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437 챕터

제81화

“그래요. 누나 집 가요.”우리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애교 누나의 집으로 향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애교 누나는 다급히 내 벨트를 풀었다.하지만 하필이면 내 벨트가 그대로 걸려버리는 바람에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풀리지 않았다.그러자 한참 동안 내 벨트를 풀던 애교 누나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누나 왜 갑자기 울어요?”애교 누나는 흐느끼며 대답했다.“우리가 몇 번이나 하려고 했는데, 매번 할 때마다 방해받잖아요. 하느님도 우리 이런 일 못하게 막는 거 아니에요?”“하느님은 무슨. 전 그런 거 안 믿어요. 가서 가위 좀 가져다 줘요. 이딴 벨트 잘라버리면 그만이니까.”그 말에 애교 누나는 피식 웃었다.“그래요.”곧이어 애교 누나는 가위 하나를 가져왔고, 나는 아예 벨트를 잘라버렸다.“봐요. 이러면 됐잖아요.”애교 누나는 내 바지를 벌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다음 순간, 나는 날아갈 것만 같았다.이윽고 애교 누나는 내 바지를 벗기더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나 이제야 겨우 마음의 부담 없이 이 짓을 할 수 있게 됐네요. 수호 씨, 정말 우리 남편에 비하면 놀랍네요. 우리 남편은 이거 절반도 안 되고 생긴 것도 못생겼는데.”나는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애교 누나, 왕정민이 밖에서 만나는 애인은 대체 왕정민 어디가 마음에 들었을까요?”그러자 애교 누나도 피식 웃었다.“누가 알겠어요? 가정 형편이 안 좋은 집 여자겠죠. 그런 여자는 보통 남자 돈 보고 만나잖아요.”“그런데 정말 그렇다면 누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텐데 왕정민은 그러는 이유가 뭐래요?”“스릴을 원해서겠죠. 남자는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오래 보면 질리거든요. 나는 왕정민이랑 결혼한 지 7년도 넘었으니 진작 질렸을 테고.”“정말 인간도 아니에요.”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그랬더니 애교 누나가 내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됐어요. 왕정민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가 할 일이나 해요. 수호 씨, 나도 내가 여자라는 걸 느껴보고 싶어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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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애교 누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네 머리를 끌어안고 세게 입을 맞췄다.“수호 씨, 이번 생에 수호 씨를 만난 게 너무 다행이에요.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애교 누나는 감동했는지 눈시울을 붉혔다.나는 그런 누나에게 입을 맞추고는 옷을 입었다.“저도 마찬가지예요.”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을 다 입은 나는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기다려요. 바로 돌아올게요.”애교 누나는 매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고, 얼굴은 아름다운 공주 같았다.“여보, 기다릴게요.”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쏜살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부근에 있는 편의점에서 콘돔 한 박스를 구매했다.그러고는 또다시 전속력으로 돌아와 열쇠로 문을 열었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애교 누나는 이미 거실에 앉아 있었다.누나를 본 순간 나는 곧장 달려가 애교 누나를 품에 안고 입을 맞췄다.“사 왔어요. 이제 시작해도 돼요.”그때, 애교 누나가 몸부림치며 나를 밀어냈다. 그걸 본 나는 당연히 애교 누나가 번복하는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어쩌다 찾아온 기회인데 애교 누나가 번복하게 할 수 없었다.나는 애교 누나를 꼭 끌어안고 누나의 입을 막았다. 그랬더니 애교 누나는 ‘읍읍’ 소리 내며 뭐라 말하는 듯하더니 결국 나를 밀어내고는 낮게 속삭였다.“화장실에 사람 있어요.”그 말에 놀란 나는 얼른 화장실 쪽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안쪽에서 누군가가 움직였다.흐릿한 실루엣을 보니 샤워하고 있는 듯했는데, 단번에 여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혹시 제 형수님이에요?”나는 애써 놀란 가슴을 달랬다.‘정말 형수면 내 목소리 알아챈 건 아니겠지?’그때 애교 누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내 다른 친구예요.”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잔뜩 솟았던 흥이 이내 가라앉았다.애교 누나가 어렵게 나에게 허락했는데 결국 또 친구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되다니.