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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조유진이 멈칫했다.

“어... 어떻게 반지가 현수 씨한테 있어요? 분명...”

“분명 버린 거라고?”

배현수는 비웃듯이 말했다.

“어디서 찾았어요?”

“의미 없는 반지나 찾고 있을 시간이 없어. 요양원에 친척분 만나러 갔다가 어머님 만났어. 이 반지는 어머님이 직원분한테 찾아달라고 한 거야.”

배현수는 뒤돌아 다시 자리에 앉더니 반지를 툭 책상에 던졌다.

쓰레기 취급하듯이 말이다.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대표님께서 이 반지가 아무 의미 없다고 하셔서 버린 건데, 뭐 잘못되었나요?”

“잘못된 거 하나도 없어. 이 쓰레기 챙겨서 나가.”

배현수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그녀에게 전혀 시선을 주지 않았다.

말투는 아무 감정이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그가 말한 쓰레기는 바로 그 반지였다.

조유진은 반지를 꼭 쥐더니 서재를 떠났다.

책상 앞에 앉아있던 배현수는 손에 펜을 쥐고 있었다.

조유진이 문을 닫은 순간, 그는 아무 표정도 없이 처참히 그 펜을 부러뜨렸다.

눈빛은 어둡기만 했다.

마치 조유진의 목을 부러뜨린 것만 같았다.

...

조유진은 남초윤에게 조선유를 맡겼다.

둘째 날 아침, 배현수와 함께 인천으로 향했다.

4시간의 운전 끝에 인천의 한끝에 도착했다.

인천은 바다와 가까워 하늘이 푸르렀다.

블랙 마이바흐는 해상 고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조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이 풍에 시선이 끌렸다.

이때는 오후라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오후, 반짝반짝 빛나는 햇빛이 푸르른 해면을 비추고 있어 그 물색은 비단결처럼 고왔다.

그녀는 차창 밖으로 바다를 내다보았다.

배현수는 그런 그녀를 쳐다보았다.

6년 전 생일날, 조유진은 소원을 빈 적이 있었다.

바로 배현수와 같이 바다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그때 배현수는 방학이 되면 그녀와 같이 인천에 놀러 오기로 했다.

하지만 그 후로... 이번이 처음 같이 바다를 보러 온 것이었다.

앞에서 운전하던 서정호는 아름다운 바다 경치에 창문을 내렸다.

습한 바닷바람이 열기와 함께 차 안까지 불어왔다.

조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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