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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구승훈은 그녀가 반지를 빼내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강하리의 말이 떨어지자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다시 말해 봐!”

강하리는 가만히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인데, 돌아오면 혼인신고 하러 가기로 약속까지 했는데...

모든 걸 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었다.

과거를 내려놓고, 송유라의 존재를 무시하고, 아이까지 잊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그의 가족들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녀의 어머니를 죽였다.

그는 다시는 송유라를 만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하고도 결국엔 그녀를 만나러 갔다.

이 거대한 도박판에서 그녀는 철저히 패배자가 된 것이다.

완전한 패배자로 전락했다.

“헤어지자고요. 구승훈 씨, 당신 가족들은 나 싫어해요. 우리 더는 억지로 엮이지 말아요. 나 정말... 더는 견딜 수가 없어요. 앞으로는 송유라를 내버려두라고 묻지도 않을 거고, 당신이 정말 송유라를 놓아줄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을 테니까 우리 여기서 끝내요.”

강하리의 눈물이 예고 없이 쏟아졌다.

구승훈이 돌아온 후 처음 보는 그녀의 눈물이었다.

정서원의 장례식 때도 울지 않던 그녀가 지금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강하리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발 밑으로 떨어진 다이아몬드 반지가 맑은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미 깨진 거울은 결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다.

깨진 건 깨진 거다.

다시 이어 붙여도 그어진 틈새는 여전하다.

구승훈은 패닉에 빠졌다.

자신이 송유라를 만나러 간 사실을 강하리가 모를 거라 생각했다.

“하리야, 내가 송유라를 만나러 간 건...”

그는 강하리를 끌어당기며 설명하려 했다.

강하리가 그를 떨쳐내려고 애썼지만 구승훈이 죽기 살기로 붙잡았다.

“하리야, 내가 송유라를 만나러 간 건 송유라랑 제대로 얘기하려고 그랬어. 내가...”

강하리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섰다.

“제대로 얘기할 수 있기는 해요? 구승훈 씨, 송유라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당신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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