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친구가 왜 하필 지금 온 대요? 여긴 왜 왔대요?”“남편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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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남주 누나는 화가 난 듯 옷을 받아 들었다.“너 평소 집에 혼자 있잖아. 웬 남자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남주 누나가 안에서 옷을 입는 걸 보자 나는 난감하다는 듯 애교 누나 향해 어깨를 으쓱였다.나라고 일부러 본 것도 아니니까.나는 애교 누나에게 다가가 누나더러 내 신발 끈을 풀어달라고 애교를 부렸다.그러자 애교 누나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혼자 해요. 친구가 보면 설명하기 어려우니까.”나는 애교 누나의 머리를 잡은 채 누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안 해줄래요? 안 해주면 계속 입 맞출 거예요.”한편 애교는 수호의 입맞춤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특히 친구가 화장실에서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걸 생각하자 부끄럽고 긴장되었다.물론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이었다.하지만 왠지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이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애교 누나는 웃으며나를 째려보더니 몸을 쪼그리고 내 신발 끈을 묶어주었다.나는 현관 의자에 앉아 손으로 애교 누나의 엉덩이를 주물렀다.그 느낌은 너무 좋았다.내 손에 애교 누나는 낮은 신음을 내뱉더니 눈도 점점 흐릿해졌다.“그만해요. 못 참겠으니까.”나는 씩 웃으며 짓궂게 말했다.“못 참겠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요.”“어떻게 해요? 친구가 여기 있는데.”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화장실 쪽을 흘긋거렸다. 친구가 언제든 나올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친구가 있는데 하면 더 스릴 있지 않아요? 아니면...”나는 말하면서 애교 누나를 일으켜 세웠다.그런데 애교 누나는 의외로 거절하지 않고 내 품에 폭 안겨 나에게 키스했다.나는 그 기회를 틈타 애교 누나를 마구 주물러댔다.하지만 누나의 친구가 나오기 전에 얼른 떨어졌다.그때 화장실에서 나온 남주 누나는 나를 힘껏 째려보더니 이내 애교 누나에게 걸어갔다.“애교야, 왜 그래?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아, 아무것도 아니야. 집이 덥나 봐.애교 누나는 찔리는 듯 대답하고는 나를 한번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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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아무리 커도 그쪽 가슴보다는 안 크거든요.’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남주 누나의 가슴은 한눈에 봐도 약 D컵 정도 돼 보였다.‘이렇게 큰 가슴은 처음 보는데 눈을 크게 뜨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나는 속으로 불만을 토로했지만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수호 씨, 얼른 사과해요.”“미안해요, 남주 누나. 아까는 고의가 아니었어요.”남주 누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애교 누나가 웃으며 말했다.“남주야, 수호 씨 마사지 솜씨 엄청 좋은데 너도 시도해 볼래?”“싫어.”“해 봐. 너 자꾸만 어깨 아프다며? 수호 씨더러 마사지해달라고 하면 풀릴지도 모르잖아.”애교 누나는 남주 누나를 소파에 앉히고는 나더러 안마하라고 재촉했다.결국 나는 고분고분 그 옆으로 다가가 남주 누나의 어깨를 확인해 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결론을 얻었다.“평소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고, 운동도 안 하죠?”그 말에 남주 누나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어떻게 알았어요?”“견갑근이 튀어나온 걸 보면 오십견이 오려는 증상이에요.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테이블 앞에 앉아 있어 어깨가 한쪽이 높고 한쪽이 낮아요.”“의외로 주가 꽤 있네요?”남주 누나는 그제야 조금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그럼 와서 나 좀 주물러 저요. 좀 개선할 수 있는지 봐 봐요.”나는 남주 누나더러 등져 앉으라고 하고는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아, 아파!”그런데 남주 누나가 아픈지 꽥꽥 소리 지르자 나는 힘을 조금 뺐다.“오십견이 좀 심한 것 같아요. 이런 건 자주 주물러 줘야지 안 그러면 목디스크가 생길 수 있어요.”“그 정도라고? 나 겁주는 거 아니죠?”“제가 왜 겁주겠어요?”나는 말하면서 남주 누나의 등을 따라 척주를 만졌다.“여기 혹시 자주 아프지 않나요?”내 말에 남주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기가 척추인데 지금은 그나마 가벼운 증상이라 괜찮지만 엄중하면 척추가 변형될 수도 있어요.”