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설혜는 강세윤의 물건을 들고, 바로 집으로 갔다.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세훈이 굳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세훈아.”도설혜는 성큼성큼 마중 나갔다.“어머니.”강세훈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세윤이는 방에 있으니까, 어머니는 2층에 안 올라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강세윤이 있는 곳은, 도설혜도 갈 필요가 없으면 가지 않는다.그 작은 도련님은, 여태껏 그녀를 안중에도 둔 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스스로 모욕을 자초할 필요가 없었다.도설혜는, 손에 든 물건을 장 집사에게 건네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세훈아, 부탁이 하나 있어.”강세훈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말씀하세요.”“세훈아, 너 아버지가 너한테 사람을 많이 붙여준 거 알아. 그 사람들한테 도예나를 조사해 달라고 할 수 있니?”도설혜는 한숨을 내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지금 도예나는 도 씨 그룹의 3대 주주야. 그녀의 사소한 말과 행동이 모두 도씨 그룹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 그런데 내가 오늘 아침에, 어떤 아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걸 봤어……. 도예나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아이가 있을 수 있겠어…….”강세훈은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어머니, 저를 이용해서 도예나를 뒷조사하려고요?”“그녀의 프라이버시는 도 씨 그룹이랑 상관 관계가 있어. 일찌감치 깔끔하게 조사해 놓으면, 네 외할아버지도 일찌감치 준비할 수 있어.”도설혜는 가늘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이 일이 너를 곤란하게 한 걸 알아, 아니다, 내가 직접 사람을 보내서 조사하는 게 좋겠다.”“알겠어요, 제가 알아볼게요.”강세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너무해!”강세윤은 갑자기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화난 표정으로,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예나 이모가 결혼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무슨 상관이 있어요? 어머니, 몰래 다른 사람 뒷조사하는 건 불법이에요! 경찰 아저씨한테 못된 마녀를 잡아가라고 할 거야!”그는 화가 나서, 달려가 도설혜를 힘껏 밀었
“나는…….”도설혜는 자신의 옷깃을 잡았다.그녀는 당연히 두려웠다!그녀는, 도예나가 강 씨 그룹 아이들의 정체를 알게 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강씨 집안 사람들이, 4년 전에 일어났던 모든 일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지난 4년 동안 꿔왔던 아름다운 꿈들이 깨져버릴까 두려웠다…….도설혜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겨우 두려움을 억누를 수 있었다.“세훈아…… 엄마는 너무 두려워…….”그녀는 앞으로 나가, 강세윤의 작은 손을 잡았다.“나랑 도예나는 이복 자매긴 해도, 우리 사이의 원한이 너무 깊어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 도예나가 이번에 귀국해서, 절대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분명 너희한테 해코지를 할 거야…….”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계속 말했다.“내가, 너한테 도예나의 아이를 조사하라고 한 건, 도예나의 약점을 잡으려고 했던 거야…… 세윤이가 나를 이렇게 오해할 줄, 누가 알았겠어. 세훈아, 됐어, 조사할 필요 없어. 너랑 세윤이는 부잣집 애들이야. 도예나가 함부로 너희들한테 손 못 댈 거야.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 먼저 갈게…….”그녀는 강세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돌아섰다.강세훈은 입술을 삐죽거렸다.그는 도예나를 처음 본 날을 생각했다.마치 한 번도 눈을 본 적 없는 사람이, 눈이 내리는 걸 처음 보는 듯,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살을 에는 듯한 싸한 기운이 느껴졌었다.그가 도예나한테 이렇게 강한 호감을 갖게 되었으니, 강세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강세윤은 순수해서 도예나의 함정에 무조건 걸릴 것이다.그는 반드시 강세윤이 빠져드는 사이에, 그 여자의 진짜 모습을 드러나게 해야 한다.……도예나는 하루 종일 바빴고, 시간이 되면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다.오늘은 차가 막히지 않아, 5분 빨리 유치원에 도착했다.그녀는 운전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상한 사람이 유치원 입구에 있는 큰 나무 뒤에, 숨어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몇 초
