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도 질투하지 마. 민지 씨랑 단번에 가졌거든, 게다가 아들이야. 아들을 갖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강지섭과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그한테 병원에 가서 정자를 냉동하고 시험관 아기를 만들어 보자고 부탁하기도 했다.혼자 병원에 가서 배란 촉진제를 수없이 맞았고 허리에는 주삿바늘 자국으로 가득했다. 주사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한 달 동안 10kg이나 빠지기도 했다. 그러자 강지섭은 나를 보고 역겹다며 욕설을 퍼부었다.강지섭과 아이를 갖기 위해 나는 식단을 조절하고 병원에서 처방한 약과 강지섭 어머니께서 억지로 주신 민간요법 약을 꼬박꼬박 먹었다.아이를 갖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동안 강지섭은 밖에서 마음대로 욕정을 풀었다.그리고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도록 아이가 없는 이유는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강지섭한테 문제가 있어서였다. 그는 희소정자증이었다.나는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검사 결과를 숨기고 내 문제라고 거짓말했다.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하길 강지섭의 정자 상태로는 임신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게다가 그는 날마다 밤새우고,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각종 회식 자리에 드나들었다. 어쩌면 정자의 질이 전보다 훨씬 저하되었을 수도 있다.유민지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절대 강지섭의 아이일 리가 없었다.다만 지금은 진실을 말할 타이밍이 아니었다.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지섭이 되레 뒤통수를 맞다니.“누나, 지금 집에 계세요? 정비공 임재민이에요.”나는 문을 열었다.임재민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그더니 나를 벽에 밀쳤다.“내가 찾아오지 않으면 누나는 차도, 그리고 나도 다 잊고 있었던 거 아니야?”강지섭의 바람을 목격한 뒤로 나는 이혼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채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죄, 죄송해요, 재민 씨. 제가 깜빡했네요. 얼마죠? 지금 바로 이체해 드릴게요.”하지만 임재민은 나를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누나,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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