“헐, 그 정도로 심각하다고? 얼른 마사지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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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하지만 나는 이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두 사람이 몰래 뒤에서 이렇게 하는 게 재밌었으니까.“남주 누나, 지금 장난하는 거죠? 장난이겠죠.”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연기했다.그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나를 꼬집는 바람에 나는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했다.“맞아요. 장난이었어요.”남주 누나는 싱긋 눈웃음을 치며 갑자기 일어나더니 그 가늘고 예쁜 손으로 내 옷깃을 잡아당겼다.“나 지금 허리가 무척 아픈데, 침실로 가서 주물러 줄래요?”나는 순간 흥분되어 미칠 지경이었다.‘남주 누나가 이렇게 화끈한 스타일이었다니.’하지만 여전히 신중하게 행동했다.“어떻게 그래요? 이따가 애교 누나가 침실로 들어와 보면 어떡해요?”“누가 뭐 하자고 했나? 그냥 허리 좀 주물러달라고 한 건데, 무서워할 거 뭐 있어요?”“그... 그래요.”나는 남주 누나를 따라 객실로 향했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얼른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웠다.남주 누나의 몸매는 매우 좋았고 피부도 백옥 같았다.두 다리는 늘씬하고 가는 건 아니었지만 아주 예뻤고, 새하얀 발은 작고 귀여웠다.“자, 허리 주물러 봐요.”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남주 누나의 곁에 앉았다.애교 누나를 안기 전에 애교 누나의 친구를 만질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손을 남주 누나의 허리에 살포시 얹었다.남주 누나의 허리는 가늘지 않지만 매우 나른해 마치 뼈가 없는 듯했다.그러다 내가 주무르자 남주 누나는 일부러 신음을 내는 바람에 내 마음은 간질거렸다.“남주 누나, 소리 내지 않으면 안 돼요?”“왜요? 소리 내는 것도 내 마음대로 못 해요?”“아니. 누나 소리가 너무 매혹적이라...”남주 누나는 내 그곳을 흘긋 보며 씩 입꼬리를 올렸다.“아하, 불편하구나. 도와줄까요?”그건 내가 간절히 바라던 바다.“그럼 올라와요.”“정말요?”“헛소리 그만하고 얼른.”남주 누나가 말하면서 나를 잡아끄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남주 누나 위로 엎드렸다.“정말 도와줄 거예요?”“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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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남주 누나, 쉿!”나는 다급히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남주 누나를 막았다.그도 그럴 게, 이렇게 높은 소리를 내면 아무리 음악을 틀어도 소리를 가릴 수 없으니까.“나라고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나? 참지 못하겠는데 어떡해요? 수호 씨, 얼른요. 나 참지 못하겠어요.”나는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감히 용기내지 못했다.이토록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나는 얼른 베개 위에 펴져 있던 베갯잇을 들어 남주 누나 입에 넣었다.이렇게 하면 소리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그러고는 이내 남주 누나를 공략했다.남주 누나는 아주 민감했는데, 손이 닿을 때마다 몸을 뱀처럼 움직였다.게다가 아무리 베갯잇으로 입을 막았다 해도 자꾸만 매혹적인 목소리를 냈다.나는 한편으로 들킬까 봐 무서우면서 짜릿하기도 해 남주 누나를 얼른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남주야, 수호 씨랑 뭐 하는 거야?”“남주 누나, 어떡해요. 애교 누나가 발견했어요.”나는 다급히 침대에서 내려왔지만 남주 누나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마지못해 내가 직접 남주 누나의 옷을 정리해 주고 있을 때, 애교 누나가 점점 더 세게 문을 두드렸다.나는 결국 하는 수 없이 문을 열었다.“수호 씨, 남주 왜 저래요?”애교 누나는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 있는 남주 누나를 보더니 물었다.나는 너무 찔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그때, 남주 누나가 입을 열었다.“애교야, 수호 씨 정말 끝내주는데? 내 허리 주물러줬는데 너무 시원해서 갈뻔했어.”“넌 부끄러움도 없어?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말을 해?”애교 누나는 얼른 달려와 남주 누나의 옷을 정리했다.“수호 씨는 아직 어리니까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남주 누나는 씩 웃었다.“아직 어리니까 짜릿한 거지.”“쉿. 계속 말할래?”애교 누나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나가라는 눈빛을 보냈다.나는 결국 아쉬워하며 나갈 수밖에 없었다.