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설혜는 그 말을 듣고 등골이 서늘해 났다.얼굴이 거의 눈물범벅이 되여 강현석을 차마 보지조차 못했다."분명 맞은 사람은 나에요, 나도 울지 않았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는거죠?"강세윤의 목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비수마냥 사정없이 도설혜를 향해 찔렀다."계속 울거면 꺼져요!"심지어 꺼리라는 말까지 하였다. 그말에 도설혜는 터진 분수마냥 흐르는 눈물을 겨우 주체한채 입술을 깨물고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현석씨도 알잖아요, 허락없이 내 물건에 손대는거 싫어한다는걸. 게다가 이 피아노는 적으마치 내가 3억원이나 들여서 사들인 거에요. 유일무이한 건데, 어린애가 혹여나 망가뜨리기나 한다면 어떻해요? 그래서 홧김에 내가..."이미 화가 단단히 난 강현석인데 이저런 변명을 듣자니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나도 누군가가 내 허락없이 내 집에 침입하는걸 싫어하는데?"그리고 양집사한테 호령했다."양집사님, 그만 집으로 모셔요."도설혜는 두눈 부릅뜨고 트집을 잡았다.현석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고작 이 어린년때문에 나를 집에서 몰아내는 거에요?"하지만 강현석의 눈빛은 여전히 썰렁했다. 만약 진짜로 동노하다면 도설혜를 이 세상에서 삭제해 버릴수도 있는 거다.그러나 막상 그러지 못하기에 이 여자가 이리도 설치고 있는가, 하는 생각까지 하였다.그는 냉소 하며 몸돌려 물한잔을 손에 들고 그대로 피아노에 쏟아버리는 거였다!강현석의 행동에 도설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이건 3억을 불구덩이속에 가차없이 처넣은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현석씨, 지금... 뭐하는 거에요?""피아노가 3억이라고 했지? 그 돈은 이미 세훈이가 대신 내줬을 거야. 설혜씨랑 아무런 관계가 없는거니 그리 놀라워하는 표정을 짖지 않아도 돼."말투에는 강한 혐오가 섞여 있었다."저기요, 이 피아노좀 치워줘요."강현석의 부름에 이윽고 경호원 두명이 달려 오더니 피아노를 들고 나가버리였다.도설혜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었다.비록 강혁석은 항상 그녀를 쌀
도설혜는 말을 뱉자마자 후회하였다.그말을 해서는 않되는 거였다. 말을 뱉어버린 이상 주워담지도 못하고, 되돌이킬수 있는 여지도 없었다. 그녀는 하는수 없이 용기를 복돋아 강현석과 맞대하였다.그러나 강현석의 눈빛은 마치도 블랙홀 마냥 그에게 상대하는 모든 이들을 빨아들일 기세였다.그는 각박한 미소를 보이며 담담히 말했다."애는 무슨 당신이 낳고 싶으면 낳고 데려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대려가는 그런 존재인줄 알아?"막상 강하게 나오자 도설혜는 되려 나근해져서 대꾸했다."현석씨, 그게 아니라 내 말좀 들어봐요. 애는 내 친자식들이에요. 그때 나한테 이 집은 항상 나를 환영한다고 얘기했잖아요. 언제든 애들을 보러 올수 있다고... 그런데 지금은 나를 내쫓으려고 하니깐 나도 화를 참지 못하고... 난 진짜 이후에 애들을 볼수 없을가봐 무서워요.""아무리 그렇다 쳐도 남의 자식 귀한줄 알아야지, 어린년이 뭐야?"허나 강현석은 꿈쩍도 없었다."양집사, 내 말 안들려? 어서 밖으로 내보내라니깐."양집사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설혜의 앞을 가로 막았다."도 아가씨, 계속 이런식이면 나도 경호원을 부르는수가 있어요."도설혜는 그말에 철저히 얼어버렸다.머리속에는 아까 강현석이 하던 말만 무한히 되풀이 되였다.어린년이 뭐야...어린년...수아? 수아가 바로 도예나의 딸이라 이말이지?그런 강현석은 도예나의 딸을 내가 두눈 똑바로 보고있는 와중에 공공연히 감싸고 있고.왜서?무슨 자격으로 그딴 어린년을?!이저런 생각에 도설혜는 양집사의 말을 무시하고 말았다. 양집사는 도설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끝끝내 경호원을 불렀다.경호원들을 경직된채 서있는 도설혜의 양팔을 붙잡고 밖으로 던져버렸다.예전이라면 마구 발버둥치며 강렬하게 반항할 사람이 이번만큼은 별 소란 없이 고스란히 "나가주었던" 거다. 당연 경호원들에 의해서.반면 도설혜는 자신이 경호원의 손에 들려서 나가는 와중에서 여전히 수아생각뿐이였다. 강세윤한테 따귀를 날린걸로 강현석이 화내는줄
