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매번 1분밖에 버티지 못했다. 30대 혈기 왕성한 여성으로서 밤이 깊어질수록 삶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차를 수리하러 갔을 때, 우연히 건장한 체격의 거친 정비공을 만났게 되었다. 작업복 아래 완벽한 근육들을 보며 나는 내면의 갈망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비공에 대한 뜨거운 감정은 나를 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찰나의 틈에, 이성이 깜빡였다. 나는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를 밀어냈다. 그러나 남편은 이미 임신한 이웃집 여자랑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럼 차라리 나도...
View More나는 본능적으로 그 반지를 받아들이고 싶었다.하지만 그 순간 이성이 깜빡였다. ‘그날 정비소에서 봤던 여자랑 십여 년이나 만났잖아.’만약 지금 그의 반지를 받는다면 제3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미쳐버린 유민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이성과 도덕이 나를 잡고 있었다.“재민 씨, 미안해요. 받아줄 수 없어요.”“약혼녀 자리는 재민 씨와 십여 년 만난 여자한테 주는 게 맞아요. 어쩌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에요.”“그리고 난 그저 이혼하고 나이 든 여자일 뿐이죠. 우린 불가능해요.”그러나 임재민은 되레 웃으며 말했다.“그날 다 봤구나?”임재민은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누나, 오해했어요. 전 그날 한수진한테 더 이상 집착하지 말라고 거절했을 뿐이에요.”“우리 가문과 한수진 가문은 오랜 친구예요. 양가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계속 맺어주고 싶어 했죠.”“금방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부모님께서 한수진과 결혼하라고 하신 걸 제가 거절했더니 카드를 끊어버린 거예요.”“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문의 하청 정비소에서 잡일을 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대학에서 스마트 자동차 운영과 개발을 전공했다 보니 정비소에서 일하는 것도 일종의 실습이었죠.”“그러다 누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후로 잊을 수 없게 되었어요.”임재민은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누나가 찾아온 날 전 한수진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어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에 따란 선택도 할 거라고.”“그럼 지금 솔로라는 거네요?”“누나 생각엔?”임재민은 마치 발정 난 짐승처럼 나를 소파에 눕힌 채 내 몸을 이리저리 더듬었다.나는 그의 다급함을 견디지 못해 한 번 또 한 번 그에게 몸을 내어주었다.뜨거운 첫날 밤을 보내고 나는 시큰거리는 허리를 잡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재민에게 물었다.“네 부모님께서 이혼한 여자를 받아줄 수 있을까?”임재민은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뭐가 걱정이야? 내가 누나를 선택했다는 건 누나를 지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거야. 절대 누나가 상처
이후 일이 너무 커지면서 수습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강지섭 때문에 아이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원래 남자 친구한테도 버림받았다.지금의 유민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자 친구도 잃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며 살고 있었다.그녀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정신건강에 문제까지 생겼다.이제 혼자서는 더 이상 생활이 불가능해져 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와 그녀를 데리고 다시 본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이게 바로 인과응보인가.지난번 임재민과 같이 있던 여자를 목격한 이후로 나는 정비소에 다시 가지 않았다.가끔 몸이 허전하고 외로울 때면 밤마다 작은 도구를 사용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강렬한 남성 호르몬을 풍기며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그의 조각 같은 얼굴이었다.3개월 후.밖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검은 볼캡과 마스크를 쓴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내 입을 틀어막았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익숙한 냄새가 서서히 풍겨왔다.고개를 돌려보니 임재민이었다.“차 수리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여긴 어쩐 일이야...”“오늘은 차가 아니라 누나를 고치려고.”이상하게도 임재민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그는 기름때가 가득한 작업복이 아닌 이번 시즌 럭셔리 브랜드 신상을 입은 채 손목에는 짝퉁 파텍 필립 시계를 차고 있었다.‘아무리 오랜만에 본다고 해도 이렇게 허세를 부릴 필요는 없을 텐데.’나는 손을 뻗어 그의 프라다 선글라스를 벗겼다.“재민 씨, 사람은 실속 있게 살아야지.”“게다가 정비공이 뭐가 어때? 자기 능력으로 돈 버는 건 모두 떳떳한 직업이야. 근데 굳이 짝퉁을 입고 다니는 건 좀...”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내 입을 막아버렸다.“누나, 그럼 다시 볼래? 이게 정말 짝퉁인지 말이야.”갑자기 돌변하여 나를 감쳐물 듯 빨아올리자 나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엘리베이터가 층수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임재민은 나보다 먼저 내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환하게 비추
