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371 - 챕터 380

437 챕터

제371화

동성은 할 수 없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하지만 태연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걸 보자 동성은 마음이 조급해 났다.형수는 확실히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 대신 전화로 내 위치를 물었다.정신없이 자던 나는 형수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고 걱정이 앞섰다.내가 말한 주소로 오겠다는 형수의 말에 나는 특별히 호텔 아래로 내려가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의 차가 보였다.차에서 내린 형수는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 와락 안기더니 울음을 터뜨렸다.그 순간 나는 멍해졌다.‘이게 무슨 일이지?’“형수, 형이랑 집에 돌아간 거 아니었어요? 혹시 싸웠어요?”나는 걱정스레 물었다.형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품에 엎드린 채 울기만 했다.형수가 이렇게 슬피 우는 건 처음 본다. 이대로 울다간 형수가 이대로 부서질 것만 같았다.형수는 한참 동안 울고 나서야 겨우 진정했다.울음 때문에 팅팅 부은 형수의 두 눈을 보자 너무 안쓰러웠다.나는 형수의 얼굴을 가볍게 감쌌다.“형수,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이렇게 울어요?”형수는 흐느끼며 말했다.“수호 씨 형이... 바람났어요. 그뿐만 아니라 나를 왕정민한테 보냈어요.”형수의 말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바람피운 것도 모자라 형수를 왕정민한테 밀어주다니?’‘왕정민이 얼마나 개자식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형수를 왕정민한테 줄 수 있지?’‘해도 해도 너무하네.’나는 당장 형한테 전화해서 한바탕 욕지거리를 퍼붓고 싶었다.하지만 형수가 나를 극구 말렸다.“난 지금 그딴 인간하고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수호 씨도 연락하지 마요. 혼자 있고 싶어요.”나는 형수가 너무 안쓰러웠다. 두 번이나 왕정민한테 선물로 바쳐지다니.한 이불 덮고 사는 사람이 저를 다른 사람한테 선물처럼 줘버렸는데, 누가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나는 형이 왕정민과 똑같은 부류의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쓰레기 같은 짓을 할 수 있는지.나는 형수를 꼭 끌어안으며 위로했다.“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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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형수가 눈물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어찌나 처연하고 가련한지, 보고 있는 내 마음마저 찢어질 것만 같았다.지금껏 나는 형수가 강한 여자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형수도 결국엔 여자였다.아무리 강하더라도 내면에는 약한 면이 있기 마련이고, 남자의 사랑이 필요하기 마련이다.나는 형수를 보고 있기 안쓰러워 형수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췄다.“같이 올라가요. 올라가서 쉬면 기분이 좀 괜찮아질 거예요.”그러자 형수가 눈물을 닦더니 갑자기 물었다.“애교랑 남주도 위에 있죠? 셋이 했어요?”“아니요. 두 사람 모두 너무 취해서 방까지 데려다줬어요. 지금 자고 있어요.”형수는 갑자기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그럼 나도 안아줘요. 지금 위로가 필요해요. 난 수호 씨가 나만 봐줬으면 좋겠어요.”“그럼 올라가지 말고 조금만 더 안고 있을게요.”형수가 지금 어떤 심정일지 잘 알기에,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형수를 끌어안았다.형수는 내 품에 한참 동안 안겨 있다가 겨우 기분이 나아졌는지 입을 열었다.“됐어요, 많이 좋아졌으니 올라가요.”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형수를 방으로 데려갔다.애교 누나와 남주 누나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 잠든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형수가 그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렇게 예쁜 여자 둘을 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니 많이 괴롭죠?”나는 고개를 저었다.“사실 저도 많이 취해서 괜찮아요.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는데, 남자들은 술만 먹으면 나쁜 짓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알코올은 오히려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켜 술 마신 남자들은 오히려 반응이 잘 오지 않거든요. 