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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나는 본능적으로 그 반지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이성이 깜빡였다.

‘그날 정비소에서 봤던 여자랑 십여 년이나 만났잖아.’

만약 지금 그의 반지를 받는다면 제3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미쳐버린 유민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성과 도덕이 나를 잡고 있었다.

“재민 씨, 미안해요. 받아줄 수 없어요.”

“약혼녀 자리는 재민 씨와 십여 년 만난 여자한테 주는 게 맞아요. 어쩌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에요.”

“그리고 난 그저 이혼하고 나이 든 여자일 뿐이죠. 우린 불가능해요.”

그러나 임재민은 되레 웃으며 말했다.

“그날 다 봤구나?”

임재민은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누나, 오해했어요. 전 그날 한수진한테 더 이상 집착하지 말라고 거절했을 뿐이에요.”

“우리 가문과 한수진 가문은 오랜 친구예요. 양가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계속 맺어주고 싶어 했죠.”

“금방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부모님께서 한수진과 결혼하라고 하신 걸 제가 거절했더니 카드를 끊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문의 하청 정비소에서 잡일을 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대학에서 스마트 자동차 운영과 개발을 전공했다 보니 정비소에서 일하는 것도 일종의 실습이었죠.”

“그러다 누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후로 잊을 수 없게 되었어요.”

임재민은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누나가 찾아온 날 전 한수진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어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에 따란 선택도 할 거라고.”

“그럼 지금 솔로라는 거네요?”

“누나 생각엔?”

임재민은 마치 발정 난 짐승처럼 나를 소파에 눕힌 채 내 몸을 이리저리 더듬었다.

나는 그의 다급함을 견디지 못해 한 번 또 한 번 그에게 몸을 내어주었다.

뜨거운 첫날 밤을 보내고 나는 시큰거리는 허리를 잡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재민에게 물었다.

“네 부모님께서 이혼한 여자를 받아줄 수 있을까?”

임재민은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뭐가 걱정이야? 내가 누나를 선택했다는 건 누나를 지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거야. 절대 누나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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