수아는 태여날때부터 여느 아이들이랑 많이 달랐다.울지 않고 장난을 부리지도 않았으며 더우기 어머니인 도예나한테 매달려서 사랑을 갈망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수아가 처음으로 도예나한테 안겨서 어머니를 꼬옥 끌어안았던 거다.당연히 피가 섞인 친자식이 더욱 귀한 것이니 도예나는 자연스레 수아를 보다듬어 주며 사랑스레 안았다."수아야, 뭐야? 왜 그래?"허나 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도예나의 목만 더 세게 끌어안았다."미안해요, 내가 소홀히 했어요."옆에 있던 강현석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뭔일인데 그래요?"강현석이 이에 답하기도 전에 강소윤이 먼저 입을 뗐다. 아까의 충격에 꽤 흥분되여있는지 언성을 높혀 말했다."아까 마녀가 와서 수아를 괴롭혔어요! 다행히도 내가 재빨리 막아나섰어요. 하마트면 수아가 따귀를 맞을번 했다고요."강세윤은 은근 자부하는듯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말을 이었다."난 사내장부고 또한 수아의 오빠에요. 수아를 잘 보호할수 있어요, 대단하죠?"도예나는 씩씩하게 말하는 강세윤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 주었다."세윤아, 고마워."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말투에서는 은연히 냉기가 느껴져 왔다. 전까지만 해도 강세윤이랑 수아가 같이 섞여서 다니는 것이 큰 대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강세윤이 유독 수아를 잘 따르고 그래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수 있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이제보니 완전히 오산이였던 거 같다.도설혜, 이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가 옆에서 멀쩡히 서있는한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을...! 수아가 이제 겨우 4날인데 감히 어린애한테까지 손 대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 악독한 마음은 여직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다음부터는 이런일 없을 겁니다. 내가 장담하죠..."강현석이 머쓱해서 말했다."식사준비도 다 마친거 같은데 앉아서 밥이나 먹죠."강현석의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저 돌같이 딱딱히 굳은 얼굴에서 저런 표정을 보기란 쉽지않았다. 도예나도 더이상의 말을 아끼고 밥상에 앉았다.하지만 이번일을 없
역시 사람은 비교하는게 아니랬다.도예나한테 있어 이건 아들인 도제훈이 세번째로 강세훈을 언급하는 것이였다."제훈아,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도제훈은 순박한 눈으로 도예나를 보며 답했다."강세윤이 계속 자기한테 대단한 형이 있다고 자랑하지 뭐에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어요."역시 어린애들이 가지는 순수한 질투심이였다. 도예나는 그런 아들이 귀여웠는지 지그시 웃어보였다. 어리기만 했던 아들이 점점 커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로지 이런 일들에만 승벽심을 보이는 아들이였다."그럼 이후에 기회되면 세훈이를 데리고 같이 밥이나 먹자꾸나."강현석은 한켠으로 차를 몰며 뒤에 앉아있는 도제훈이랑 얘기했다."세훈이는 어릴적부터 천재였었지. 그러는 너도 세훈이 못지 않겠는걸? 이제 만나면 재미있는 얘기나 나눠봐."도제훈은 입을 다시고는 말이 없었다.그러는 도제훈을 바라보며 도예나도 의구심이 들었다....마지막 안건까지 다 처리한 강세훈은 드디여 귀가할 준비를 하였다. 귀가했을때 이미 오후 3시를 막 넘어가고 있었다. 별장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바람이 나무잎을 스치는 소리만 창가에서 사락사락 들려올뿐 한적하기 그지없었다.강세훈은 신발을 갈아신은뒤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었을때 문뜩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바비인형세트가 눈에 들어왔다.안에는 공주모양의 인형이 들어있었고 공주의 왕관은 어떠한 이유였는지 두 동강 나버린 상태였다.이내 표정이 어두워 지더니 허리를 굽혀 바닥에 놓여진 바비인형세트를 들고 옆방으올 향했다. 옆방은 강세윤의 방이였다.노크를 하는데 답이 없었다.강세훈은 묵묵부답인 방문을 보더니 그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보니 강세윤이 침대에 누워 쿨쿨 꿀잠을 자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아무리 노크해도 답장이 없지.이불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 것도 모른채 도세윤은 배꼽을 드러내고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강세훈은 표정을 살짝 구기더니 감기걸릴세라 다시금 이불을 주워 덮어주었다. 그리고 얼굴을
