 감정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자신이 변호사라는 것을 떠올리며 말했다."도예나 씨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아이들에 대해, 그리고 아이 아버지에 대해, 또 현재 가정환경에 대해서도요."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효의 맞은편에 앉았다."5년 전 사고로 아이 아버지와 관계가 생겼어요. 8개월 후 홀로 아이를 낳고 외국으로 갔어요. 이 4년 동안 두 아이 모두 제가 홀로 키웠어요. 아이 아버지는 한 번도 나타난 적도 없었고 양육비 한 푼도 주지 않았어요. 아이들도 아버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진톈건이라는 사람이고요, 기업가입니다. 톈건 그룹의 시가는 대략 1조 가까이 되고......"여효는 빠르게 글로 적어갔다. 옆에 서 있던 강현석은 찻잔을 들고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도예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그 말인즉슨, 아이 아버지는 성공한 기업가이고 가정환경도 우월하며, 타인이 보기엔 화목한 가정도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네요."여효가 말을 정리했다."도예나씨도 못지않은 가정환경을 지닌 것 같은데 왜 계속 혼자 아이를 키우신 겁니까?"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재판에서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환경을 고려해 큰 확률로 양육권을 아이 아버지에게 줄 수 있어요."도예나는 주먹 쥔 손에 힘을 주었다."이 몇 년 동안 한 번도 시간과 금전을 아이에게 준 적이 없어도 법이 그에게 더 유리하다고요?"여효가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겠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도예나 씨가 아이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고의로 숨긴 듯 싶은데요."도예나가 입술을 매만졌다.임신했다는걸 알았을 때 그녀는 아이를 지우려고 했었다.
도예나는 로펌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다.여효와의 상담하면서 그녀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진톈건은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맞고, 아이 일을 숨긴 것도 맞았다. 이 점에서 법정은 진톈건에게 더 유리했다.진톈건은 타인이 보기에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고, 안정적인 가정이 있으니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느라 소홀한 부분이 많았다.법관이라면 이런 내막을 잘 알지 못하고 두 아이를 진톈건에게 넘길지도 모른다.지금 유일한 방법은 다른 남자와 혼인 신고를 하는 것 뿐이었다.안정적인 가정환경만 마련되면 진톈건의 우세도 사라질 수 있었다.비슷한 조건이라면 도예나가 승소할 수 있는 확률이 더 커질 것이다."안정적인 교제 관계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하면 법관도 정상참작할 겁니다."여효가 말을 이었다."재판을 한다고 해도 아직 한 개월은 있으니 너무 성급해 하시진 마세요."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진톈건이 유치원으로 아이를 데리러 간다고 했어요. 어떻게 하면 만남을 막을 수 있을까요?"아이들에게 이런 망나니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이런 쓰레기 아버지가 있는 게 없는 편보다도 못했다.여효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강현석을 살폈다.도예나와 한 시간가량 얘기를 나눴는데 강현석도 그 자리를 지켰다.밥을 한 번 먹자고 해도 바쁘다고 거절한 사람이 강현석이었다.그렇게 바쁜 몸이 왜 여기서 한가하게?도예나 씨가 그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인 모양이다.그렇다면 여효도 이 일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었다.여효는 다시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진톈건씨와 면담을 가져야겠어요. 저는 앞으로 도예나 씨의 변호를 담당하니까 진톈건씨 변호사와 만난다면 모든 말을 저한테 전해주셔야 해요."도예나가 감격스러워하며 말했다."고마워요, 여 변호사님."여효는 서류를 정리하며 몸을 일으켰다."그럼 같이 나가시죠."강현석도 몸을 일으켜 세웠고 셋은 함께 밖으로 걸어갔다.도예나와 강현석
