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성과학기술회사, 맞지?”도제훈의 심장이 무거워졌다. 이 남자는 역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는 입을 닫고 병실 쪽으로 걸어간 뒤 문을 열고 병실 입구에 섰다.“엄마, 집에 가고 싶어요.”강세윤에게 밥을 먹이고 있던 도예나는 멍해졌다.“왜 또 갑자기 가려고 해? 5분만 기다려, 세윤이 밥 마저 먹이고 가자.”“저는 지금 가고 싶어요.”원래 고집이 세지 않은 도제훈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제멋대로 행동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도예나는 다 먹이지 못한 밥을 강현석의 손에 내려놓았다.“세윤이한테 먹여 주세요. 우리는 먼저 갈게요.”도제훈은 이미 몸을 돌려 가고 있었고, 도예나가 수아는 끌고 그 뒤를 쫓아갔다.병실에는 순식간에 부자 둘만 남았다.강세윤은 아직 넘기지 않은 밥을 씹고 있다가 갑자기 텅 빈 병실을 보고 입이 툭 튀어나왔다.“아빠, 너무 나빠요. 아빠가 오자마자 제훈이가 놀랐잖아요! 제훈이가 가니까 예나 아줌마랑 수아도 갔어요! 으앙, 난 너무 불쌍해…….”입을 벌리고 우는 탓에 입안의 밥이 모두 침대에 쏟아져 버렸다.“…….”강현석도 왜 도제훈이 왜 멀쩡하다가 갑자기 집에 가려고 하는지 알고 싶었다. 방금 대화도 분명히 잘 풀리고 있었는데, 머리를 쥐어짜도 자신의 어떤 말이 그의 미움을 샀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강세윤이 처절하게 울면서 병상 테이블 위의 국그릇도 뒤집혀서 눈이 어지러웠기 때문이다.도예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 입구까지 걸어갔다. 처음에는 도제훈의 몸이 불편한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도제훈의 손을 잡은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강현석 씨가 너한테 뭐라고 말했어?”하지만 도제훈은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그도 말을 하기 싫을 때가 있었다. 만약 방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이렇게 제멋대로 가자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부성애를 갈망했고 아버지와 함
도제훈의 다섯 손가락이 천천히 오므려졌다.강씨 집안에는 오직 세 사람뿐이다. 강현석, 강세윤, 그리고 그날 병실 입구에서 만난 그 아이.강세윤은 이런 능력이 없고, 엄마는 강현석이 아니라고 했으니 그럼 남은 사람은…….“강세훈, 세윤이의 친형이야.”도예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강현석 씨가 이미 아들을 대신해서 나에게 사과했고, 모든 손실을 배상하기로 했어. 제훈아, 이 일은 더 이상 따지지 마.”“그 사람 이름이 강세훈이었군요.”도예나는 깜짝 놀랐다.“너희들, 본 적 있어?”그녀는 강세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줄곧 만날 기회가 없었다.“세윤이 병실 입구에서 만났어요. 그 애가 직접 엄마한테 사과했어요?”도예나는 웃으며 이 일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들은 겨우 네 살이야.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는 바로 열심히 공부하는 거지. 다른 일은 모두 신경 쓸 필요 없어. 특히 제훈이, 너는 공부도 해야 하고 여동생도 돌봐야 하니 어른들 일에 신경 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 알았지?”도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마 말 들을게요.”집에 돌아가는 길에, 수아와 얘기하던 그는 계속 생각했다. 그날 강세훈을 만났을 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강세훈의 해킹 기술은 그에 뒤지지 않는 고수였다.그런데 왜 해외 해커 순위에서 그의 이름을 보지 못했을까?집에 돌아온 도제훈은 K의 메시지를 받았다.“엄마, 옷 갈아입으러 올라갈게요.”침착한 표정으로 위층으로 올라온 그는 방문을 닫자마자 노트북을 열었다.“도보스, 너도 한물 갔네. 저번에 너를 공격한 그 해커 완전 애기였어!”“너 어떻게 알았어?”“그 놈의 등록 정보를 찾았어, 직접 봐.”상대방에게서 캡쳐 사진 한 장이 전송되었다. 사진을 크게 확대해 보니, 등록 정보는 아주 간단했다.[닉네임 : 우유를 좋아하는 세윤이][나이 : 4살]“이거 가짜 정보 아니야? 네 살
