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혜씨,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가버렸어요. 더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거구요. 단 우리한테 미래는 있는거죠? 난 아직 설혜씨 잊지 않았어요, 너무나도요...""임란씨..."남자의 이름은 태임란, 바로 도설혜의 첫사랑이자 4년을 헤매고 다닌 그 남자였다.태임란의 눈에는 바다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바다의 유일한 무인도에서 도설혜와 사랑을 기약하고 싶었다. 뜨거워진 손은 급하게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까지 뜨겁게 덥혀주는거 같았다.4년이다. 강현석 부인의 자리를 넘보느라 허비한 시간만 종종 4년이였다. 4년동안 도설혜는 그 어떠한 남자와도 접촉이 없었다. 무시당하고 조소당하며 지내온 메마른 사막에서 태임란은 마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였다.태임란은 손등으로 도설혜의 어깨를 스르륵 넘겼다. 도설혜 맘속의 사랑을 낚아채기에는 거친 태임란의 손등은 더없이 훌륭한 미끼였다.그러나 도설혜는 달콤한 오아시스앞에서 가까스로 4년동안의 갈증을 참으며 말했다."임란씨, 우리... 여전히 아닌거 같아요.""영원함을 기약하자는 말이 아네요. 그냥 한순간만이라도, 단 한순간만이라도 당신을 소유하고 싶어서 그래요."도설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태임란은 말을 이었다."한순간이면 돼요, 더이상 매달리지 않아요, 않돼요, 설혜씨?"어께를 넘기던 손등은 이미 허리까지 덜어져 있었다. 옛감정에 흠뻑 취한 도설혜의 감정은 붕괴직전으로 도달았다.더이상 참을수 없었다.태임란의 급작스런 출현은 그녀한테 둘둘 감아져 버린 기억의 테입을 다시 거꾸로 돌리게 만들었다. 강현석만 아니라면 이 모든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얼텐데... 적어선 하늘아래 가장 사랑받는 여자로 살아갈수도 있었을 텐데...붉게 물든 그녀의 얼굴은 이미 모든걸 설명하고 있었다."잘 아낄게요, 아프지 않게... 포근히 감싸줄게요, 설혜씨."허리까지 떨어진 저 손을 거부하지 못했을 때부터 이미 모든건 틀려먹었다.태임란은 기회를 옅보아 그녀의 허리를 감싸 가깝게 끌어안았다.그리고 둘은 주변에 있는 호텔로
눈빛은 블랙홀마냥 도예나의 영혼을 확 잡아당겼다.도예나는 멈칫하더니 다시 눈길을 돌려 아무렇지 않은듯 대꾸했다."저번에 회사에 대규모적인 바이러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대대적으로 손봤지만 아마 그때 시스템에 여전히 잔여하여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작동한 모습이에요."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도예나는 민망함과 수치스러움을 참으며 바이러스를 손봤다.그러나 이미 흙구렁텅이에 빠진건지 예전에는 고분고분 말을 잘듣다 이번만큼은 바이러스가 "완강하게" 그녀와 싸우고 있는거였다.아무리 재작동을 시켜려 해도 모두 에러로 무효화 처리 되였다.도예나는 가까스로 진정하고 눈을 지그시 뜬채 포기한듯 컴퓨터의 버튼을 마구 눌렀다. 이런식으로 나마 폭주하고 있는 컴퓨터를 끄고 해명할 틈을 쟁취하자는 심산이였던 거다.