‘남주 누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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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너무 성실하고 얌전해서 탈이지. 할 줄 아는 게 고작 자세 몇 개라 지겨워. 너도 알잖아, 나 성욕 강한 거. 나한테는 너무 부족하다고.”“그래도 남편한테 미안한 짓 하면 안 되잖아.”“내가 언제 미안한 짓 했다고 그래? 이혼하자고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 아이 가지고 남편한테 키우라고 한 것도 아닌데. 오히려 내가 밖에서 남자 안 만나 이렇게 계속 채워지지 않으면 결국 이혼하게 될 거잖아.”애교는 못 말린다는 듯 남주를 째려봤다.“됐다. 내가 너랑 무슨 말을 하겠냐? 그만하자. 아무튼 조심해. 네 남편 모르게 하고.”“알았어.”두 사람이 침실에서 나왔을 때, 나는 이미 형수와 통화가 끝났다.“애교 누나, 형수님이 돌아오라고 해요.”“그래요, 가 봐요.”“네.”나는 아쉬운 듯 애교 누나와 작별했다.사실 나는 조금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도 그럴 게, 오늘 왕정민이 나와 단독으로 약속 잡기로 했다고 형수한테 들었으니까.난 그 사람과 사적으로 만나도 싶지 않다.하지만 형과 형수를 봐서 참을 수밖에 없다.집에 돌아오니 형수가 특별히 양복 세트를 준비해 주었다.“수호 씨, 이 양복 어울리는지 입어 봐요.”“형수, 왜 갑자기 양복은 입어요?”양복을 봤더니 심지어 유명 브랜드라 가격도 꽤 나갔다.그때 형수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이제 곧 한의원에 면접 보러 가잖아요. 그래서 새 옷 한 벌 준비해 봤어요.”“한의원 면접이요? 없는데?”“수호 씨 정말 바보네요. 수호 씨 형이 왕정민한테 부탁했는데 왕정민이 동의했어요. 이제 좀 있으면 인턴으로 들어가게 해준대요.”나는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았다.솔직히 강북 한의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건 한의학과를 졸업한 학생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지금 이 순간, 나는 도저히 기뻐할 수 없었다.내가 이렇게 하면 정말 왕정민과 한패가 되는 것이니까.때문에 나는 딱 잘라 말했다.“형수, 저 안 가면 안 돼요?”“왜요?”“제 능력으로 일자리 찾고 싶어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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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제가 일해서 돈 벌면 형수 예쁜 옷 사줄게요.”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그동안 형수와 형이 나한테 너무 잘해줘 보답하고 싶었으니까.그랬더니 형수는 활짝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그래요. 기대할게요.”나는 준비를 마친 뒤 형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형수는 곧장 한의원으로 향하며 왕정민에게 전화했다.위층에 있으니 바로 올라오라는 왕정민의 말에 형수는 나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앞에 도착했더니 밖에 부원장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왕정민은 바로 안에서 부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왕정민이 한의원 원장과도 아는 사이라니.’왕정민은 우리가 들어온 걸 보자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형수는 나를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부원장, 이 애가 내가 말했던 정수호야. 아직 어려 보여도 한의학에 아주 빠삭해.”왕정민이 부원장한테 나를 소개하는 걸 보자 나는 형수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형수는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왕정민 옆에 가 낮은 소리로 몇 마디 했다.그랬더니 왕정민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그래요. 그럼 우선 혼자 면접 보게 하고 안 되면 다시 연락해요.”“그럴게요.”“부원장님, 그럼 두 분 얘기 나누세요.”형수는 두 사람과 작별하고는 나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섰다.“이미 말해뒀어요. 우선 혼자 면접 보고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 도와주겠데요.”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문제없을 거예요. 저 학과 수석이거든요.”형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우리는 곧장 한의과에 도착했다.한의과에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커다란 창구에 고작 몇 명의 연세 있는 어르신들만 앉아 있었다.그에 반해 서의과 쪽 창구는 환자들로 가득 붐볐다.보아하니 이름은 한의원이라고 하나 실상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한의과 진료실은 고작 하나뿐이었는데, 아주 외진 곳에 있었다.이건 병원을 탓할 수 없다. 