술 마셔서 실수했다는 건 사실 다 계획적인 거예요.”형수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나도 법률 플랫폼에서 본 적 있어요. 진행자도 이런 일을 당한 피해자들한테 숨기지 말고 꼭 신고하라고 하던 거요.”나는 형수를 부축하여 침대에 앉혔다.“형수, 오늘은 아무 일도 생각하지 말고 푹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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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그 사람 마음속에 가족이 있고, 내가 있고, 수호 씨와 나한테 예전처럼 대한다면 이대로 지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나도 30년을 넘게 살아와서 사실 다 알아요. 남자는 다 똑같다는 걸. 동성 씨와 이혼하고 다른 사람과 재혼하더라도 비슷할 거예요.”“그러니 번거롭게 이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대로 살려고요. 경제권은 내가 쥐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일은 못 저지를 거예요.”형수의 말을 들으니 나는 문득 궁금했다.“형수, 그 말은 형과 결혼생활은 유지하지만 서로 터치하지 않겠다는 뜻이에요?”“수호 씨가 그런 것도 알아요?”형수는 고개를 쳐들며 물었다.“저도 인터넷에서 본 거예요. 그때는 신기하기도 하면서 이해가 안 됐거든요. 저는 부부는 서로 사랑해야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그 말에 형수가 모처럼 미소 지었다.“그러니까 수호 씨가 단순하다는 거예요. 지금 사회는 수호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요.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다들 생각이 단순했지만, 시대가 발전하면서 물질적인 만족감을 얻으니 사람들은 점점 바닥이란 게 없어지거든요.”“지금은 서로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는 부부도 있는가 하면 짝을 바꿔 생활하는 부부도 있고, 심지어 임시 부부도 있어요. 이런 건 못 들어봤죠?”나는 확실히 이런 건 하나도 들어본 적 없다. 짝으 바꿔 생활하는 부부도 있고, 임시 부부도 있다니.‘이건 너무 과하잖아?’‘이 사람들은 대체 결혼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돈이 있다고 좋은 건 아니에요. 내가 말한 건 돈 많은 부부 사이에 더 많이 벌어져요. 평범한 부부라면 누가 이런 걸 생각이나 하겠어요? 내가 개방적이고 친구를 가리지 않고 사귀기는 하지만, 나도 사실 보수적인 사람이에요.”“애초에 수호 씨 형과 함께 산 것도 그 사람이 성실하고 정직하고, 나한테 잘해줬기 때문이에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면 평생 착실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평생은 너무 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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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다시 왔어, 안 돼?”형수는 덤덤하게 말했다.그런 형수를 나는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남주 누나를 상대할 수 있는 건 형수뿐이라니까.’남주 누나는 여전히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형수의 대답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애교 누나한테 달려갔다.“애교야, 수호 좀 봐. 바람기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이 여자 저 여자 하나도 놓치기 싫은가 봐. 어린 게 벌써 이런 것만 배우다니, 앞으로 분명 좋은 사람은 아닐 거야.”나는 순간 울컥했다.‘내가 형수를 부른 것도 아니고, 왜 내 탓이 된 건데?’나는 마지못해 애교 누나한테 설명했다.“애교 누나, 누나가 생각한 거 아니에요. 어젯밤 형수가 기분이 안 좋아 저한테 전화했는데, 형수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제가 오라고 했어요.”역시 애교 누나는 단번에 내 말을 믿어주었다.“난 수호 씨 믿어요. 수호 씨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형수를 보더니 걱정스레 물었다.“태연아, 너 무슨 일 있었어?”형수는 대답하기 싫은 모양이었다.하지만 남주 누나가 옆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놀려댔다.“혹시 네 남편이 또 너 만족시켜 주지 못했어? 동성 씨 한 사람한테 목맬 필요 뭐 있어? 너도 애인이나 만들어. 여자한테 봄날은 얼마 없어. 그러니까 기회 잘 잡아야 해. 네가 비쩍 마르고 피부도 푸석푸석해지면 애인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들어.”형수는 남주 누나를 째려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너인 줄 알아? 맨날 밖에서 함부로 하고 다니게?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남주 누나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두려울 거 뭐 있어? 