순간 강현석은 운전대를 꽉 잡고 엑셀을 세게 밟았다. 결과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야, 미쳤어?"여효가 서둘러 손잡이를 잡으며 말했다."여기 도시 한복판이야. 운전 천천히 해. 아악!"차는 빠르게 달려 도예나의 차를 추월했다.도예나가 인상을 찌푸렸다.왜 저렇게 빨리 운전하는 거야, 아직 유치원 하교 시간도 아닌데......교통 규칙 위반으로 벌금을 어마어마하게 내고 싶은 건가?금태양 유치원.교단 앞에 검은색 차가 주차되고, 우세정은 사람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진톈건씨, 아무리 도제훈과 도수아의 아버지라고 해도 아이들을 데려갈 수 없습니다. 반드시 아이의 보호자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우세정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진톈건씨가 꼭 만나야 한다면 제훈이 어머님께 연락하시고 동의를 구하시면 제가 아이를 만나게 해드릴게요."진톈건이 한 걸음 물러서고 변호사가 다가갔다.황건이 덤덤하게 말했다."법적으로 아이의 아버지는 면회권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아이의 면회권을 앗아갈 수는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면회를 막아서는 건 적어도 세 가지 법률을 어긴 것입니다. 이 녹음을 공개하면 유치원은 온갖 질책을 받을 것이고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 조사도 받아야 할 겁니다."우세정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겨우 스물 댓살인 그녀가 감당하기엔 벅찬 상황이었다.며칠 전 도예나가 우세정에게 전화를 걸어 그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를 진톈건에게 넘기면 안 된다고 했다......황건이 계속 말을 이었다."우세정 선생이 아이와의 면회를 계속 저지한다면 저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그의 손짓에 두 명의 경호원이 다가왔다.우세정은 그 기세에 다리가 후들거렸다.바로 그때 검은색 차가 무서운 기세로 유치원 입구에 도착했다.문이 열리고 검은색 정장의 강현석이 차가운 기세를 뿜어내며 내렸다.강현석 얼굴을 확인한 진톈건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날 크루즈에서 강현석이 도예나를 데리고 갔다. 도예나는 강씨 가문을 믿고 제 가문을 마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저는 도예나 씨 변호를 맡은 여효라고 합니다. 두 아이 양육권 문제는 앞으로 제가 담당할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황 변호사는 저한테 연락하시면 됩니다."여효가 주머니에서 금빛 명함을 꺼냈다.딱딱한 말과 어두운 표정, 온몸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진톈건이 얼굴을 찡그렸다.법 쪽에는 문외한인 그는 여효라는 사람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러나 거금을 들여 모신 황건이 성남시의 가장 유명한 변호사라는 것만 알았다.황건이 나서면 이기지 못하는 판이 없다고.불확실한 요소라면 강현석이 판에 뛰어들지에 관한 것이었다.강현석이 손을 뻗으면 이 일은 복잡해질 게 뻔했다....."아이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요."여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법적으로 부모에게는 면회권이 있지만 보호자의 동의라는 전제하에 만날 수 있습니다. 만약 보호자 몰래 아이를 데려간다면 유괴입니다. 경찰서 구경을 하고 싶다면 어디 한번 해보시지요."여효가 예리한 눈길로 진톈건을 바라보자 진톈건이 당황했다.그리고 그는 눈길을 돌려 황건을 향해 조소를 날렸다."황 변호사가 면담할 수 있다면 면담이 가능하신 줄 아셨나요? 3살짜리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런 말에 속다니?"황건이 민망한 듯 헛기침했다.아까 말들은 법률 상식이 없는 사람을 겁박하기에는 충분했지만 여효앞에서는 소꿉장난이었다.황건이 눈꼬리를 내리고 말했다."여 변호사님, 제가 성급했습니다. 지금 바로 진톈건씨와 떠나겠습니다..."?내가 언제 간다고 했던가?두 아이를 꼭 만나야 한다고!아이의 친부인 내가 왜 만날 수도 없다는 말인가!황건이 그를 이끌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들에게서 한참이나 멀어진 후에야 황건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진톈건씨 정말 죄송하지만 이 사건 제가 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뭐라고요?"진톈건이 화가 나 그를 노려보았다."당신이 백 퍼센트의 승산으로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장담했잖아요! 변호사로서의 직업윤리 어쩌고 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