바로 그때 유치원 종소리가 울렸다.수업이 끝났다.네다섯 살 난 아이들이 즐겁게 유치원에서 뛰어나왔다.도설혜는 손가락을 들어 쓴웃음을 지었다.“언니 딸 나왔어요, 언니 어렸을 때랑 똑같이 생겼네요.”그녀의 말투는, 마치 수아를 많이 본 것 같았다.“4년 전 내 두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항상 마음 깊숙이 담아두고 있어, 언젠가 너도 피눈물 흘리는 날이 올 거야.”도예나는 도설혜의 멱살을 잡았다.“만약 네가 감히 다시 내 딸한테 손대는 순간, 나는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그녀의 눈은, 원한이 너무 깊어서, 마치 큰불이 끝없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도설혜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애써 침착해하며, 말했다.“제가 언니의 친여동생이고, 언니 아이의 친이모인데, 어떻게 손을 댈 수 있겠어요?”그녀는 도예나의 손을 뿌리치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차갑게 말했다.“이번엔 서로 소개해 주는 자리가 아니니까, 너한테 내 딸을 보여줄 필요는 없겠지. 잘 가!”그녀는 말을 마친 후, 돌아서서 가버렸다.그녀가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단 하나, 도예나가 정말 딸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였다.이 일이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으니, 더 이상 여기 더 있을 필요가 없었다.도설혜는 차를 몰고 바로 떠났다.만약 그녀가 30초만 더 늦게 도착했다면, 나는 듯이 달려오는 도제훈을 보았을을 것이다.그리고 이 아이도, 도예나한테 엄마라고 부르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또, 도제훈과 강세훈의 생김새가 7,80% 정도 비슷하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엄마, 무슨 일이에요?”도제훈은 초조한 표정으로, 도예나를 바라보며 물었다.만약 방금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면, 그는 벌써 달려들어 엄마를 보호했을 것이다.도예나는 부드럽게 웃었다.“엄마 친구 만나서 대화 한 거야. 괜찮아, 우리 집에 가자.”도제훈은 머뭇거리다 물었다.“엄마, 방금 그 사람이 도설혜죠?”도예나는 말을 아꼈다.훈이는 어려서부터 눈치도 빠르고 똑똑해서,
그러나 수아의 얼굴이 멍청한 표정으로, 눈에는 아무런 기색도 없는 것을 발견했다.방금 그 ‘아빠’소리는, 마치 그가 공연한 환청을 들은 것 같았다.‘수아는 엄마도 불러본 적 없는데, 어떻게 아빠를…….’그가 잘못 들은 것일 거야…….저녁을 먹고 도예나는 수아를 씻기고, 재웠다.훈이는 세 살 때 철이 든 후, 이런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고, 그녀는 수아가 잠들고 나서야, 서재로 돌아가 계속 일을 했다.그녀의 사무실은 아직 준비 단계에 있지만, 이미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는 서 씨 그룹의 스마트 제품의 일상적인 유지 보수와 후속 업데이트이고, 다른 하나는 A-F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 편집이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채용에 관한 건 그녀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보아하니 사촌오빠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이 바쁜 일들을 처리하느라, 자정이 다 되었다.도예나는 기지개를 켜고 세수하러 가려는데.“아아아아!”갑자기 수아의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도예나가 옆방 문을 세게 열자, 수아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침대에서 뒹구는 것을 보았다.“수아야, 너 왜 그래? 엄마 여기 있어…….”그녀는 수아에게 달려가 품에 안았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수아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 방울에 연신 입을 맞추었고, 10여 분이 지나서야 수아가 마침내 진정됐다.“엄마, 수아가 또 악몽을 꿨어요?”도제훈은 방 입구에 서 있는데, 얼굴은 대부분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도예나는 수아에게 이불을 덮히고 방을 나서면서“수아가 1년 넘게 악몽을 안 꿨는데, 오늘 유치원에서 무슨 일 있었니?”2년 전 수아가 막 두 살이 되었을 때, 그녀가 가장 바쁠 때였다.그래서 그녀는 두 아이를 보육원에 보냈는데, 그 보육원 선생이 전문 지식이 없을 줄 누가 알았겠나…….수아는 보육원에 간 지 불과 3일 만에, 반년 동안 계속 악몽을 꾸었다.다행히도 그녀는 제때 수아를 데리러 왔고, 만약 더 늦었더라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