“난 아저씨가 아니라고!”“블랙넷에서 매년 경기를 개최하지 않아?”“어, 너 그런 거에 관심 있어? 작년에 내가 참가하라고 했는데 거절했잖아.”“그런 경기가 있는지 없는지만 말해.”“있어, 올해는 이미 시작했는데…….”1분 뒤, 블랙넷 시스템 위에 알림이 나타났다.[지존 해커 도보스가 청동 해커 우유를 좋아하는 세윤이에게 도전…….]“어머나! 청동 해커한테 도전하다니, 우리 지존 해커 체면을 구기려고 작정한 거야? 도보스! 야, 도보소! 잠수하지 말고 나와서 얘기 좀 해!”도제훈은 K의 메시지를 무시한 채 로그아웃했다. 강세훈과 맞서겠다는 말을 엄마한테 할 수는 없으니, 블랙넷 상에서 남자들끼리 대결할 수밖에!‘띠띠띠!’강세훈이 일년 내내 접속하지 않았던 계정에 갑자기 알림이 떴다. 클릭해 보니 시스템에서 보낸 알림이었다.“우유를 좋아하는 세윤이님 안녕하세요, 지존 해커 도보스가 당신에게 도전합니다. 3일 내에 응답해 주십시오. 기한이 지나면 거절됩니다…….”이 계정은 그가 1년쯤 전에 블랙넷에 등록한 계정이다. 당시 계정을 절반만 등록한 상황에서 그는 아버지에게 불려갔고, 강세윤이 그의 서재에 잠입하여 계정을 마저 등록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이상한 닉네임을 짓게 되었던 것이다.이 닉네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데다 아버지가 해킹과 관련된 것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이후에 이 계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그저께 저녁이 되어서야 그는 갑자기 도예나의 내막을 알아보려는 생각에 이 계정을 이용해서 우회하여 예성과학기술회사 사이트로 잠입한 것이다.계정 정보를 한 번 훑어보던 강세훈은 영문도 모른 채 수만 명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린 것을 발견했다. 해커계는 정말 이렇다. 조금만 움직임을 보여도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 수 있다니…….입을 꾹 다문 그는 시스템 알림을 삭제하고 블랙넷 계정에서 탈퇴했다. 그는 이 도전에 아무런 흥미가 없다.하지만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 닉네임이 도보스였던 것 같은데…? 이 사람이 바
“네가 내 아들을 죽였어!”중년 여성이 갑자기 도예나를 향해 달려들며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다른 한 손이 높이 솟아올라 그녀의 옆얼굴을 향해 매섭게 다가왔다.도예나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담담하게 손을 들어 중년 여성이 휘두르던 손을 잡았고, 백핸드로 눌러버리자 중년 여성은 그녀에게 완전히 제압되었다.“누구시죠?”차가운 말투로 묻는 도예나의 미간에 냉기가 배어 있다. 중년 여성은 두 손목이 눌려 움직이지 못하자 무너져 울기 시작했다.“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아들을 죽였어! 내 아들을 부추겨 사람을 치게 하고, 네가 시켰다고 자백할까 봐 내 아들을 암살한 거야! 이 못된 것아, 내 아들 돌려줘! 돌려줘!”중년 여성이 울부짖기 시작하자,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친척한테서 이 교통사고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데, 가해자가 아이를 치고 도망갔다가 다음날 죽었대.”“사람을 쳤으면 도망가다가 죽어도 싼 거 아니야?”“우리 고모부가 경찰서 사람인데, 누군가 가해자에게 시킨 것 같대. 오래 전부터 계획했다는 거야.”“설마, 설마 도 대표가 시킨 건 아니겠지?”“설마 그렇겠어? 이렇게 예쁜 도 대표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시켜서 교통사고를 낼 수가 있어?”무슨 일인지 몰랐던 도예나는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그제서야 내막을 알게 되었다. 강세윤의 교통사고에 대해서 그 뒤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단순한 가해자의 도주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이런 음모가 섞여 있었다니…….얼굴이 싸늘해진 그녀가 또박또박 말했다.“왜 제가 당신 아들한테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죠?”“너 말고 또 누가 있어?”중년 여성이 울면서 소리질렀다.“교통사고 전날 네가 내 아들을 찾아왔잖아! 내가 너를 봤어! 한 번 봤지만 이렇게 예쁜 얼굴은 잊을 수 없지. 바로 네가 내 아들을 죽인 거야! 너 말고는 아무도 없어! 내 아들은 죽었지만 나는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를 죽여서 내 아들의 목숨을 갚을 거야!”중년 여성이 갑자기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몸을 돌려