어머니라면... 도예나가 수아의 어머니?‘역시 그런거 였군!’강세훈은 그제야 알게 되였다는 눈빛을 하였다."그런데 수아눈에는 도제훈만 오빠인 모양이야, 나한테는 한번도 오빠라고 불러준 적이 없어. 언제면 오빠소리 한번 듣겠누..."강세윤은 제혼자 한숨을 탁탁 내쉬며 중얼댔다."친오빠야?""당연히 친오빠지! 뭐야, 형 언제한번 예나 이모를 조사한다 그러지 않았어? 이걸 왜 몰라?"강세훈은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조사를 해본건 맞지만 애까지 있다는건 확실히 금시초문이였다. 아마 도예나가 두 어린애를 보호하려고 고이려 신상을 감춘거 같았다.마치 그들 형제 둘도 강현석한테 면밀히 보호되고 있는 것 처럼.그러고 보니 그때 병실에서 수아말고 다른 한 어린애가 한명 더 있었다. 그럼 그애가 도제훈?수아랑 동갑인거 같던데, 쌍둥이인건가?"수아는 내가 본 여자애들중 가장 예쁜 애였어, 특별히 눈 말이야, 마치도 별들이 빛나는 여름밤의 하늘을 닮았어! 그리고 볼도 엄청 부드러워, 나도 모르게 뽀뽀 해주고 싶을 만큼..."강세윤은 헤벌레 웃으면서 이미 머리속에서는 이미 뽀뽀를 하고 있는 모양이였다.‘뭐라는거야, 이녀석...? 너 그러다 성추행범으로 끌려가는 수가 있어!’그걸 보는 강세훈은 어이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이미 단단히 맛이 간 모양인듯 했다.그러나 그의 머리속에서도 수아의 모습이 상기되더니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거였다.수아가 여간 예쁘장 하지 않아서 말이지, 아마 강세훈이라도 엄청 사랑스러워 했을거다.하지만 이내 두 볼을 탁탁 치더니 가까스로 수아를 머리속에서 끌어내려 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도예나의 딸에 관심을 가질수가 있는거지?"형, 근거 그거 알아? 오늘 그 마녀도 왔었어. 심지어 수아를 때리려고까지 했다고...""뭐야? 똑바로 말해봐, 그게 무슨 얘기야?""형이 그 나쁜여자한테 피아노를 사주었었잖아. 수아도 알고보니 피아노를 칠줄 아는거야, 그래서 조금 실력발휘를 하는데 막 와가지고 걸상에서 끌어내고 심지어
강세훈은 망가진 인형을 만지작 거리며 냉냉하게 물었다."뭐를 어쩐단 말이에요?""너 아버지가 그딴 어린년 하나 때문에 나를 글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를 쫓아 냈지 뭐야! 그리고 너가 선물해준 피아노도 망가뜨리다못해 아예 밖에 버려버렸어.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세훈아, 나 너무 속상해...! 나 어떻하면 좋아, 너무 절망적이야, 이 모든게...!"이런 하소연을 듣자니 강세훈의 얼굴은 구겨지다 못해 아예 일그러지기까지 했다.다른건 몰라도 수아한테 "어린년"이란 표현을 쓸때 맘속에는 글쎄 이름모를 화까지 났다."수아한테 손을 대지 않았으면 그런꼴도 당하지 않았을거잖아요. 그러게 왜 그랬어요? 어머니는 좀 반성해야 해요.""하지만 그 어린년의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어!""어머니, 어머니도 이름있는 집안의 자제로서 ‘어린년’이라뇨... 말좀 이쁘게 하세요."그리고 조소섞인 말투로 계속 얘기했다."그럴시간 있으면 앉아서 피아노 연습이나 좀 하세요."아들의 말에 도설혜는 벙쩌져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강세훈의 태도에 엄청 불쾌해났다.허나 그러거나 말거나 강세훈은 끊임없이 말하며 도설혜한테 경고하기까지 했다."어머니, 수아한테 계속 그러면 나 진짜 어머니 두번다시 보지 않을거에요."이내 강세훈은 도설혜의 답장을 채 듣지도 않은채 제할말만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야, 세훈아, 너 누구 아들이야? 너 지금 누구 편 들고 있는거냐고, 얘야...!"그러나 이미 끊어진 전화에 대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거였다. 도설혜는 화면이 꺼진 휴대폰을 보고 대노하며 속으로 악독한 저주를 퍼부었다.현석씨도 그 어린년을 보호해주고!세윤이도 앞에서 벌벌기며 자신의 어머니는 안중에도 없으며!이제는 하다하다 세훈이도 사리분별이 불가능한거야?! 고작 수아 라는 그 어린년때문에?!도설혜는 너무도 화가 동했는지 온몸이 부르르 떨릴 지경이였다.그러는 와중 갑자기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혜씨...?"도설혜는 흥분되였던 감정을 추스르고 되돌아 보