그러나 동영상이 갑자기 확대되며 화면을 가득 채웠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소리도 최대치로 치닫았다. 서재에는 온통 애뜻한 소리로 충만되여 기구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나를 서재로 데려온건 이런 영상을 감상하게 하려는 계획이였나요?"강현석은 웃음기를 참으며 도예나를 놀렸다.그는 몸을 더욱 앞으로 기대여 도예나를 향했다."뭐... 뭐하는 거에요?"혹시 이딴 동영상에 자극된거 아니지...?도예나는 화들짝 놀라서 옆으로 피했다."예나씨가 기술이 조금 모자란거 같은데 도와주려고요. 왜요, 아니면 계속 영상을 ‘감상’할까요?"그말에 도예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걸 느꼈다. 이내 자리를 내주면서 급급히 일어났다.강현석은 몇번 키보드를 타탁 거리더니 이내 화면을 끄고 상황을 진전시켰다.‘뭐야... 내가 그렇게 애를 써도 안되더니...’컴퓨터도 사람을 가리는지 강현석이 조작하자 마자 아까 마구 폭주할때는 언제고 이내 원상복귀되였다.강현석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어루만지는 도예나를 보며 문뜩 뭔가가 떠올랐다.분명 급작스런 실수였지만 저 조급해하는 얼굴은 기억속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닌거 같았다. 어디선가 한번쯤 본거 같은데..."예나씨, 우리 몇년전에 혹
도예나는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지만 왠지모르게 가기 싫었다.주말마다 애들을 데리고 밖에 데리고 놀라가는게 전부인 그녀한테 일은 전부가 아니였다."엄마, 수아 내가 잘 돌보고 있을테니깐, 맘 놓고 가봐."도제훈은 어린나이에 벌써 셈이 든 모습이였다.수아는 얌전히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고 옆에는 제훈이도 있었으니 고민끝에 도예나는 결국 외출하려 했다.그리고 옷을 갈아 입은뒤 강현석의 뒤를 따나 나섰다.도예나를 태운 차는 별장을 떠나 멀리 점이 되여 사라져 갔다. 창문으로 점점 사라져 가는 차를 확인하더니 도제훈은 폴짝 뛰여내려 침대 밑에 숨겨놓았던 노트북을 꺼내들었다.소셜미디어 앱에 로그인 하니 벌써 문자가 와있었다.죄다 K가 보내온 영양가가 없는 말들뿐이였다.도제훈은 익숙한 솜씨로 한줄의 문자를 보냈다."아저씨, 해커팀을 꾸린다더니, 어떻게 되였어요?"K: "너가 없는 해커팀은 상상할수도 없어. 그래서 계획은 마침내 무산되고 말았지."도보스: "그럼 나 팀에 합류할게요."K: "진심? 드디여 머리가 튼거구나! 어머니가 반대한다며? 근데 나 이말을 꼭 해야겠어, 너 어머니 말 너무 듣다간 마마보이란 소리 나온다? 여자들 은근 싫어해, 마마보이를..."도보스: "자꾸 헛소리 하면 선택을 번복하는 수가 있어."K: "아... 알았어, 그만할게."도제훈은 그렇게 K랑 온종일 키보드질하며 상세한 계획을 세웠다.그는 예전부터 이런거에 대해 오래동안 생각해 오고 있었다. 다만 어머니 도예나의 반대로 계속 미루고 미루고 하다고 드디여 오늘 결정을 내린 거였다.바로 오늘 강세훈한테서 큰 자극을 받은 것이 화근이 된거다.강세훈도 이제는 회사를 거느린다는데, 그야 않될거 없지?만약 팀이 원만하게 꾸려지고 점차 세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그도 언젠간 어머니 앞에서 당당해 질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도예나가 강현석 따라 부두에 도착했을때 시계의 시침은 이미 여섯시를 넘어가고 있었다.땅거미가 지고 바다위에는 잔잔한 등대의 불빛이 넘실거려 한층
