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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작가: 재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B시, 강하리는 탑승 전 마지막 준비를 마쳤지만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그녀는 터미널에 서서 밖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이 작은 배를 쓰다듬다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미안해, 엄마는 너에게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주지 못할지도 몰라.”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널 정말 사랑하고 아껴서 아빠의 사랑까지 대신 채워줄 거야, 알았지?”

주해찬은 옆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녀가 멍하니 배를 만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구승훈이 또다시 그녀를 아프게 하면 자신이 꼭 데려가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상처받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가져와 강하리에게 건넸다.

“비가 한동안 그치지 않을 것 같으니 휴게실 가서 좀 쉬어.”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천둥 번개가 하늘을 강타했다.

그런데 이렇듯 궂은 날씨에도 공항 반대편에는 전용기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구승훈은 비행기에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밖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 때문에 동체가 심하게 흔들려 승무원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구승훈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대표님, 착륙이 잘 안될지도 몰라요. 날씨가 안 좋아요.”

구승훈은 시선을 들어 깊고 차가운 눈빛을 보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대원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즉시 착륙 준비를 하겠습니다.”

승무원들은 말을 마친 후 심호흡을 하고 착륙 준비를 하러 갔다.

밖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강하리는 얼굴이 살짝 하얗게 질린 채 터미널에 앉아있었다.

웬일인지 자꾸만 마음이 불안했다.

“왜? 몸이 안 좋아?”

주해찬이 옆에서 묻자 강하리는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

“아니요...”

그녀가 말하자마자 옆에서 비명이 들렸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밖에 비행기 한 대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졌대.”

“세상에, 이런 날씨에 착륙하다니 기장 미친 거야?”

