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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그 말을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던 그는 이제야 비로소 반쯤은 맞는 말이었다는 걸 알았다. 도예나 씨가 쌍둥이를 낳은 건 맞지만, 죽은 아이는 아니었던 것이다.

쌍둥이 중 남자아이는 영리하고 여자아이는 예뻐서 보는 사람마다 탐낼 만하다.

도제훈을 한참 쳐다보던 양집사는 갑자기 다시 멈추었다. 이 남자아이는 강현석의 어릴 적과 똑같이 생겼다. 특히 의자에 앉아 있는 이 표정은 마치 틀에 박힌 것 같다.

망했군! 노안으로 눈이 침침해져 이런 착각을 하는 게 뻔하다. 고개를 저으며 이 황당한 착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양집사는 쪼그리고 앉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름이 도제훈이면 제가 제훈 도련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의 질문에 도제훈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

“그냥 제훈이라고 부르시면 돼요.”

“알겠어요. 자, 사탕 먹어요.”

양집사가 주머니에서 과일 사탕을 한 움큼 꺼냈다. 모두 평소에 강세윤을 달래는 도구였다.

하지만 도제훈은 도리어 고개를 저었다.

“감사해요, 양집사님. 근데 저는 사탕을 먹지 않아요.”

양집사는 도제훈에게서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꼈다. 마치 강세훈과 이야기할때처럼.

이 아이는 분명히 얌전하고 말을 잘 듣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고개를 저은 양집사가 사탕을 들고 수아를 달래러 갔다. 평소에 사탕을 좋아하지 않던 수아는 웬일인지 사탕을 받아 주머니에 잘 넣었다.

그 모습을 보던 도예나의 웃음이 더욱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수아가 점차 엄마와 오빠만 있던 폐쇄된 세계에서 벗어났다는 걸 느꼈다. 현재 수아의 세계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윤이, 우세정 선생님, 유치원의 친구들, 알버트 씨, 양집사… 그리고 강현석.

그녀의 머릿속에 그의 이름이 떠오르자마자, 병실 입구에 우뚝 솟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고개를 돌려 본 도예나는 강현석의 어둡고 그윽한 눈동자를 마주했다.

“강현석 씨.”

도예나가 웃으며 그를 불렀다. 일을 할 때, 그녀는 습관적으로 그를 강 대표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석에서는 웃으면서 강현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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