손동원은 도예나의 말에 혀를 끌끌 찼다.강현석만 아니였다면 도예나는 이미 손동원 손아귀의 놀이감으로 절락되였을 거다.다만 강현석과 감히 상대할 엄두를 내지 못했기에 도예나한테도 손을 대지 못했다.당연 손도원은 애당초 도예나의 성에 차는 남자도 아니였다.주변에서는 여전히 많은 눈길들이 쏟아졌고 간간히 수근수근 대는 의논소리도 들려왔다."강 선생님은 언제 보나 항상 늠름하시네... 누가 저런 남자의 안주인으로 될지...""저기 성남 제일 미녀가 옆에 있는거 안보여? 역시 강 선생님도 남자야, 예쁜 여자앞에서는 별수 없다고.""실망이야... 고작 예쁜거 하나로 간택받을수 있다니...""나도..."이저럼 말들이 소란스레 갑반위에서 오갔다. 어김없이 강현석 귀에까지 전해졌었는데 그는 이런 수근거림들이 그닥 달갑지 않았다. 이런 장소에 오면 어김없이 들리는 얘기들이였다."방을 하나 잡았다며? 여긴 너무 시끄러워, 보는 눈들도 많고.""잡았지, 어서 가자고."일행은 그렇게 방으로 들어갔다.방안에 들어가자마자 도예나는 노트북을 꺼내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보여주려 준비했다."먼저 한번 연시해 줄테니 무슨 문제라고 있으면 제기하세요.""파티에 와서 일하다니, 너무 지루한거 아네요?""그럼 뭘 하면 지루하지 않을가요?"도예나는 한켠으로 노트북을 켜면서 다른 한켠으로 손동원을 흘겨보았다."내일 마침 월요일인데, 내일에 보죠. 저희들이 직접 회사에 가서 말좀 나누고, 오늘은 즐깁시다."도예나도 애당초 여기에 올거란 생각을 못했기에 조금은 얼떨떨했다. 그녀는 언약을 받아낸 다음 이내 반쯤 켜진 노트북을 닫고는 말했다."래일 그럼 오는걸로 약속했어요?! 난 그럼 먼저 갈게요."가겠다고? 손동원은 이마를 탁 치고는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다채로운 삶을 누릴수 있는데 이 여자는 무슨 온종일 일타령이야?!손동원은 도예나가 그나마 얼굴이 곱실해서 같이 놀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완전 진지하고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였다.이런 일에 반쯤 미친
냉냉한 샴페인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도예나는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거 같았다.때마침 강현석이 전화통화를 마치고 방에 되돌아와 앉았다. 도예나도 대망의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슈퍼카한테 AI시스템을 도입시키면 진정으로 완벽한 운전체험을 선사할수 있게 될 겁니다. 차주가 어떠한 도로에서 주행하던지 아무런 문제가... 켓켓..."도예나는 목소리가 쉬였는지 연신 술을 몇모금 마시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허나 말을 하면 할수록 몸이 부자연스레 뜨거워나며 공중에 붕 떠있는듯한 느낌이였다.너무 더워서 그런건가...?분명 드레스를 입었는데 더울리가?"예나씨, 왜그래요? 몸이 불편한가 보죠?"손동원든 은근설쩍 말했다."아니면 그냥 오늘은 이만 해요."도예나의 이마에는 점점 땀방울이 맺히면서 그녀를 푹 적셨다. 미심쩍은 생각에 입을 다시고는 화장실로 향했다."