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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제가 일해서 돈 벌면 형수 예쁜 옷 사줄게요.”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그동안 형수와 형이 나한테 너무 잘해줘 보답하고 싶었으니까.

그랬더니 형수는 활짝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그래요. 기대할게요.”

나는 준비를 마친 뒤 형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형수는 곧장 한의원으로 향하며 왕정민에게 전화했다.

위층에 있으니 바로 올라오라는 왕정민의 말에 형수는 나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앞에 도착했더니 밖에 부원장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왕정민은 바로 안에서 부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왕정민이 한의원 원장과도 아는 사이라니.’

왕정민은 우리가 들어온 걸 보자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형수는 나를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부원장, 이 애가 내가 말했던 정수호야. 아직 어려 보여도 한의학에 아주 빠삭해.”

왕정민이 부원장한테 나를 소개하는 걸 보자 나는 형수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

형수는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왕정민 옆에 가 낮은 소리로 몇 마디 했다.

그랬더니 왕정민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요. 그럼 우선 혼자 면접 보게 하고 안 되면 다시 연락해요.”

“그럴게요.”

“부원장님, 그럼 두 분 얘기 나누세요.”

형수는 두 사람과 작별하고는 나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미 말해뒀어요. 우선 혼자 면접 보고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 도와주겠데요.”

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문제없을 거예요. 저 학과 수석이거든요.”

형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우리는 곧장 한의과에 도착했다.

한의과에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커다란 창구에 고작 몇 명의 연세 있는 어르신들만 앉아 있었다.

그에 반해 서의과 쪽 창구는 환자들로 가득 붐볐다.

보아하니 이름은 한의원이라고 하나 실상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한의과 진료실은 고작 하나뿐이었는데, 아주 외진 곳에 있었다.

이건 병원을 탓할 수 없다. 그저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서의를 더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

나라에서 지원하는 큰 병원도 이런데 작은 진료소는 더 말할 것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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