차를 몰고 다시 정비소로 돌아갔을 때 임재민은 가게에 없었다.‘2층에서 쉬고 있나?’나는 조심스럽게 2층으로 올라가 그를 놀하게 해 주려고 했다.그러나 방 안에는 임재민 말고 다른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샤넬 신상을 입은 채 풍만한 가슴을 임재민에게 바짝 붙였다.임재민은 그녀를 거부하지도 받아주지도 않았다.‘방이 그렇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던 것도 여자 친구가 때문이네. 그럼 임재민은 왜 나를 건드린 거지?’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낮게 애원하는 임재민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수진아, 제발 조금만 시간을 줘.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할게.”“도대체 시간을 얼마나 더 줘야 하는데? 10년이나 지났어. 그것도 부족해?”“그럼 내 10년은 누가 책임져 줄 건데?”‘뭐? 임재민이 눈앞에 여자랑 10년이나 만났다고?’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난 왜 자꾸 쓰레기들만 꼬이는 걸까? 왜 만나는 남자마다 이런 놈이지?’이런저런 생각이 몰려오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서둘러 그곳에서 도망쳤다.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되었다.커튼을 치고 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맞은편 건물에서 강지섭을 보았다.재미난 꼴을 보기 위해 나는 예전에 여행할 때 샀던 망원경까지 꺼내 들었다.자리를 잡고 망원경을 설치하자 맞은편 건물에서도 드라마가 시작되었다.“유민지, 너 정말 최악이다. 네 배 속의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거지? 그럼 지금껏 왜 날 속인 거야?”강지섭이 이혼하면서 빈털터리가 되자 유민지도 더 이상 그에게서 얻을 것이 없었는지 그제야 본색을 드러냈다.“이제야 알았니? 3초짜리 토끼랑 잠자리를 해봤자 바늘에 찔린 것보다도 못한 느낌인데, 너랑 어떻게 애를 가질 수 있겠어?”자신이 사랑했던 여자한테 극도로 모욕을 당하자 강지섭은 심하게 상처를 받았다.“유민지, 네 배 속의 애가 누구 건지 당장 말해. 가서 죽여버릴 거야!”유민지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화가 치밀어오른 강지섭은 그녀를 바닥에 눕히더니 무자비하
“당신, 당신 누구야? 어떻게 그 영상을 갖고 있는 거야?”임재민은 순진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은 도발적이었다.“얼마 전에 윤아 씨가 우리 가게에서 정비를 의뢰했거든요. 운전 기록 장치 메모리가 꽉 차 있길래 제가 친절하게 조정해 드렸어요.”“영상은 윤아 씨의 요청으로 백업해 둔 것뿐이에요. 혹시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요.”“마침 오늘 이렇게 사용하게 되었네요?”“그러게요, 재민 씨 덕분에 임산부랑 하는 것도 감상할 수 있었네요.”나는 즉시 임재민에게 맞장구를 치며 감사의 의미로 윙크를 날렸다.“강지섭, 이제 영상 속 인물이 네가 맞는지 증명할 필요는 없겠지?”“정말 뻔뻔하다 못해 역겹네. 내 차를 몰고 야외에서 그딴 짓을 하다니.”나는 강지섭을 향해 냉소를 지었다.“그럼 이 멍청한 정비공은 아무 잘못도 없어?”“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건 범죄가 아니야?”강지섭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애썼지만 임재민은 냉소를 흘리며 대답했다.“저기요, 죄송한데요. 운전 기록 장치를 확인하는 건 정비공의 직무입니다.”“그리고 제 고객님께서 직접 요청한 사항이기도 하고요.”판사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자 강지섭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채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심지어 법정에서 나한테 손찌검을 하려 했다.그러나 그는 임재민이 유도를 한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단숨에 임재민에게 제압당했다.결국 강지섭은 법정에서 소란을 피운 죄까지 합해서 완패했고 빈털터리로 쫓겨났다. 강지섭과 이혼 서류에 서명하는 순간 나는 마치 새 삶을 얻은 기분이었다.그는 집에서 짐을 옮겨간 후에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막말을 뱉었다.“권윤아, 네가 이겼다 쳐. 그런데 그게 뭐?”“적어도 나한텐 민지 씨가 있어. 그리고 우리한텐 귀여운 아이도 있는데 넌 어쩌냐? 아이도 못 낳는 게 권씨 집안이 절멸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지.”강지섭은 아직 유민지가 바람피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전에 진실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건 이혼을 후회하며
“게다가 나 지금 돈도 없어. 2억이면 너랑 갈게.”“2억?”임재민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를 놓아주었다.그의 손가락이 빠져나오며 퍽하는 소리가 났다.일개 자동차 정비공이 어디서 2억 원을 구할 수 있겠는가?사실 나는 임재민이 그만 포기하고 이 복잡한 문제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나는 강지섭과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결혼 전에 부모님께서 사주신 집과 차를 되찾고 그를 빈털터리로 쫓아내 버릴 작정이었다.그러나 강지섭과 이혼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그는 먼저 변호사를 통해 이혼 합의서를 보내왔다.합의서에는 재산과 집을 반으로 나누고 차는 그의 명의로 귀속된다고 적혀 있었다.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지금 살고 있는 집과 타고 다니는 차 모두 결혼 전 우리 부모님께서 해주신 것인데 무슨 자격으로 가져갈 생각을 하는 거지?합의서에 사인하지 않자 강지섭은 나를 법정에 고소했다. 이미 부부 관계가 파탄 났고 내가 아이를 낳지 못했기에 아내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불륜에 대해선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다행히 나는 미리 준비 해 둔게 있었다.