나 잠간 화장실 좀..."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오는 도예나는 아까와는 확연히 몸이 공제를 받지 못한다는걸 느꼈다. 흔들리는 선박위에서 휘청 거리더니 자칫하면 바닥에 넘어질번 했다.그렇게 손잡이를 잡고 가까스로 화장실에 도착하였다. 수도꼭지를 틀고 시원한 물로 얼굴을 연거퍼 비볐지만 겨우 조금 정신이 들뿐 다시 뒤돌아서니 뜨거운 물결이 몸속을 마구 누비며 그녀를 괴롭혔다.이느낌...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였다.5년전의 그 야회에서 그 느낌이였다. 그때 양 어머니한테서 건네받은 술을 마시고 몸이 급작스레 뜨거워 남을 감각한적이 있었다.혹시... 술에 약을 탄건가?겨우 몇모금이였는데 벌써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하기는 만무하고, 그렇다면 오직 하나, 바로 손정원이 준 그 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지금 나한테 약을 쓴거야...?!’도예나의 얼굴에는 냉기가 감돌더니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한보한보 다시금 아까 방으로 되돌아 갔다.그렇게 이리 휘청, 저리 휘청 거리며 걸어가다 코너에서 그만 누군가랑 부딪치고 말았다.상대방은 30몇살 되보이는 중년의 남서이였다. 옷차림이나 행동거지를 보니 아마도 비지니스적
화장실 사용이 이리 오래 걸릴리가 없는데 손동원의 말대로 혹시 진짜로 일이 생긴거란 말인가?"현석아, 너 빨리 가봐야 겠다. 혹시라도 누구한테 채가면 어떻할려고?"손동원은 제법 이상한 제스처를 보이며 말했다.강현헉은 그말에 안 좋은 계감이 들었다."뭘 어떻게 한거야?""그냥 술에다 재미있는 물건하나 넣은거일 뿐이야, 그런 눈길로 보지마~ 이거 엄청 비싼거니 요긴해서 사용해."강현석의 눈빛은 그말에 급격하게 어두워 졌다.황급히 아까 도예나가 마셨던 술잔을 들어 향내를 맡았다.‘이런...!’심기에 상당히 거슬렸다. 그는 술잔을 손동원머리위로 가져가고는 남아있는 술을 그대로 부어버리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야, 너... 미친거 아니야? 민성아, 쟤 왜저래?""아직도 모르겠어? 딱봐도 티나잖아, 현석 쟤 예나씨한테 진심 인가봐. 그런데 너가 그딴 수작질을 해버렸으니 당연히 화나지. 자칫 관계가 파열될수도 있는건데, 너라면 좋겠냐?"이민성의 말에 손동원은 알겠다는듯 머리를 끄덕이였다."아... 그정도였어?! 그럼... 난 어떻하지?"...약효가 올라오자 도예나는 철저히 몸에대한 공제권을 상실하게 되였다.남자는 앞서서 그녀의 팔을 휘여잡고 갈길을 막고 있었다. 게다가 아주 적연하게 바로 5년전의 남지였다.그말인 즉슨 이자가 바로 수아와 제훈이의 친아버지인 거다.도예나는 순간적으로 메쓱거렸는지 연신 구역질을 해댔다.18살 나던해 그 하루밤은 그녀의 일생을 망쳐버렸고 이와 더불어 두 애들의 친아버지를 더없이 증오하게 만들었다. 게슴츠레 뜬 눈은 앞에 누군가가 있다는걸 알렸다.그녀는 손을 들어 있는 힘껏 앞으로 날렸다.짜악-따귀소리는 주위의 파도소리를 덮을 만큼 컸다.남자는 다만 이정도로 되여있는데도 아직 자신한테 손을 휘두를 여력이 남아있다는거에 경의로웠다."5년전에도 이렇더니, 변함이 없어! 기껏해야 어느 돈이 많은 스폰서 한명 구하려고 이러는거 잖아, 그나마 예뻐서 망정이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남자들의 사타구니밑에서 놀아났을고.