“다친 사람은 없는지 궁금하네.”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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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승훈의 몸속에서 둔탁한 통증이 느껴지며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옆에서 주해찬이 다가와서 주먹으로 구승훈의 얼굴을 내리쳤다.주변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구승훈은 주먹을 맞고도 그대로 벌떡 일어나 웃었다.“왜, 내 아내를 납치하려다가 안 되니까 화난 거야?”주해찬은 불같은 눈빛으로 구승훈을 노려보았다.그가 이렇게 화를 내는 경우가 드문데 오늘은 참을 수 없었다.“구승훈, 잘해주고 지켜준다던 게 이런 거였어?”구승훈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돌려 강하리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하리야, 우리 둘이 따로 얘기하자.”강하리는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남자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만약 그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다면 그녀가 떠나도 계속 귀찮게 굴 것이다.구승훈은 그녀가 거절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VIP실로 그녀를 끌어당겼다.주해찬이 따라가려 했지만 강하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했다.VIP실 문이 닫히자 순식간에 외부의 시선이 차단됐다.“하고 싶은 말 빨리 해요.”“너 안 보내.” 구승훈은 그녀에게 심플한 한마디만을 건넸고 강하리는 비웃었다.“구승훈 씨,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요? 우린 이미 헤어졌잖아요!”“헤어지기로 한 적도 없고 더군다나 난 아직 네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잖아!”구승훈의 눈빛이 복잡했다.“하리야, 난 이미 정말로 송유라와 선 그었어.” 강하리의 코끝이 시큰거렸다.선을 그었다고?왜 그 말이 믿기지 않을까.송유라가 살아 있는 한 그 선은 절대 그어지지 않을 텐데.“구승훈 씨, 수없이 했던 그 말을 내가 아직도 믿을 것 같아요?”그녀는 시선을 내린 채 그를 떼어냈다.“게다가 우리 사이에는 송유라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그가 다시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하리야, 정말 우리 애가 사생아가 되길 바라는 거야? 넌... 불완전한 가정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구승훈의 목소리에 씁쓸함이 가득했다.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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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지만 구승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두 마디만 할게. 병원에 임신 검사 기록을 지워달라고 부탁해 놓았어.”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고마워요.”원래 손연지가 해주길 바랐던 일이지만 구승훈이 먼저 생각할 줄이야.“하리야, 내가 당연히 할 일이야.” 구승훈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고 강하리는 웃었다.“구승훈 당신이 송유라한테 간 순간부터 내가 돌아보지 않을 거란 걸 알았어야지!”“하리야, 난 그냥...”강하리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가서 인연 끊으려고 했다는 말은 하지 마요. 당신은 평생 모르겠지. 정말 내버려둘 생각이었으면 그 여자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신경 쓰지 않았겠지. 구승훈 씨, 당신이 아무리 부정해도 송유라는 여전히 당신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구승훈은 강하리의 말에 얼굴을 찡그리며 한동안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나는 걔한테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야.”“그럼 그 마음 갖고 가세요.”말을 마친 강하리는 그를 밀어냈다.도저히 마음속으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말을 못 할까.대체 그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이기에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했던 그가 또다시 송유라를 찾아간 걸까구승훈의 비밀 애인일 땐 뭐라 해도 참을 수 있었지만 정식으로 사귀고 결혼까지 전제로 한 이상 자기 남자가 한눈파는 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구승훈은 다시 문을 두드리지 않고 프런트로 가서 강하리 옆에 있는 방을 달라고 했다.그러고는 소파 앞 카펫에 앉아 밤새도록 담배를 피웠다.새벽이 되자 심준호에게 전화를 걸어 프런트로 가서 강하리 방의 방 카드를 달라고 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지 않았다.구승훈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가슴 아픈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병원으로 달려가 영안실에서 나오는 그녀를 봤을 때의 그 눈빛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남아있었다.눈과 코는 빨갛고 슬픔이 가득했지만 미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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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리는 반지를 그에게 그대로 던지고는 뒤돌아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구승훈은 서둘러 반지를 잡았고 손에 놓인 반지를 바라보며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서둘러 뒤를 따랐다.“반지가 싫다면 됐어. 뭐 좋아해? 내가 다 줄게, 응?”강하리의 발걸음이 주춤하더니 피식 웃었다.“구승훈 씨, 나 그 경매에 나왔던 귀걸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애초에 그가 먼저 귀걸이를 주겠다고 해서 무척 기대했지만 결국 그 귀걸이는 송유라에게 돌아갔다.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모든 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원래 그녀에게 주기로 약속된 것도 송유라의 손짓 한 번이면 주저 없이 그녀에게 가져다 바칠 거니까.구승훈은 숨이 턱 막히며 한참이 지난 후에야 물었다.“왜 그때 말 안 했어?”강하리는 씁쓸한 눈빛으로 웃었다.“내가 말해도 소용 있었을까요? 구승훈 씨, 그거 알아요? 그때는 내가 꼭 광대가 된 것 같았어요.”강하리는 이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다시 언급해 봤자 무의미했으니까.하지만 마음속으로 참아왔던 울분이 터졌다.왜 자신만 계속 억울하게 참고 있어야 하나.구승훈은 가슴이 꽉 막힌 듯했다.“미안해, 난 몰랐어. 난 네가 귀걸이 정말 싫어하는 줄 알고...”“난 단지 그 여자한테는 제일 좋은 걸 주면서 나한텐 대충 아무거나 골라주려는 당신 태도가 싫었던 것뿐이야.”강하리가 말하며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구승훈의 심장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하리야, 앞으로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만 너한테 줄게.”하지만 강하리는 곧바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런 건 진작에 필요 없었다.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이미 잃어버렸으니까.지금은 그저 아이만 지키고 싶을 뿐이었다.비행기가 연성에 착륙하고 강하리는 간병인 아줌마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계속 따라다니며 그녀가 통화를 마치자 곧장 차에 태웠다.“구승훈 씨, 당신...”“저번에 묘지로 불렀을 때 물어보고 싶었던 게 뭐였어? 아주머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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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고 할 필요 없어.”강하리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구승훈, 송유라한테 갔을 때도 당신은 내가 한 말을 잊은 게 아니야. 다만 원하는 대로 선택한 것뿐이지.”“하리야, 다 알면서 왜 그래. 내가...”“난 몰라. 내가 아는 건 내가 필요할 때 당신이 송유라에게 갔다는 것뿐이야. 구승훈, 그때 엄마가 그렇게 됐을 때 내가 얼마나 무기력했는지 알아? 얼마나 당신이 곁에 있어 주길 바랐는지 알아? 근데 당신은 없었어. 당신은 두 번이나 그렇게 날 버렸어. 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구승훈은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저릿한 통증이 밀려왔다.“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야. 하리야, 약속할게.”그는 그녀에게 부드럽게 입맞춤하며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했다.“하리야, 나한테 속죄할 기회를 줘, 응? 난 너를 지키고 우리 아이도 돌보고 둘에게 온전한 집을 주고 싶어.”강하리의 가슴이 아플 정도로 답답해 났다.집이라...간절히 원했지만 헛된 꿈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던 그녀는 곧바로 그를 밀어붙였다.“모든 잘못에 속죄할 기회가 주어지진 않아.”구승훈의 심장이 철렁하며 곧 그의 시선이 그녀의 작은 배로 향했다.“하리야, 그냥 우리 아이에게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그의 큰 손이 그녀의 배에 내려앉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 모습이 정말 아이의 탄생을 고대하고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모습처럼 보였지만 강하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 남자는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그가 정말 송유라와 선을 그으려고 노력하는 걸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경계는 너무나도 약하고 허무했다.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다가 한참 후 그의 손을 밀어냈다.그런데 그 순간 구승훈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았다.“하리야, 이제부터 내가 너와 아이를 지켜줄게.”강하리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기만 했다.하지만 그녀의 눈가는 살짝 붉어져 있었다.간병인 아주머니는 강하리의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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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승훈의 눈에서 어두운 기운이 번뜩였다.연미숙, 연미숙...구승훈은 문득 지난번 입찰회에서 들이부었던 뜨거운 물이 떠올랐다.진작 연미숙의 수상함을 눈치챘어야 했는데.구승훈의 얼굴이 한층 싸늘하게 굳어졌다.그가 차갑게 웃었다.“구승재한테 가서 문연진이 어떻게 지내는지 가서 보라고 해.”준봉은 바로 알아들었다.준봉이 나간 뒤 병동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정양철과 정주현이 문 앞에 서 있었다.“강하리 씨 보러 왔어요.”정주현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고 정양철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다.구승훈이 웃으며 말했다.“정 회장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네요.”정양철이 웃었다.“그래도 제가 아끼는 후배라서요.”구승훈은 더 말이 없었고 방 안의 분위기는 묘하게 긴장감이 감돌았다.정주현은 얼굴을 찡그렸다.“왜 그래요?”정양철이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야. 하리 양이 자고 있다니 우리도 여기 있을 필요가 없지.”그렇게 말한 뒤 정양철은 정주현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엘리베이터에 들어가기 직전, 그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추더니 뒤를 돌아 병동 입구에 서 있는 구승훈을 다시 바라보았다.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서 있는 그의 표정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오늘 억울한 누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차갑고 무관심했다.정양철은 미간을 살짝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아버지? 요즘 왜 그러세요?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요?” 정주현이 불쑥 묻자 정신을 차린 정양철이 답했다.“대체 어딜 봐서 내가 걱정이 있어 보여?”정주현이 혀를 찼다.“걱정이 없어요? 요즘 자주 잠도 못 주무시고 발코니에서 담배 피우시는 거 봤어요.”정양철이 멈칫하다가 물었다.“주현아, 내가 회사를 네 손에 맡기면 잘 해낼 수 있겠어?”정주현은 얼굴을 찡그렸다. “아버지,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 정양철은 그를 노려보며 엉덩이를 걷어찼다. “그러길 바라는 거냐?”정주현은 웃으며 피했지만 왠지 아버지가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구승훈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5화