입은 그 사람들한테 달려 있는데, 뭐라고 말하는 것까지 어떻게 통제해? 나만 즐거우면 된 거 아니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뭐가 중요해? 이건 너도 나한테 많이 배워야 해.”나도 남주 누나의 말에 동의한다.사실 여자들은 남자가 이기적이고 밖에서 몸 함부로 굴린다고 하는데, 이건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일 뿐이다.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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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나는 형수가 걱정되어 따라 나왔다.“형수, 형수!”나는 형수를 뒤쫓아 가서 걱정스레 물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집으로 돌아가려고요?”형수는 고개를 저으며 심란한 듯 말했다.“아직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도저히 남주랑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아요.”“남주 누나는 원래 그렇잖아요.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사람은 좋아요.”형수가 화나 있다는 걸 알기에, 나는 남주 누나 편을 들며 형수의 화를 풀어주었다.그랬더니 형수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제는 남주 편도 드네요? 이젠 남주와 자고 싶은 거죠?”나는 민망해서 머리를 긁적였다.“아니에요, 형수가 화 풀었으면 해서 그랬어요.”“수호 씨, 남주와 잠깐 재미 보는 건 괜찮지만 절대 좋아하지 마요.”형수가 이렇게 말하는 건 분명 나를 위해서일 거다.때문에 나는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다.사실 내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두 여자는 애교 누나와 형수다. 나는 두 사람 외에 다른 사람한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없다.남주 누나는 순전히 누나가 자꾸만 나한테 매달리는 거다. 그러니 남주 누나와 자는 건 그저 분위기에 이끌리는 일이니 나를 탓하면 안 된다.“형수, 걱정하지 마요. 저도 생각이 있어요.”형수는 웃으며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난 혼자 있고 싶으니까 수호 씨는 볼일 봐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할게요.”“그럼 아침 꼭 챙겨 드세요.”“알았어요.”형수는 얼른 뒤돌아 떠났다.형수의 상태가 어젯밤보다는 많이 좋아진 듯하여 나는 더 이상 마음 쓰지 않았다. 곧이어 방에 돌아가 출근하러 가는 일을 애교 누나와 남주 누나한테 말했다.남주 누나는 내가 맹인 마사지사가 되었다는 말을 듣자 바로 놀려댔다.“푸들, 솔직히 말해. 마사지사 일을 하는 거 여자를 마음껏 만지려고 하는 거 아니야?”“저를 변태로 몰아가지 말아 줄래요?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자리예요. 영업허가증도 있는 곳이라고요.”나는 억양을 높이며 강조했다.“얼씨구, 화났어? 누나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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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젊은 나이에 배우려고 하는 건 좋은 일이네. 난 자네처럼 의욕 넘치는 청년이 좋다니까.”정 사장님이 나에 대한 평가는 아주 높았다. 게다가 워낙 친절한 분이셔서 나를 편하게 대해주셨다.그 때문인지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우리가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했다.직원들이 오픈 준비를 시작하자 정 사장님이 말했다.“수호 씨도 이제 그만하고 볼일 보러 가 봐. 여기는 아주머니들이 청소할 거니까.”“이 선생님, 이 선생님이 수호 씨 가르쳐 줘요.”정 사장님의 말에 한 중년 남자가 걸어왔다. 그 사람의 이름은 이형권인데, 맹인 마사지사 중 원탑이었다.이곳에서 일하는 마사지사는 모두 이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자들이다.이 선생님은 나한테 매우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 따라오게.”나는 얼른 이 선생님을 따라 룸으로 향했다.그때 이 선생님이 물었다.“인체의 혈 자리와 마사지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나?”“네, 알아요. 대학 때 한의학을 전공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한의사여서 혈 자리는 어릴 때부터 외웠어요.”“기초는 있으니 입문하기 쉬울 거네. 그럼 기본기를 가르치는 대신 주의 사항을 알려주지.”이건 내가 확실히 잘 배워야 하는 거다. 어쨌든, 일전에 맹인인 척해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나는 이 선생님의 강의를 무척 열심히 들었다.