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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제훈은 두 손을 위로 들고 뒤로 물러섰으나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예은과 제훈, 두 사람의 오해가 드디어 모두 풀렸다. 제훈은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다. 세훈처럼 짊어진 게 많지 않아 고민할 게 적었고, 상대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할 수 있었다.

제훈이 가장 잘하는 건 결단력 있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상대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채면 제훈은 빠르게 한 걸음 더 다가갔고 상대만 좋다면 바로 집까지 안고 튈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 제훈은 성공적으로 예은과의 세 번째 만남에 가족 모임 약속까지 잡았다.

예은이 머리를 말리고 나니 어느새 깊은 밤이 되었다.

제훈은 교양을 갖춘 가문 도련님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럼 이만 쉬어, 난 먼저 가볼게.”

예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게 보였다.

제훈이 눈썹을 치켜세우는데 예은이 갑자기 다급하게 제훈을 불러세웠다.

“잠시만요!”

제훈의 의아한 시선을 받으며 예은이 주방으로 달려가고 또 방까지 다녀오더니 큰 쓰레기봉투를 건넸다.

“아래 분리수거를 하는 곳에 버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검은색 봉투를 건네받은 제훈의 표정이 조금 구겨졌다.

강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자 국제 최고의 해커가 해보지 못한 일은 없었다.

하지만 분리수거만큼은 스스로 해본 적이 없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오른쪽 코너에 있어요. 분리수거 부탁드려요!”

“...”

‘그래.’

‘내가 좋아하는 여자인데 뭘 해주지 못하겠어.’

“그럼 일찍 쉬어.”

제훈은 짧은 인사를 건네고 몸을 돌려세웠다.

제훈이 떠나고 문이 닫히자 빠르게 방으로 돌아간 예은이 침대 위로 풀썩 누워 빠르게 타자를 시작했다.

삼인조 톡 방.

[송예은: 강연아! 나이란!]

[송예은: 살려줘! 나 진짜 홀린 것 같아!]

[송예은: 제훈 오빠가 내일 가족 모임 같이 가재!]

한번에 연속 세 통의 톡을 남기자 빠르게 누군가 답장을 했다.

[나이란: 망했어 망했어. 세윤 오빠도 나보고 같이 가자고 했단 말이야. 살려줘. 지금 후회하면 늦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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