그저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서의를 더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나라에서 지원하는 큰 병원도 이런데 작은 진료소는 더 말할 것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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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형수가 내 옷을 정리해 준 뒤, 나는 면접 볼 자료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한의과에는 의사도 적어 한의사 한 분이 직접 면접을 봤다.그분은 60살이 넘는 영감이었는데, 내가 들어갔을 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나는 예의 있게 먼저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면접 보러 왔습니다.”영감은 콧등에 안경을 얹더니 고개를 숙여 나를 흘긋 봤다.“앉아요.”나는 그분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내가 준비한 자료와 내 졸업증을 건넸다.하지만 영감이 먼저 손을 뻗어 나를 막았다.“잠깐. 우선 하나만 물을게요. 혹시 다른 사람 소개로 왔어요?”나는 할 수 없이 손을 뒤로 뺐다.“아니요, 인터넷에서 공고를 보고 면접 보러 왔습니다.”“아, 그럼 어느 학교 학생인가?”“강원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수석 졸업입니다.”내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자 영감은 싱긋 웃었다.“그럼 대단하군.”나는 영감이 나를 칭찬하는 거라고 생각해 겸손하게 말했다.“아닙니다. 워낙 한의학을 좋아하다 보니 한의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음, 포부도 남다르네. 좋아요. 면접은 끝났으니 통지 기다려요.”“다른 시험은 하지 않습니까?”“필요 없으니 가요.”나는 넋을 잃은 채 밖으로 나왔다.그러자 형수가 다급히 달려와 물었다.“어떻게 됐어요? 성공했어요?”“성공한 것 같아요. 저를 아주 마음에 들어 했거든요”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럼 통과했다고 말했어요? 출근은 언제부터래요?”하지만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형수는 이상했는지 또 물었다.“그럼 뭐라고 말했는데요?”“통지 기다리라고 했어요.”“전화번호는 남겼어요?”나는 또 고개를 저었다.그랬더니 형수가 한숨을 푹 쉬었다.“전화번호도 안 남겼는데 어떻게 통지해요? 얼렁뚱땅 넘어간 거잖아요.”형수의 말에 나는 그제야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아챘다.그때, 또 다른 사람이 면접 보러 안으로 들어갔다.문이 굳게 닫히지 않는 걸 보자마자 나는 문에 바싹 기대 대화를 엿들었다.그 영감은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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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늙은 한의사는 내가 다시 들어오는 걸 보자 언짢은 듯 말했다.“전화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왜 또 들어왔어요?”나는 너무 불쾌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제가 전화번호도 안 남겼는데 어떻게 통지하려고요?”내 말에 한의사는 할 말이 없었는지 되려 버럭 화를 냈다.“자네는 우리 병원과 안 맞네. 나가!”그 말을 들으니 나는 더 화가 났다.“저는 강원대학 한의과대학을 졸업했어요, 아까 그 이름 모르는 지방대 졸업한 학생보다 몇 배는 낫지 않나요? 그런데 저 사람은 되고, 왜 저는 안 돼요?”한의사도 내 말에 제대로 열이 뻗쳤는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안 되면 안 되는 거자. 뭐 말이 그렇게 많아? 당장 나가!”“안 나가요. 면접 다시 보러 왔어요.”“글쎄 자격 없다니까, 나가!”“자격 있어요. 저 진 부원장님 알아요.”부원장이라는 말에 한의사는 표정이 이내 바뀌었다.그리고 마침 그때, 테이블에 있던 전화가 울려 전화를 받더니 태도가 180도로 변했다.“네, 부원장님. 네네... 이미 도착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한의사는 허허 웃으며 사람 좋은 얼굴을 했다.“진 원장님과 아는 사이였다면 진작 말하지.”“제가 부원장님 언급하지 않은 건 제 능력으로 이 일자리 차지하려고 한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하다니.”상대는 내 말에 난감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뻔뻔하게 웃으며 말했다.“젊은이가 이상이 있는 건 좋은 일이지만 현실을 알아야지. 이제 면접 통과했으니 내일부터 출근하게. 내일 또 여기로 오면 되네, 내가 일자리 마련해 줄 테니. 바로 내 직속 제자로 받아주겠네. 어떤가?”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랬더니 그 한의사가 다시 말했다.“싫다면 약국에서 약 처방이나 할 수밖에 없지 뭐. 그런데 일주일에 약 몇 번 처방하지도 못할 거네.”그런 건 당연히 싫었다.물론 눈앞의 이 늙은 한의사가 싫었지만 이름만 걸어 두고 놀고먹기만 하는 것은 더 싫었기에 나는 결국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이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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