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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이후 일이 너무 커지면서 수습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강지섭 때문에 아이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원래 남자 친구한테도 버림받았다.

지금의 유민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자 친구도 잃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며 살고 있었다.

그녀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정신건강에 문제까지 생겼다.

이제 혼자서는 더 이상 생활이 불가능해져 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와 그녀를 데리고 다시 본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인과응보인가.

지난번 임재민과 같이 있던 여자를 목격한 이후로 나는 정비소에 다시 가지 않았다.

가끔 몸이 허전하고 외로울 때면 밤마다 작은 도구를 사용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강렬한 남성 호르몬을 풍기며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그의 조각 같은 얼굴이었다.

3개월 후.

밖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검은 볼캡과 마스크를 쓴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내 입을 틀어막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익숙한 냄새가 서서히 풍겨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임재민이었다.

“차 수리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여긴 어쩐 일이야...”

“오늘은 차가 아니라 누나를 고치려고.”

이상하게도 임재민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는 기름때가 가득한 작업복이 아닌 이번 시즌 럭셔리 브랜드 신상을 입은 채 손목에는 짝퉁 파텍 필립 시계를 차고 있었다.

‘아무리 오랜만에 본다고 해도 이렇게 허세를 부릴 필요는 없을 텐데.’

나는 손을 뻗어 그의 프라다 선글라스를 벗겼다.

“재민 씨, 사람은 실속 있게 살아야지.”

“게다가 정비공이 뭐가 어때? 자기 능력으로 돈 버는 건 모두 떳떳한 직업이야. 근데 굳이 짝퉁을 입고 다니는 건 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내 입을 막아버렸다.

“누나, 그럼 다시 볼래? 이게 정말 짝퉁인지 말이야.”

갑자기 돌변하여 나를 감쳐물 듯 빨아올리자 나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층수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임재민은 나보다 먼저 내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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