"설혜씨,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가버렸어요. 더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거구요. 단 우리한테 미래는 있는거죠? 난 아직 설혜씨 잊지 않았어요, 너무나도요...""임란씨..."남자의 이름은 태임란, 바로 도설혜의 첫사랑이자 4년을 헤매고 다닌 그 남자였다.태임란의 눈에는 바다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바다의 유일한 무인도에서 도설혜와 사랑을 기약하고 싶었다. 뜨거워진 손은 급하게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까지 뜨겁게 덥혀주는거 같았다.4년이다. 강현석 부인의 자리를 넘보느라 허비한 시간만 종종 4년이였다. 4년동안 도설혜는 그 어떠한 남자와도 접촉이 없었다. 무시당하고 조소당하며 지내온 메마른 사막에서 태임란은 마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였다.태임란은 손등으로 도설혜의 어깨를 스르륵 넘겼다. 도설혜 맘속의 사랑을 낚아채기에는 거친 태임란의 손등은 더없이 훌륭한 미끼였다.그러나 도설혜는 달콤한 오아시스앞에서 가까스로 4년동안의 갈증을 참으며 말했다."임란씨, 우리... 여전히 아닌거 같아요.""영원함을 기약하자는 말이 아네요. 그냥 한순간만이라도, 단 한순간만이라도 당신을 소유하고 싶어서 그래요."도설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태임란은 말을 이었다."한순간이면 돼요, 더이상 매달리지 않아요, 않돼요, 설혜씨?"어께를 넘기던 손등은 이미 허리까지 덜어져 있었다. 옛감정에 흠뻑 취한 도설혜의 감정은 붕괴직전으로 도달았다.더이상 참을수 없었다.태임란의 급작스런 출현은 그녀한테 둘둘 감아져 버린 기억의 테입을 다시 거꾸로 돌리게 만들었다. 강현석만 아니라면 이 모든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얼텐데... 적어선 하늘아래 가장 사랑받는 여자로 살아갈수도 있었을 텐데...붉게 물든 그녀의 얼굴은 이미 모든걸 설명하고 있었다."잘 아낄게요, 아프지 않게... 포근히 감싸줄게요, 설혜씨."허리까지 떨어진 저 손을 거부하지 못했을 때부터 이미 모든건 틀려먹었다.태임란은 기회를 옅보아 그녀의 허리를 감싸 가깝게 끌어안았다.그리고 둘은 주변에 있는 호텔로
눈빛은 블랙홀마냥 도예나의 영혼을 확 잡아당겼다.도예나는 멈칫하더니 다시 눈길을 돌려 아무렇지 않은듯 대꾸했다."저번에 회사에 대규모적인 바이러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대대적으로 손봤지만 아마 그때 시스템에 여전히 잔여하여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작동한 모습이에요."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도예나는 민망함과 수치스러움을 참으며 바이러스를 손봤다.그러나 이미 흙구렁텅이에 빠진건지 예전에는 고분고분 말을 잘듣다 이번만큼은 바이러스가 "완강하게" 그녀와 싸우고 있는거였다.아무리 재작동을 시켜려 해도 모두 에러로 무효화 처리 되였다.도예나는 가까스로 진정하고 눈을 지그시 뜬채 포기한듯 컴퓨터의 버튼을 마구 눌렀다. 이런식으로 나마 폭주하고 있는 컴퓨터를 끄고 해명할 틈을 쟁취하자는 심산이였던 거다.그러나 동영상이 갑자기 확대되며 화면을 가득 채웠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소리도 최대치로 치닫았다. 서재에는 온통 애뜻한 소리로 충만되여 기구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나를 서재로 데려온건 이런 영상을 감상하게 하려는 계획이였나요?"강현석은 웃음기를 참으며 도예나를 놀렸다.그는 몸을 더욱 앞으로 기대여 도예나를 향했다."뭐... 뭐하는 거에요?"혹시 이딴 동영상에 자극된거 아니지...?도예나는 화들짝 놀라서 옆으로 피했다."예나씨가 기술이 조금 모자란거 같은데 도와주려고요. 왜요, 아니면 계속 영상을 ‘감상’할까요?"그말에 도예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걸 느꼈다. 이내 자리를 내주면서 급급히 일어났다.강현석은 몇번 키보드를 타탁 거리더니 이내 화면을 끄고 상황을 진전시켰다.‘뭐야... 내가 그렇게 애를 써도 안되더니...’컴퓨터도 사람을 가리는지 강현석이 조작하자 마자 아까 마구 폭주할때는 언제고 이내 원상복귀되였다.강현석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어루만지는 도예나를 보며 문뜩 뭔가가 떠올랐다.분명 급작스런 실수였지만 저 조급해하는 얼굴은 기억속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닌거 같았다. 어디선가 한번쯤 본거 같은데..."예나씨, 우리 몇년전에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