차들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도제훈은 초조하게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분홍색 치마를 입은 소녀를 보았다.“수아다!”그는 쏜살같이 그쪽으로 돌진했다.뜻밖에도, 스포츠카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그의 앞을 지나갔다.차가 떠나자 수아의 그림자도 사라졌다.도제훈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오늘 아침에 유치원에 오자마자, 그는 여동생이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는 여동생을 끌고 한참 동안 말을 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나중에, 그가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나왔을 때, 여동생은 보이지 않았다.‘엄마는 분명 수아가 유치원에서 없어진 걸 알면 미쳐버릴 거야.’그는 반드시 엄마가 알기 전에 여동생을 되찾아야 했다!도제훈은 심호흡을 하면서 계속 길가를 걸었고 가게마다 들어가 물어봤다…….그때 수아는 버스에 올라탔다.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를 따라 차에 탔고, 그 여자의 옆에 앉았는데, 남자아이가 계속 몰래 그녀를 보았다.그녀는 한눈도 팔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예쁜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차에 탄 승객들이 몇 번이나 오르내린 뒤에, 수아는 마침내 한 정거장에서 내렸다.그녀가 혼자 내려가자, 차 안의 승객이 소리쳤다.“저기요, 당신 딸이 혼자 내려갔어요. 빨리 쫓아가세요!”아이를 안은 여자는 매우 놀랐다.“쟤는 내 애가 아니에요!”그녀는 방금까지도 이상했다.‘이렇게 예쁜 애 옆에, 어떻게 어른이 없을 수가 있나?’“네? 당신 애 아니라구요? 그럼, 누구 집 애야? 저렇게 예쁜 여자애가 혼자 돌아다니다니, 어떻게 어른도 없을 수가 있어요?”“겨우 세 살 남짓 되어 보이는데, 혼자 버스를 타고 대단하네!”“꼬마가 울지도 보채지도 않고, 정말 혼자 나왔을지도 모르겠네.”“그 꼬마 아가씨가 꽤 똑똑하네……!”차 안의 승객들이 수군대는 중에, 차는 천천히 멀어져 갔다.도수아는 길거리에 서서 주위를 살핀 후, 10분 정도 걸어다가 큰 건물 입구에 멈췄다.그곳은 성남시의 랜드마크인 강 씨 그룹의 건물이다.건
“여 팀장님, 무슨 일이에요?”정 비서는 아래층에서 일을 보다가, 위풍당당하던 경비 팀장이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우스꽝스러웠다.여 팀장은 코를 더듬었다.“어떤 여자애가 쳐들어와서, 책상 밑으로 들어갔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정 비서는 책상 아래를 힐끗 훑어보았는데, 식탁보가 경비팀장 때문에 접어져서, 그 각도에서도 소녀의 부릅뜬 눈을 볼 수 있었다.그 두 눈에는 경계심과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했다.비록 책상 아래는 어두컴컴했지만, 여전히 희고 보드라운 소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정 비서는 어린 소녀를 보고 마음이 풀려서, 입을 열었다.“아직 서너 살 밖에 안돼 보이는데, 부모가 분명 근처에 있을 거예요, 괜히 애를 겁주지 말고, 휴게실로 데리고 가서 학부모를 기다려 보세요.”경비 팀장은 대답하고 엎드려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 소녀를 안았다.도수아는, 뻗은 손을 보고는 놀라서, 두 눈 가득 두려운 눈빛으로, 책상 다리를 놓고 도망쳤다.“아이, 뛰지 마!”경비 팀장이 책상 밑으로 들어갔을 때, 도수아의 모습은 이미 로비에서 사라졌다.정 비서는 힐끗 보고, 서류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는 매일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이런 애가 그의 관심을 많이 끌 수는 없었다.그가 서류를 가지고, 대표실에 들어가 업무를 보고하려던 참에, 강현석이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또 몰래 나갔어?”“몇 명 더 보내서 찾아…….”정 비서는 듣자마자, 도련님이 또 뛰쳐나갔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강현석이 전화를 끊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가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다.이것은, 곧 태풍이 들이닥칠 것 같은 징조였다.정 비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가 보고하려던 업무 내용은 좋은 소식이 아니니, 잠시 후 보고가 시작되면 틀림없이 강 대표한테 혼날 것이다.설령 강 대표가 욕을 안 해도, 그의 몸에서 발산하는 한기만으로도 견디기에 충분했다.그는 침을 삼키며, 무미건조하게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너무 걱정하실 필