    강하리는 잠시 구승훈의 시선을 마주했다가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그 안에 담긴 상처와 아픔을 숨겼다.더는 이 남자에게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정말 정양철 짓이라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한참을 침묵하던 그녀가 말했다. “구승훈, 도와줘.”강하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구승훈은 애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그녀가 자신에게 의지하길 바랐는데 주해찬을 위해 부탁하는 그녀를 보니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는 손을 뻗어 강하리를 끌어안았다.“하리야, 너를 위해서야, 주해찬을 위해서야?”“구승훈!”강하리는 붉어진 눈으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이 하기 싫다면 심 변호사님한테 부탁할 거야.”허리를 감싼 구승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내 앞에서 부탁해 놓고 또 다른 사람을 찾아간다고?”그렇게 말한 뒤 그는 다소 무기력한 한숨을 내쉬었다.“강하리, 넌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 내가 정말 너 혼자서 정양철과 맞서게 놔둘 것 같아?”강하리는 시선을 돌렸다.구승훈이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자신이 원해서 그러길 바랐다.강하리도 다쳐서 이미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고 상처를 입어 얼굴에 핏기 하나 없었다.구승훈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좀 쉬어.”“잠이 안 와.”강하리는 침대에 기대어 잠을 청했고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휴대전화에는 사고 당시의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주해찬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차에서 구조될 때 심장이 심하게 뛰었고 안 그래도 창백했던 얼굴은 한층 더 하얗게 변했다.구승훈은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낸 뒤 손가락으로 턱을 살살 문질렀다.“내가 다 알아낼 테니까 날 믿어.”강하리가 고개를 들어 쓴웃음을 터뜨렸다.“구승훈, 나 때문에 계속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아.”구승훈의 심장이 저렸다.“강하리!”강하리가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나 좀 잘게.”말을 마친 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구승훈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4화