“우리 맹인 마사지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출근하는 동안 계속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하는 거라네. 선글라스 뒤에서 눈을 감건 뜨건 본인 지유지만, 이것만은 꼭 착용해야 하네.”나는 마음속 깊이 새겼다는 걸 표현하려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이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그리고 두 번째는, 맹인이기에 정상인처럼 행동하면 안 되네. 물건을 쉽게 잡는다든가, 예쁜 고객을 보고 눈을 반짝인다던가 하는 행동은 금물이야.”“물론 일부 여성 고객은 우리가 맹인인 척하는 거라는 걸 알지만, 대부분 여성 고객은 모르거든. 만약 들키거나, 일이 커지면 우리 가게 명성에도 안 좋을 테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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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알겠네, 바로 가지.”이 선생님은 호주머니 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더니 단번에 맹인으로 변신했다.나는 그런 이 선생님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어쩜 진짜처럼 연기할 수 있는지.게다가 이제 막 영업을 시작했는데 벌써 손님이 찾아왔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여기 장사가 이렇게 잘 되나?’나는 신입인지라 찾아오는 단골이 없어 아직은 한가했다.때문에 선글라스를 낀 채로 옆에 서서 열심히 배웠다.맹인 마사지는 침술 치료와 한약 구매보다 장사가 훨씬 잘 되었다.이제 고작 1시간이 지났는데, 벌써 손님이 3명이나 왔으니 말이다.맹인 마사지사는 도합 5명인데, 한 사람이 룸 한 칸씩 차지하고 있었다.그리고 현재는 나와 한 키 큰 중년 남자만 손님이 없었다.어차피 한가하니 나는 상대와 대화를 하며 친해지려고 결심했다.이에 나는 그 사람 룸으로 가서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온 맹인 마사지사 정수호라고 해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나는 예의를 차려 정중하게 물었다.이 사람의 룸은 유난히 향긋하고 여러 가지 꽃과 식물로 꾸며져 엄청 예뻤다.하지만 예쁜 룸과 달리 주인 성격은 좋지 못했다.그 사람은 싸늘한 태도로 말했다.“바닥 금방 닦았는데 그쪽이 밟아서 자국났잖아요.”나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바닥에는 발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도 그럴 게, 우리는 가게 안에서 미리 준비된 전용 신발을 신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소부 아주머니가 신발 바닥을 매일 닦기에 바닥에 자국이 남을 리가 없다.나는 순간 상대가 나를 못마땅해한다는 걸 깨달았다.그렇다면 나도 이곳에서 상대의 눈치나 보고 있을 필요 없기에 얼른 뒤돌아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중년 남자도 바로 손님을 받았다.그 손님은 심지어 귀부인이었는데, 옷차림이 화려한 데다, 보석을 치렁치렁 달고 있고 품에는 귀한 품종의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사모님은 문 앞에 서 있는 나를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가게에 신입이 들어왔네? 그것도 잘생긴 총각이?”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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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나는 선글라스 뒤에서 그 기사를 째려보며 속으로 멍청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심지어 고양이도 다시 돌려줄 생각이었다. 내가 마사지해 주는 손님은 사람이지 고양이고 아니니까.하지만 그때, 정 사장님이 걸어 나오더니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 이분은 성운 호텔 안주인, 윤 사모님이셔. 이 페르시아고양이는 윤 사모님이 해외에서 데려온 거라 무척 비싸.”“수호 씨는 첫 출근이니까 고양이로 연습해. 잘하면 윤 사모님이 팁도 많이 주실 거니까.”내가 아무리 사회 경험이 없는 새내기라도 정 사장님이 나를 위해 나서줬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신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이분의 심기를 거스르면 분명 호되게 당할 거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장님, 알겠어요.”나는 페르시아고양이를 안고 내 룸으로 향했다.고양이를 침대 위에 눕힌 순간 나는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슬픈 일이었다.고양이가 나보다 더 잘살고 있다는 게 말이다.이 고양이는 몸에 금은 장신구를 주렁주렁 단 것도 모자라 마사지도 받고 있는데, 나는 남자가 돼서 고양이 마사지나 하고 있으니.그때, 정 사장님이 내 룸으로 들어왔다.“윤 사모님이 고양이 마사지를 하라고 해서 기분 안 좋았나?”