나는 강지섭과 유민지가 불륜을 저지르는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판사님, 저는 강지섭의 불륜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강지섭은 유책배우자로 빈털터리로 쫓겨날 수 있나요?”강지섭은 일도 놀라지 않은 채 되레 나에게 반문했다.“권윤아, 당신이 찍은 사진과 영상 속 사람이 나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뭐, 스폰지밥 팬티로 증명할 건가?”강지섭 가족들은 다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증거가 없다면 그건 허위 사실에 불과할 뿐이야. 만약 내가 바로 영상 속 남자라고 증명할 수만 있다면 빈손으로 나가주지. 심지어 너한테 보상도 해줄 수 있어.”“하지만 네가 그걸 증명하지 못하면 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거야. 그럼 넌 끝장이야!"나는 강지섭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나한테는 이 영상과 사진 외에는 강지섭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다른 증거
“말해도 질투하지 마. 민지 씨랑 단번에 가졌거든, 게다가 아들이야. 아들을 갖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강지섭과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그한테 병원에 가서 정자를 냉동하고 시험관 아기를 만들어 보자고 부탁하기도 했다.혼자 병원에 가서 배란 촉진제를 수없이 맞았고 허리에는 주삿바늘 자국으로 가득했다. 주사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한 달 동안 10kg이나 빠지기도 했다. 그러자 강지섭은 나를 보고 역겹다며 욕설을 퍼부었다.강지섭과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식단을 조절하고 병원에서 처방한 약과 강지섭 어머니께서 억지로 주신 민간요법 약을 꼬박꼬박 먹었다.아이를 갖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동안 강지섭은 밖에서 마음대로 욕정을 풀었다.그리고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도록 아이가 없는 이유는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강지섭한테 문제가 있어서였다. 그는 희소정자증이었다.나는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검사 결과를 숨기고 내 문제라고 거짓말했다.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하길 강지섭의 정자 상태로는 임신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게다가 그는 날마다 밤새우고,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각종 회식 자리에 드나들었다. 어쩌면 정자의 질이 전보다 훨씬 저하되었을 수도 있다.유민지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절대 강지섭의 아이일 리가 없었다.다만 지금은 진실을 말할 타이밍이 아니었다.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지섭이 되레 뒤통수를 맞다니.“누나, 지금 집에 계세요? 정비공 임재민이에요.”나는 문을 열었다.임재민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그더니 나를 벽에 밀쳤다.“내가 찾아오지 않으면 누나는 차도, 그리고 나도 다 잊고 있었던 거 아니야?”강지섭의 바람을 목격한 뒤로 나는 이혼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채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죄, 죄송해요, 재민 씨. 제가 깜빡했네요. 얼마죠? 지금 바로 이체해 드릴게요.”하지만 임재민은 나를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누나, 알잖아.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었고 임재민을 거절했다.나한테는 아직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다.강지섭을 떠올리며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마침내 이 혼란스러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차를 수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서 임재민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차 열쇠를 정비소에 맡기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했을 때 강지섭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막 요리를 하려던 참에 거실 통유리창을 통해 맞은편 집에서 얼굴이 붉어질 만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자극을 원했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커튼을 닫는 것을 잊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긴 머리 여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의자에 누워 허리를 돌리고 있었다.야채를 다 씻고 나니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야릇한 장면에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더 충격적인 건 여자의 배가 살짝 불룩해 있었고 임신한 지 최소 다섯 달은 되어 보였다. ‘자극적인 걸 추구하네.’그런데 왜인지 갑자기 강지섭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여보도 임신했으면 좋겠다. 임산부랑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밑이 더 조이지 않을까 싶어서..."더 소름 돋았던 건 맞은편 집 남자가 입고 있는 스폰지밥 팬티였다. 강지섭도 똑같은 팬티가 있었는데 내가 사준 것이었다.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며 왠지 모를 불안감이 몰려왔다.나는 서둘러 강지섭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지섭은 첫 번째 전화를 받지 않았고 다시 걸었을 때야 드디어 받았다.