    구승훈은 강하리를 바라보기만 했다.“내가 진짜 주해찬을 건드렸다면 어떻게 할래?”강하리가 그를 마주 보았다.“살인은 대가를 치러야 해. 구승훈 당신은 나한테 특별할 게 없어.”구승훈의 마음속이 온통 씁쓸함으로 물들었다.그는 쓴웃음을 내뱉었지만 그래도 말을 이어갔다.“아직 몰라. 의사가 그럴 수도 있다고 했어.”하지만 강하리의 마음은 다소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때 정서원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의사가 그렇게 말했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선배 좀 보고 올게.”구승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결국 막지 않았다.그녀를 보내주지 않으면 그녀가 계속 불안해할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구승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따라 나갔다.중환자실 밖에서 여전히 울고 있는 석미란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강하리의 몸이 굳어졌다.그녀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 저쪽으로 걸어갔다.다만 아직 중환자실 앞으로 가기도 전에 걸음이 뚝 멈췄다.정양철과 정주현이 거기 있을 줄이야.그녀가 정양철을 힐끗 쳐다보자 정양철은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는 문득 정서원이 납치되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떠오르며 손가락을 말아쥐었다.정서원에게 일이 생겼을 때 정양철이 병원에 나타났다.그녀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는지 확인하러 온 듯이.구승훈은 강하리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정양철을 힐끗 쳐다보더니 큰 손으로 강하리의 뒤 허리를 살며시 그러잡았다.강하리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거두었다.정주현은 강하리를 보자마자 서둘러 이쪽으로 다가왔다.“강하리 씨, 좀 어때요?”강하리가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요.”말을 마친 그녀가 중환자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두꺼운 유리 벽 너머로 드디어 주해찬이 보였다.항상 온화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는 현재 침대에 누워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몸에 여러 개의 튜브를 삽입하고 누워 있었다.강하리의 마음이 아팠다.밀려오는 죄책감이 그녀를 익사시킬 것만 같았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3화

