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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병상 반대편에 앉은 강현석이 담담하게 말했다.

“양집사님, 꿀물을 좀 준비해 주세요.”

분부를 받은 양집사가 떠나자, 병실에는 혼수상태에 빠진 세윤이를 제외한 두 사람만 남았다. 소독수 냄새가 가득한 공기 사이로 강현석이 낮게 말했다.

“이번 일은 감사합니다. 앞으로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저는 세윤이를 아주 좋아하니까 기꺼이 도울 수 있어요. 게다가…….”

도예나가 약간 씁쓸한 말투로 이어서 말했다.

“세윤이는 틀림없이 몰래 집에서 뛰어나와 저를 찾아오려고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가라앉았고, 손으로 눈썹 쪽을 가리고 있어 표정이 완전히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

“세윤이가 확실히 도예나 씨를 좋아하긴 하죠.”

도예나가 살짝 웃으며 병상에 누워 있는 강세윤에게 손을 뻗어 얼굴을 만졌다.

공항에서 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강한 호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후에 세윤이가 몇 번이나 자신을 찾아왔을 때, 마음의 벽이 이미 무너졌다.

수아와 제훈이를 제외하고, 그녀의 마음 속에 세번째로 들어온 아이가 바로 강세윤이었던 것이다.

도예나가 고개를 들어 진지한 표정으로 강현석을 바라보았다.

“세윤이가 몰래 뛰쳐나와 저를 찾아오다가 사고를 당했어요. 나중에 수아도 몰래 나갔다가 사고를 당할까 봐 겁이 나요. 수아가 어떤 이유로 당신 곁에 나타나든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어요?”

“그럼요.”

강현석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 소녀는 순진한 천사처럼 그의 세계에 나타났다. 그리고 줄곧 냉담했던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왜 사람들이 다들 딸을 원하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겨우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수아가 자신의 딸이라면, 성남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딸로 키울 자신이 있었다.

도예나의 시선이 강현석과 부딪히며, 그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그의 수아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수아는 강현석을 그렇게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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