그날 강세윤을 들이받은 차는 오랫동안 계획된 것이다. 경찰과 강씨 집안 사람들이 도시 전체를 수색하여 체포했는데, 결국 가해자의 차가 강으로 돌진해서 시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경찰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단서를 수집하는 중이었다.“착하고 숫기 없는 내 아들이 일부러 사람을 해칠 리가 없어! 모두 그 여자 때문이야, 그 여자가 내 아들에게 돈을 주고 나쁜 짓을 하도록 부추긴 거야! 멀쩡한 아들이 이렇게 없어지다니…….”그러자 경찰이 예리하게 물었다.“도예나 씨가 당신 아들을 찾아갔다고 말했는데, 정확히 언제, 어디였죠?”“저녁 8~9시, 바로 우리 집 앞이었어요. 나는 못 봤고, 이웃 집에서 보고 말해준 거예요.”중년 여성이 입을 가리고 큰 소리로 울자 경찰이 도예나를 바라보며 물었다.“그저께 저녁 8~9시에 뭘 하고 있었죠?”도예나는 웃으며 답했다.“피아니스트 알버트 씨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조사해 보면 아실 거예요.”알버트를 스승으로 모신 수아는 매일 저녁 8~9시에 영상통화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고, 그녀도 수아와 함께 피아노를 연습하곤 했다.알버트에게 연락해 30분 정도 조사를 한 경찰은 도예나를 무죄로 석방했다. 그러나 중년 여성은 더 조사할 부분이 있어 경찰서에 남아 계속 심문을 받고 있었다.경찰서 입구에서 찬바람이 불어오자 도예나는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만약 중년 여성의 말이 사실이라면, 확실히 예쁘게 생긴 여자가 그 남자를 찾아갔다는 건데…….성남시에서 예쁘고 자신과 닮은 여자라면… 도설혜?설마, 도설혜가 그 남자를 찾아갔었단 말인가?도설혜가 강세윤을 죽이려 한다고? 왜?도예나가 눈썹을 찡그렸다. 도설혜는 강현석에게 시집가려고 하는데 그의 아들에게 잘 보여야 하지 않을까? 무엇 때문에 살해하려고 하는 걸까?계속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의 차는 이미 도씨 가문 저택 문어귀에 세워졌다.운전석에 앉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저택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18년을 살았던 집인데
중얼거리는 어르신의 잔소리를 들으며 도예나는 침묵을 지킬수 밖에 없었다.그녀와 도설혜사이에 사람 목숨 두개가 떵하니 가로놓여 있는한 평생 도설혜와 잘지내기는 만무했다.도예나는 입을 뻐끔거리면서 눈치를 보다가 겨우겨우 말하였다."할머니, 저번에 그 애 있잖아요. 사실 도설혜의..."펑-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였다. 도예나가 말하고 있는 그 찰나 갑자기 2층에서 들려오는 것이였다. 깨진 유리파편들은 날려서 앞마당의 풀밭에 흩뿌려졌다.도예나는 미간을 찌프리면서 채 말하다 말고 놀라서 멈뭇거리였다."뭐... 뭐지?"반면 어르신은 전혀 이상할거 없다는 표정이였다. 이런 일이 하루이틀이 아니라는 듯."설혜 쟤는 매번 짜증이 나면 물건 부수기 일쑤야,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저러는지... 아무튼 걱정할거 없어. 나나야, 너랑 설혜가 뭐 친한 사이도 아니고, 밥은 다음에 먹는걸로 하자꾸나."도예나는 어르신의 말에 머리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개를 들어 윗층을 보니 마침 도설혜의 방이 보였다. 이내 눈썹끝을 내리고는 천천히 층계위로 올라갔다.한편 도설혜는 마구 물건을 내 던지면서 맘속의 화를 발설하고 있었다. 바닥으로 던져버린 꽃병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산산조각이 났다."빌어먹을! 이딴 일도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하다니!""그깟 도예나 하나 때문에 내가 이래야 돼?!"도설혜는 실성한듯 마구 욕설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영옥은 옆에서 이런 도설혜를 보며 타이르고 있었고."그래도 동영상은 찍었잖아, 그러니 완전히 헛수고는 아니니 그만해...""하지만 그 여자가 이미 경찰서에 넘겨졌다고요. 만일에 하나 내가 도예나를 해치라고 시킨거라 죄다 불어버리면 모든건 끝이에요. 그렇게 되면 결찰조사까지 받게 될게 뻔하고... 끔찍해요!"도설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리더니 도예나의 모습이 보였다.모녀 둘은 물끄러미 앞에 서있는 도예나를 바라보며 순간 할말을 잃었다.도예나는 다만 팔짱을 낀채 비스듬이 기대여 서있었다. 언제 왔는지 인기척도 느끼지
