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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도제훈과 강현석은 병실 입구의 복도로 걸어갔다.

밥을 먹던 강세윤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제훈이가 우리 아버지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그는 아버지만 보면 무서워서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도예나도 궁금했지만, 제훈이는 자신만의 비밀이 있기 때문에 추궁할 생각은 없었다.

“네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시니까, 제훈이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겠지.”

도예나가 웃으며 말하자 강세윤은 잠시 궁금해하다가 바로 이 일을 잊었다. 그냥 이렇게 예나 아줌마와 수아와 함께 있는 게 훨씬 즐거우니까, 아버지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신의 친아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강현석은 대답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제 말해도 돼.”

“제가 최근에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데, 아저씨가 이쪽에 대해 잘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여기까지 말한 도제훈은 책가방에서 지식에 목마른 모습으로 프로그래밍 입문 자습서 한 권을 꺼냈다.

강현석은 그 모습이 놀랍지 않았다. 지식에 대한 모든 천재들의 관심은 대략 3개월 이내이다. 왜냐하면 그런 아이들은 3개월 안에 가장 핵심적인 지식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그가 보던 논리학 책을 생각해 봤을 때, 이미 매우 무서울 정도로 독학한 게 틀림없다.

그리고, 지금은 방향을 바꿔 프로그래밍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래밍은 더욱 복잡하고 방대한 것이라 4살 난 아이가 그렇게 쉽게 연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프로그래밍이라면 그럭저럭 잘 알고 있지. 뭘 묻고 싶은 거야?”

강현석의 낮은 말투에 도제훈이 입을 열었다.

“아저씨는 보통 어떤 프로그램으로 스크립트 언어를 쓰세요?”

“파이썬과 자바 모두 가능해. 중요한 건 네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목적이야. 내가 공부할 책과 동영상을 추천해 줄게.”

도제훈의 손가락이 팽팽해지며, 눈꺼풀을 늘어뜨린 채 입술을 오므렸다.

“저는 해커가 되고 싶어요.”

그러자 강현석이 눈을 가늘게 떴다.

“해커? 왜?”

“지금은 아저씨한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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