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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강하리는 짧게 대답하며 나지막이 몇 마디를 덧붙인 뒤 전화를 끊었다.

구승훈은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문을 두드리며 들어온 구승재의 표정이 다소 어둡자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비행기표 예약했어?”

구승재가 짧게 대답한 뒤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

“형, 이거 송유라가 보낸 거야.”

구승훈의 눈썹이 사납게 찡그려졌다.

“뭔데?”

구승재가 물건을 건넸고 그걸 받은 구승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분홍색 크리스털 목걸이였다.

뒷면에 자신의 이니셜이 새겨진 분홍색 리시안셔스.

구승재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렇게 매정하게 굴 거면 다시는 자기 죽든 말든 신경 쓰지 말래. 방금 그쪽 간병인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손목을 또 그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 구승훈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고 구승재도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형, 어차피 강하리 씨랑 결혼할 거면 송유라 쪽은 빨리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안 그러면 일 터지는 건 시간 문제야. 송유라가 툭하면 난동을 부리는데 강하리 씨가 아무리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기분 안 좋을 거야.”

구승훈은 미간을 꾹 누르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

“이제 처리할 때도 됐지. 일단 Y국으로 가자.”

번뜩 꿈에서 깨어난 강하리가 눈을 떴을 땐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정부는 서둘러 그녀를 품에 안고 살며시 토닥였다.

“하리 씨, 악몽 꿨어요? 꿈꾸면서 계속 울고 있었어요.”

강하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뒤 멍한 표정으로 가정부를 바라보다가 방금 꾼 꿈에서 조금 벗어났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 건 꽤 오랜만인데 오늘 그 꿈이 다시 찾아왔다.

절망과 질식이 그녀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물 마시고 숨 좀 돌려요.”

가정부가 물 한 잔을 건넸고 강하리는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지금 몇 시죠?”

“벌써 9시 넘었어요.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내가 만들어 줄게요.”

강하리는 무의식적으로 구승훈이 이미 비행기에서 내렸을 거라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내 구승훈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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