    강하리의 머릿속이 하얘졌다.“뭐라고요?”석미란은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해찬이가 식물인간이 됐다고, 이제 만족해?”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손끝까지 떨리고 있었다.“가볼래요.”그녀는 이불을 걷어 올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일어났지만 구승훈이 그녀를 붙잡았다.“지금 가도 소용없어. 중환자실에 있어서 못 만나.”그때 석미란이 갑자기 강하리를 붙잡았다.“망할 년, 네가 무슨 자격으로 해찬이를 보러 가! 해찬이가 정말로 못 깨어나면 내가 네 목숨을 가져갈 거야!”석미란이 말하며 강하리의 목을 조르려고 달려들자 구승훈이 그녀의 손을 잡고 내동댕이쳤다.“여사님, 말 가려서 하세요. 대체 누가 누구 때문에 힘들다는 겁니까? 지금 전부 하리 탓으로 돌리는데 만약 주해찬 때문에 하리가 피해를 본 거면 저도 하리 복수를 위해 중환자실로 가서 주해찬을 죽여도 됩니까?”석미란은 눈이 빨개진 채 구승훈을 노려보았다.주해찬이 깨어나지 못할 위험에 처해있는데 죽여버리겠다고?“구승훈, 이 살인자 새끼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 너랑 강하리, 너네 둘 다 살인자야! 내가 죗값 치르게 해줄 테니까 기다려. 망할 네년은 해찬이 목숨값 내놔!”석미란의 울부짖는 소리가 병동 전체에 울려 퍼졌고 준봉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여사님, 방금 경찰에서 그 차가 구 대표님 번호판을 덧씌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대표님은 누명을 쓴 겁니다.”석미란은 여전히 증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구승훈이 진짜 아들을 죽인 범인이라는 듯이.“경찰을 매수하면 그만인 줄 알아? 구승훈, 내가 죗값을 치르게 할 거야!”강하리는 준봉의 말을 듣고 순간 몸이 굳어졌다.구승훈은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준봉을 바라보았다.“여사님 나가시라고 해.”준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석미란을 막기 위해 앞으로 달려갔다.“여사님, 이만 나가 주세요.”석미란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주해찬의 아버지에게 제지당했다.주해찬을 닮은 외모에 겉과 속이 모두 반듯한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2화

    주해찬의 표정이 확 바뀌며 핸들을 꺾었지만 그래도 피할 수 없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강하리를 보호했고 강하리의 시선은 다가오는 차에 고정된 듯 움직이지 않았다.구승훈의 차다.차 번호판도 똑같았다.구승훈이 B시에 올 때마다 몰던 차였다.순식간에 강하리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곧 눈앞이 핑글 돌았다....강하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침대 옆에 앉아 있는 구승훈이 보였다.“좀 어때?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강하리는 멍한 표정으로 옆에 앉은 남자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구승훈, 당신이야?”구승훈의 시선이 무겁게 가라앉았고 의심을 받은 그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식었다.“하리야, 너 정말 나라고 의심하는 거야?”입술을 달싹이며 그를 바라보는 강하리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의심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차는 분명 구승훈의 것이었다.하지만 구승훈이 아니라고 말할 때 오히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서늘한 구승훈의 시선을 피하며 나지막이 물었다.“선배는?”구승훈이 피식 웃었다.“네가 신경 쓰는 건 주해찬밖에 없지?”강하리는 잠시 침묵했다.“날 구해준 사람이야.”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구승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내가 널 구해준 적은 없어? 하리야, 너 정말 사람 마음 아프게 한다.”강하리는 그의 손에서 손을 빼냈다.지금은 그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주해찬이 그녀의 몸을 감쌌기에 그는 꽤 심하게 다쳤을 거다.처음부터 주해찬에겐 미안한 것투성이였다.오랜 시간 동안 그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그에게 해줄 대답이 없었다.게다가 구승훈의 차로 교통사고까지 났으니 마음속에는 죄책감이 커져만 갔다.“선배는 어떻게 됐어?”여전히 똑같은 말에 구승훈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주해찬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목숨은 건졌지만 그가 깨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지금 강하리의 태도로 볼 때, 주해찬이 자신을 구하려다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가 어떻게 행동할지 정말 알 수 없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1화