그리고 음성 메세지도 같이 남겼다."세훈아, 이건 내 친구가 보내온 영상이야. 저 영상속 중년 여자 보이지? 저 여자가 바로 우리 세윤이를 차로 쳤단다. 만약 이세 사실이라면 기필코 도예나의 짓일거야!"마침 세훈은 그날 오후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던 참이였다.우웅-이윽고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울렸고, 확인해 보니 도예나의 이름부터 눈에 안겨왔다.혹시 강세윤이 유난히 도예나한테 관심을 가져서 일가, 아니면 어머니랑 원한이 있어서 그런 것일가, 어떤 이유였는지 강세훈도 점점 도예나한테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예전 같았으면 도설혜한테서 걸려온 전화거나 보내온 문자는 그냥 무시하기 일쑤였는데 이번은 달랐다.의구심이였는지는 몰라도 그는 메세지를 확인하기로 했다.이내 동영상이 튀여나와 자동적으로 재생되기 시작하는 거였다. 그리고 동영상이 끝나고 다시 바탕화면으로 되돌아가려는데 도설혜의 음성메세지가 도착해 있었다."세훈, 잘들어, 이번일은 저 도예나가 한 것이 틀림없어. 너 이번에 세윤이를 위해서 꼭 나서줘야해!"반면 강세훈은 잠시 입술을 만지작 거리고는 무시하기로 했다.그런데 순간 옆에서 팔이 뻗어져 나오더니 그 손에 잡혀있던 휴대폰을 채가는 것이였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글쎄 어느샌가 아버지 강현석이 와서 지켜보고 있었다.강현석은 다시금 동영상을 돌려보더니 냉소 한번 하였다."내가 소홀했군. 사고를 일으킨 자의 어머니도 조사해 봤어야 했는데.""아버지, 그만하세요."강세훈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뒤돌아 얘기하였다. 그러나 강현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담담히 답했다."정당한 이유라도 하나 대봐.""저 어머니란 사람의 눈길을 봐봐요. 어딘가 어수선하고 부자연스럽잖아요. 이게 뭘 뜻하는지 모르겠어요?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증거에요.""게다가 공교롭게 어머니한테 발견되여 영상으로 찍혔다는것도 수상한 거에요. 도예나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이런 수작질까지 하면서 이러겠냐 이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성남에서 쫓아내려 하는 심보가 눈에 선해요. 그러니 아버지
도설혜의 목소리에 강세훈의 미간은 더욱 구겨졌다."네, 봤어요.""너도 조심해! 도예나 그년이 이제 하다하다 세윤이한테도 손을 대는거 봐서는 다음순서로 너일수도 있는거야. 우리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야.""너도 좀 어째봐, 어서 그년을 성남에서 쫓아내야..."그년이라는 단어에 강세훈은 답답한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대체 어쩌다 일이 이지경까지 되였는지..."어머니, 적당히 하고 넘어가세요.""뭐라고?!"도설혜는 그만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말그대로 그만 하라는 말이에요. 이 영상 누가 봐도 자작극인게 뻔하잖아요. 아버지도 눈치 채셨을 거에요.""만약 아버지한테 티끌이나마 좋은 인상 남기고 싶으면 더이상 손떼요."도설혜는 주먹을 불끈 쥐였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던 거다. 심혈을 쏟아서 계획하였는데 아무렇지 않게 들통나 버렸으니 한켠으로는 화가 났고 다른 한켠으로는 의아했다.어떻게 된거지?이게 말이 되냐고...?!오기가 났는지 도설혜는 막 변명하기 시작했다."세훈아, 이거 자작극 아니야! 이건 내 친구가 나한테 보내온 거라고.""너 어떻게 내가 너를 속일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이번일은 나랑 상관이...""좀 그만하라고요!"강세훈은 끝끝내 소리지르고 말았다. 도설혜의 변명을 한마디, 심지어 한글자라도 듣고 싶지 않았다.강세훈의 언성에 횡설수설하던 도설혜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이내 울상이 되여 중얼거렸다."어떻게... 너가 나한테 소리지를 수 있어? 난 네 어머니고 넌 내 아들이야, 열달동안 임신하여 너랑 세윤이를 이 세상에 데려온 사람이 나라고. 세윤이도 그렇고 너까지 이 어머니가 귀찮은거니...?"허나 도설혜의 눈물공세에도 강세훈은 미동도 없었다."래일 세윤이 출원한다는데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보세요. 이만 끊겠습니다."그리고 진짜 한마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강세훈은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거였다.도설혜는 뚜뚜뚜 거리는 전화기를 한참동안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들인 강세훈의 매정함이 화들짝 놀란 것이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