“여보, 뭔 일 있어? 저녁에 급한 회의가 있어서 8시 이후에나 도착할 것 같아. 먼저 밥해놓고 기다려."순간 내 마음은 찬물로 뒤집어쓴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어붙었다.방금 맞은편 남자도 같은 시각에 전화를 받았다.나는 계속해서 강지섭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맞은편 남자는 핸드폰을 내려다보더니 무언가 클릭하고는 곧바로 핸드폰을 소파에 던졌다.내가 다시 강지섭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전원이 꺼져있었다.그 순간,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해졌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당장 맞은편으로 가서 현장을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가라앉히기 위해 임재민이 아직 나오지 않은 틈을 타서 나는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하지만 아직 후크를 채우기도 전에 그가 욕실에서 나와버렸다. 게다가 반투명한 사각팬티 하나만 걸친 채 그의 물건은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아까 내가 건네줬던 팬티였다. 나는 그곳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누나, 이런 스타일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 임재민은 피식 웃으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아, 아니. 그냥 침대에 있는 걸 아무거나 준 거예요...” 나는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있는 걸 건넸을 뿐 딴생각은 없었다고 애써 해명했다.“누나, 저 약 발라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임재민은 다리를 벌린 채 여유롭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치 씻고 나온 뒤 사랑을 나누길 기다리는 듯한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연고를 집어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조금 아플 수 있어요, 참아봐요.” 나는 허리를 굽혀 작은 스푼으로 하얀 연고를 떠서 그의 붉어진 팔에 부드럽게 발랐다.“좋은 냄새 나요.”“좋은 냄새?” 연고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봤지만 특별한 향은 나지 않았다.“누나 말이야.” 이때서야 나는 임재민의 눈빛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의 눈빛은 마치 발정 난 짐승처럼 거침없이 나를 짓이기려는 욕망이 서려 있었다.게다가 나는 미처 브래지어 후크를 채우지 못했다. 몸을 숙인 탓인지 임재민의 뜨거운 눈빛이 나를 잔뜩 달아오르게 했다.나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서둘러 후크를 채우려 했지만 긴장할수록 실수만 나고 도저히 채울 수가 없었다.순간, 임재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어깨를 잡더니 머리를 목덜미에 묻은 채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누나, 내가 도와줄까?” 그는 손을 천천히 내 옷 안으로 집어넣었다.“채, 채웠어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손은 여기저기 더듬고 있었다.차가운 손끝이 갈비뼈를 살며시 스치며 내 허리를 천천히 어루만졌다.“누나, 피부 너무 부드럽네.” 나는 입술을 깨
강지섭은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돌아왔다. 근데 할 때마다 고작 1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나버리곤 했다.나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으면서도 매번 그의 기분을 살피며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신음 소리를 흘리며 오르가슴을 느낀 척 연기해야 했다.차 보닛을 열어두고 정비공은 점검 도구를 가지러 안으로 들어갔다.지루함에 빠져 있던 나는 엔진 옆에 있는 하얀색 물탱크에서 김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열을 식히기 위해 뚜껑을 살짝 들어 올렸다.“조심하세요!”그 순간, 검은 그림자가 눈 깜짝할 새에 달려오더니 나를 덮쳐버렸다.물탱크에서 뜨거운 증기가 거의 1분 동안이나 뿜어져 나왔다.갑작스러운 사고에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정비공이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나를 보호하려고 그의 팔에는 뜨거운 냉각수가 그대로 튀었다.빨갛게 부어오른 채 피부가 벗겨진 그의 팔을 보며 나는 울먹이며 사과했다.“정말 죄송해요. 그저 뚜껑에서 김이 계속 올라오길래...”하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 정도쯤이야 뭐 가벼운 부상이죠. 괜찮아요.”“근데 누나가 약 좀 발라주셔야겠네요.”그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보기에 20대 초반쯤 되는 것 같았고 누나라고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얼굴이었다.나는 그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눈앞에는 깔끔하게 정돈된 방이 펼쳐졌고 공기 중엔 머스크 향이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깔끔해 보이는 이미지에 순간 호감이 짙어졌다.그러나 내가 눈치채기도 전에 그는 문을 살짝 잠가버렸다.“누나, 팔을 다쳐서 혼자 씻기 힘든데, 도와줄래요?”정비공은 가까이 다가오더니 나를 침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뜨거운 숨결이 내 얼굴에 닿자 나는 움찔했다.“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움켜잡은 채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생겼다.정말 샤워하는 걸 도와달라고 하는 걸까? 그의 건장한 체격을 보니 내가 싱글이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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