    주해찬의 표정이 잠시 번뜩이다가 미소를 지으며 정양철에게로 향했다.“아저씨, 오랜만이네요.”정양철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가 이내 평소 모습으로 돌아왔다.“해찬아, 여긴 무슨 일이야?”주해찬이 미소를 지었다.“친구 데려다주고 나오는데 여기서 아저씨랑 만났네요.”정양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럼 가서 일 봐.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서.”“알았어요.”주해찬은 그 말을 하고 돌아서서 문을 나섰다.정양철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전화기를 꽉 쥐었다.한편 주해찬은 안에서 나오기 바쁘게 훅 안도하듯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한참 동안 멍한 표정으로 길가에 서 있었다.방금 정양철이 한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강하리나 구승훈과 무슨 일이 있는 걸까?손을 댔다고 했는데, 무슨 짓을 한 걸까.정주현에게 선을 긋던 강아리의 모습과 연관 짓자 주해찬은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그는 다소 창백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강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강하리가 샤워하러 가려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선배?”하지만 강하리가 전화를 받을 때 주해찬은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적어도 제대로 알아보고 강하리에게 알려줘야지 무턱대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었다.“아니야, 그냥 내일 나랑 같이 팔찌 가지러 가자고.”“선배,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강하리가 여전히 거절하려는데 주해찬이 말을 막았다.“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일찍 쉬어.”주해찬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다음 날 이른 아침, 준봉은 구승훈의 전화를 받고 강하리에게 아침을 가져다주었다.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는 순간, 강하리 방 앞에 두 사람이 수상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그를 보자마자 뒤돌아 복도 쪽으로 달려갔고 준봉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그들을 쫓아갔다.일직 강하리가 묵고 있는 호텔 아래층에 도착한 주해찬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어젯밤 정양철의 그 말 때문에 거의 밤을 새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50화

    준봉이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대표님께서 마실 것 가져다드리래요.”말을 마친 준봉은 강하리에게 밀크티 한 잔을 건넸고 강하리는 눈앞에 놓인 밀크티를 보고 화를 내며 다시 한번 문을 닫았다.주해찬은 방에 앉아서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안 가면 조금 있다가 또 올걸.”주해찬은 말을 마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오늘 밤 모임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죄송해요, 선배.”구승훈이 이러면 주해찬뿐만 아니라 강하리도 난처했다.주해찬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문득 어젯밤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던 모습이 떠올라 결국 포기했다.준봉은 강하리의 방에서 나오는 주해찬을 바라보며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았다면 다음에 문을 두드리러 갈 때 또 어떤 핑계를 대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주해찬이 나오며 준봉을 보고 웃었다.“구 대표님한테 그럴 필요 없다고 전해요. 하리가 원하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소용없고 하리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절대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요.”준봉은 주해찬을 바라보기만 했다.“안녕히 가세요, 주해찬 씨.”주해찬은 강하리를 힐끗 쳐다보며 작별 인사를 속삭인 뒤 곧장 돌아섰다.주해찬이 떠난 뒤에야 준봉은 다시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고 구승훈은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차는 경찰서를 향해 빠르게 달렸고 통화를 마친 그는 앞에서 운전하고 있는 구승재를 바라보았다.“목란정원 쪽 상황은 어때요?”“우리 쪽 사람들이 들어갔는데 안에 연정이가 없었대. 그리고 사람들이 들어갈 때 꼭 큰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순조롭게 들어갔대.”시선을 내려 염주를 만지작거리던 구승훈이 차갑게 웃었다.“역시.”구승재가 얼굴을 찡그렸다.“역시 뭐?”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빛만 더욱 짙어질 뿐이었다.어젯밤에 그녀는 일부러 그를 그곳으로 유인한 거다.연정이 사건은 여초연이 한 짓이다.염주를 만지작거리던 구승훈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뒤틀렸다.하지만 잠시 후 그는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49화