도수아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앞에 있는 강현석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꼭 예쁘게 빚어놓은 인형처럼 생겼다.다만, 이 인형은 지금 좀 난처하다.그녀는 두 시간 동안 화단에 숨어있었는데, 치마가 찢어지고 얼굴과 손에 흙이 가득 묻었다.분홍색 치마는 황토색으로 변했고, 보송보송한 머리카락에는 썩은 나뭇잎이 여러 개 붙어있었다.그녀는 두 눈만 물로 씻은 것처럼 깨끗했다.경비원은 싫은 티를 내며 그녀를 들고 있었다.이렇게 더러운 아이가 감히 강 대표님에게 안기다니.만약 아이의 부모가 여기에 있었으면, 아마 그 집안은 망할 것이다!“던져버려!”정 비서는 차마 시키지 못했다.‘이렇게 예쁜 애기를 내던지다니 정말 잔인하네.’그러나 그는 강 대표가 심각한 결벽증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만약 아이가 계속 여기에 머무르다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다.강 대표는 자기 아들한테도 손을 댈 수 있는데, 이 더러운 소녀는 말할 것도 없고…….정비서는 경비원에게 눈짓하며 빨리 소녀를 데리고 가라고 했다.그런데,“잠깐.”강현석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렸다.경비원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는 동정하듯 손에 든 아이를 한 번 보았다.이 아이는 매우 귀엽게 생겼지만, 강 대표에게 덮치다니, 이것은 죽음을 초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경비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물었다.“강 대표님,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대표님, 공장에 시찰하러 가야 합니다.”정비 서는 얼른 화제를 돌리면서 말을 이었다.“일단 먼저 타세요. 시간을 더 지체하면 늦을 거예요.”강현석은 차갑게 발을 들어 올렸다.“내가 시찰을 갈 수 있을 것 같아?”그의 바짓가랑이에는 두 개의 손바닥 자국이 있고, 고급스러운 맞춤 양복바지에는 노란 진흙이 잔뜩 찍혀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는 시커먼 눈동자를 치켜들고 갑자기 도수아에게 손을 내밀었다.경비원은 놀라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대표님께서 이 아이를 직접 처리하려고?’이 아이는 겨우 세 살이 넘었고, 아
강현석은 도수아를 안고 돌아서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두 시간 전에 정 비서는 그에게 한 여자애가 뛰어 들어왔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그가 일찍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면 수아는 그렇게 놀라지 않았을 거다…….이렇게 예쁜 아이가 거지 차림으로 되었다니…….입구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다.“정 비서님, 어떻게 된 거예요?”경비원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대표님이 애를 안고 갔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죠?”정 비서는 방금 강현석이 말을 되새기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을 거예요. 입구를 좀 더 신경을 써 주세요. 딸을 잃어버린 부모가 찾아올지도 모르니까.”경비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갔다.정 비서가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방금 그 소녀의 눈은 강 대표님이랑 좀 닮았다고 느꼈다.만약 이 소녀의 정체를 모른다면, 그는 강씨 집안의 아가씨인 줄 착각했을 거다…….이때 강현석은 도수아를 안고 올라갔다.“여기 어떻게 왔어?”그는 도수아를 쳐다보며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했다.도수아는 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강현석은 약간 답답해하며 눈썹을 찡그렸다.도예나의 딸이 말을 못 한다는 걸 왜 잊었을까…….그가 손을 들어 도수아의 지저분한 외투를 벗기자, 아이의 퉁퉁한 배가 드러났다.솔직히 강현석은 두 아들에 옷을 벗겨준 적이 없었다.그는 성인이 된 남자라, 어린 소녀를 목욕시켜서는 안 되는데…….눈썹을 찡그리며 포기하고 입을 연 강현석.“당 비서, 들어와.”당 비서는 대표실에서 유일한 여비서이고, 강현석은 여자가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녀는 비서부에서는 존재감이 낮다.강현석이 직접 그녀의 이름을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탕 비서는 하이힐을 신고 들어와서 소파에 지저분하게 서 있는 소녀를 한눈에 보았다.소파가 베이지색이었는데 황토색으로 변했다.당 비서는 시선을 거두고 공손하게 말했다.“대표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먼저 이 아이를 목욕시켜 주세요.”강현석은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