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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흠뻑 젖은 채 들어오는 그녀를 본 손연지의 얼굴이 확 변했다.

“왜 이렇게 흠뻑 젖었어?”

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지친 듯 다가와 손연지의 어깨에 기댔다.

손연지는 가슴이 너무 아파서 강하리를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일단 따뜻한 물로 목욕해. 내가 핫초코 한 잔 만들어 줄게.”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마워.”

손연지가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강하리는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욕조에 기대어 이미 잠든 듯 보였지만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손연지의 심장을 관통하며 눈가가 붉게 물들어갔다.

이미 눈을 뜬 강하리가 그녀의 손에서 핫초코를 건네받으며 말했다.

“잘 먹을게.”

손연지는 당황했다. 그녀의 손에 끼고 있던 반지가 사라졌다.

“하리야, 너랑 구승훈...”

“헤어졌어.”

그녀는 가슴이 아프지도 않다는 듯 놀라울 정도로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살짝 떨리는 입꼬리는 여전히 그녀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눈 주위가 다시 빨갛게 물들었고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 고개를 숙였다.

“구승훈은 동의했어?”

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

“이틀 진정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더라.”

“그럼 이틀 동안 쉬어. 마음 정리하고 다시 얘기해.”

강하리는 손연지를 바라보았다.

손연지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뜻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녀는 둘 사이에 구씨 가문 말고도 걸림돌이 있다는 걸 몰랐다.

그럼에도 강하리는 이틀 동안 집에서 기다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람들이 구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들인지 아닌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틀 동안 구승훈은 오지 않았고 단 한 통의 문자도 받지 못했다.

강하리는 끔찍하게 조용한 휴대폰을 바라보며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구승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구승훈 씨, 내일이 어머니 오일장이니까 나랑 같이 묘지로 가요. 물어볼 게 있어요.]

메시지를 보냈지만 바다에 던진 돌멩이처럼 감감무소식이었다.

정서원의 오일장 날 그녀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특별히 꽃집에 가서 리시안셔스 꽃다발을 사서 묘지로 갔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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