    정주현은 다소 시무룩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강하리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본인이 말하지 않으니 더 물어볼 수도 없어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강하리 씨 데려다줬어. 웬일로 아들이 보고 싶어서 그래?”연미숙이 잠시 멈칫했다.“이 자식, 누가 보면 내가 평소에 너한테 관심 없는 줄 알겠다.”정주현은 연미숙 앞에서 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그래, 관심 많은 거 알겠으니까 무슨 일인데 그래?”연미숙은 잠시 침묵했다.“강하리한테 같이 밥 먹자고 해.”차라리 말하지 않으면 좋았을걸. 그 말을 꺼내니 정주현은 더 우울해졌다.“엄마, 강하리 씨 바빠. 그렇게 할 일이 없으면 친구들이나 만나지 강하리는 왜?”연미숙이 웃었다.“우리 아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여자를 내가 좀 만나면 안 돼?”정주현이 입을 삐죽거렸다.“영감탱이가 엄마처럼 정신 차렸으면 강하리가 며느리 됐을 텐데.”연미숙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루 종일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빨리 돌아와.”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은 후, 그녀의 눈에는 악의에 찬 눈빛만이 번쩍였다.강하리는 정주현을 배웅하고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주해찬은 그녀의 뒤에 서서 물었다. “일부러 주현 씨랑 거리를 두는 거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정신을 차린 강하리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선배, 난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일 봐요.”주해찬은 그녀가 말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며 다소 무력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만약 이 순간 그녀의 곁에 있던 사람이 구승훈이었다면 그녀는 바로 말하지 않았을까?아니면 구승훈은 굳이 묻지 않아도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고 있었을까?질투가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분명 그가 구승훈보다 먼저 강하리를 좋아했는데.“하리야, 가능하면 나도 네가 기댈 곳이 되어주고 싶어.”강하리의 표정은 굳어졌고 말투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거리를 두는 게 느껴졌다.“선배, 정말 고맙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748화

    여초연이 얼마나 치밀하게 움직이는 사람인지 구승훈이 제일 잘 안다.정말 여초연이 연정이를 데려갔다면 그렇게 쉽게 꼬리를 드러내지 않았을 테고 초조했던 그는 계속해서 그녀가 먼저 빈틈을 보이길 기다릴 수가 없었다.그래서 소란을 일으킨 뒤 그녀의 움직임을 주시할 생각이었다.그녀의 수단으로 봤을 때 누군가 자기를 지켜보는 걸 모를 리 없었다.그런데도 오늘 대놓고 이곳으로 왔다는 건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그를 유인한 걸까?그렇다면 연정이에게 일어난 일이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더 분명해지지 않나?어쨌든 구승훈은 연정이를 먼저 생각해야 했다.연정이가 정말 그녀의 손에 있고 막다른 길에 이른 그녀가 무슨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그래서 조심할 수밖에 없다.그 시각 목란정원에서 여초연은 복도에서 누군가와 휴대폰을 들고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상대는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이쪽의 깊은 밤과 달리 저쪽은 태양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강하리는 다음 날 주해찬과 함께 B시로 갔다.비행기에서 막 내린 두 사람은 입국 게이트에서 정주현이 신나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았다.“강하리 씨, 드디어 왔네요!”강하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주해찬을 흘깃 쳐다보았다.주해찬은 무기력하게 어깨를 으쓱했다.“어쩔 수 없었어. 계속 물어보니까 시간을 알려줄 수밖에.”정주현은 곧바로 불만을 터뜨렸다. “강하리 씨, B시로 오면 알려준다면서 이러는 건 아니죠!”강하리는 힘없이 웃었다.“가요.”그러던 중 정주현은 강하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걸 다시 한번 언급했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정주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하리 씨, 그래도 우리 같이 일한 적이 있는데 이러면 대양그룹에 불만이 있는 것 같잖아요.”강하리는 잠시 침묵했다.“정 회장님이 절 찾아오라고 시켰어요?”정주현은 부인하지 않았다.“영감탱이한테 불만 있는 건 아니죠? 지난번에 구정우 도와줘서 그래요?”강하리는 침묵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정주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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