밤의 검은 장막이 드리워 지고.호텔의 침대위에 누워있는 도설혜의 마음은 여간 복잡하지 않았다.이 모든건 그녀가 바라던 결과가 아니였다. 그러나 아주 자연스레 일어나고 말았다.만약 강현석이 알기라도 한다면... 그 후과를 상상할수도 없었다.적어선 강씨 집안의 안주인 자리는 물건너갈게 불보듯 뻔했다.이때 태임란의 손이 그녀의 매근한 피부를 타고 뻗어왔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오늘 일은 그 누구한테도 발설하지 마요. 우리 둘만의 비밀이라고요."태임란의 눈빛은 한번 반짝이더니 흥쾌히 도설혜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네, 설혜씨가 원하는대로 다 해줄게요."도설혜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나마 눈치가 빠르고 아량이 넓은 남자를 만나서 다행이지 아니면 또 골치거리가 생길수도 있는 거였다.웅웅-웅웅-저쪽에서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렸다. 태임란의 휴대폰이였다.중요한 전화였는지 태임란은 전화를 보자마자 황급히 화장실로 뛰쳐 들어가였으며 심지어 문까지 잠그고 통화하였다."나 잠시 전화 받고 올게요...!"딸각 하는 열쇠소리와 함께 도설혜를 다른 공간으로 절단시키고 안에서 숙덕댔다.‘뭔 전화기에 저러는거지...?’도설혜는 미심쩍은 눈빛으로 잠겨진 화장실 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내 또하나의 휴대폰 진동소리에 그의 사로가 망가뜨려 졌다.그녀는 베게 밑을 뒤적거리며 휴대폰를 꺼내들고 발신자 메세지를 확인했다."음...누구지?"그러나 발신자는 낯선사람이였다. 낯선사람의 전화는 잘 받지 않았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에 그래도 수화버튼을 눌렀다."5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나 보네요? 도씨 집의 둘째 아가씨는 역시 은근 꾸준한 면이 있어."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도설혜는 화들짝 침대에서 일어났다.익숙한 목소리였다. 필시 예전헤 들어본적이 있는 목소리였지만 그순간만큼은 머리가 하애져서 도통 그 목소리의 주인이 떠오르지 않았다...."어머, 나를 잊으셨나봐요? 5년전 백제호텔, 이러면 기억이 나려나?""혹시 진...
도예나는 마치 벌에게 쏘인듯 온몸이 군데군데 벌겋게 달아올라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얼굴이며 목이며 가슴까지 어느 한곳 성한데가 없었다."물 한잔 마셔요."강현석은 강한 약효에 고통스레 부대끼는 도예나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는 차물을 건네며 조금이나마 고통이 수그러들길 바랬다.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에서 찬물을 건네받고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러나 타오르는 몸속의 열은 그녀의 목청을 뜨겁게 달궈서 이내 메말라 버렸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도예나는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옷을 잡아당기며 하얀 속살을 드러내 보였다.강현석은 이에 급급히 눈을 피했지만 남자의 본능으로 눈알이 그쪽으로 쏠리는건 감당하기 힘들었다. 참다 못해 강현석은 급기야 룸에서 나가 손동원한테로 달려가서 그의 멱살을 잡고 으르렁 댔다."해약이 어디에 있지?"강현석은 평시에 화한번 내지 않고 살아온 차분한 사람이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너무도 동노했는지 손동원한테 득달같이 달려가 마구 윽박질렀던 거다."어디 있냐고?"손동원은 이에 깜짝 놀랐지만 애써 태연자약한 척 하며 답했다."해약은... 바로 남자야.""비겁한 녀석!"이내 펀치 한대를 손동원의 얼굴에 중중히 박아놓았다. "악!!"뒤로 내뒹굴어지는 손동원을 보며 다시 멱살을 쥐여잡고 말했다."다른 방법은 없는거야?!""그... 그런건 없어...!"강현석은 이미 아까의 펀치에 쓰러져 있는 손동원을 세게 발로 한번더 차버리고 씩씩대며 뒤돌아 가버렸다. 저런 인간을 친구로 두는게 아니였다."너 큰거 하나 터뜨렸네. 난 여태까지 강현석을 봐오면서 단 한번도 저리 크게 화내는걸 본적이 없어.""누가... 아니래... 케켁! 친구하기 무섭네... 예전에는 도예나한테 갈굼 당하고 이제는 강현석한테 또 맞아대고, 이제는 둘이 합체해서 나를 아예 영영 저세상으로 보내버리는거 아니야...?"손동원의 입가에는 이미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납득이 된듯 담담히 담배한대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입에 물었다. 더이상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