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고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죠. 저는 돈만 벌면 되니까.”정 사장님은 웃으며 옆에 앉았다.“내 앞에서는 숨길 거 없네. 자네처럼 어린 총각들이 뭘 생각하는지 보기만 하면 다 아니까. 나도 자네처럼 젊었을 때가 있었기에 자네 마음을 아네.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아직 경험이 모자라겠지만, 이제 차츰 이 세상을 알게 될 테고, 본인이 너무 불행한 건 아니구나 생각할 걸세.”“열심히 해 봐. 어차피 돈만 벌면 되니까. 게다가 이렇게 돈 많은 사모님들은 돈 씀씀이가 헤프다네. 부자들을 모신다고 생각하지 말고, 부자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할 거네.”나는 감사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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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내가 한창 고양이를 마사지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 룸에서 여자의 교성이 들려왔다.‘무슨 상황이지?’‘옆에는 김진호와 윤 사모님인데, 두 사람이 설마...’나는 얼른 귀를 벽에 바싹 붙이고 옆방 기척을 엿들었다.그때 윤 사모님, 윤미화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김진호 씨, 너무 나빴어. 일부러 그 혈 자리 누른 거지?”김진호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윤 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요즘 혈색이 안 좋은 것 같아 마사지해 드린 거예요. 그런데 의아해서 묻는 건데, 제가 매일 마사지도 해드리고, 평소 보신탕도 드시고 있으니 혈색이 좋아야 하는데 왜 오히려 어둡고 칙칙한가요? 충분한 사람을 받지 못해 기력이 없는 것처럼요.”그 말에 윤미화의 표정은 일순 어색해지더니 다리를 한데 모았다.김진호는 윤미화의 행동을 모두 눈에 새겼다.사실 김진호는 그녀가 욕구 불만이라는 걸 이미 눈치챘다.아마도 남편한테 오랫동안 사랑을 받지 못한 탓일 거다.김진호는 사실 윤미화의 정부가 되고 싶은데, 자기의 신분이 너무 미천한 게 걱정되고 두려워 그녀가 올 때마다 이런 방식으로 은근슬쩍 암시하곤 했다.하지만 윤미화는 매번 걱정이 되는지 김진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남편 사랑 받았는지 아닌지도 보아낼 수 있다고? 김 쌤이 그렇게 대단해?”윤미화는 언짢은 듯 말했지만 마음이 간질거려 직접적으로 거절하지는 않았다.사실 윤미화의 남편은 벌써 반년 동안 그녀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니 매일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뒤, 혼자 집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지는 못했다. 어찌 됐든 윤미화가 누리는 모든 게 남편 덕이니까.만약 밖에서 함부로 몸을 굴렸다가 발각되기라도 하면 그녀는 끝장이다.하지만 김진호는 좀처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진작 윤미화를 제 백으로 둘 꿍꿍이를 꾸미고 있었다.그렇다면 앞으로 고생하면서 마사지사 일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김진호는 윤미화한테 말하면서 한편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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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윤 사모님, 제가 사랑을 듬뿍 줄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김진호가 대담하게 말했다.그러자 윤미화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싸늘하게 말했다.“건방진 것! 어디서 감히!”김진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윤미화를 자기 여자로 만들거나 이곳에서 떠나는 것뿐이었다.이건 그야말로 배짱을 시험하는 기회였다.워낙 윤미화를 자기 여자로 만들고 싶었던 김진호는 현재 더 열이 치밀어 자신을 억제하지 못했다.때문에 아예 달려가 윤미화를 와락 껴안았다.“윤 사모님, 저 정말 사모님을 사모합니다. 사모님 남편이 오랫동안 사모님을 건드리지 않은 걸 압니다. 지금 많이 외로우시죠?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윤미화는 다급히 김진호를 밀어내며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그 뺨 한 대에 김진호는 멍해졌다.그때 윤미화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감히 네까짓 게 나를 좋아해?”말을 마친 뒤, 윤미화는 곧장 화가 난 듯 뒤돌아 룸을 나섰다. 그녀는 문 앞까지 나갔다가 문득 자기 고양이가 아직 남아있는 게 생각났는지 다시 내 룸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나는 얼른 본분을 잊지 않고 고양이를 마사지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조마조마해서 중얼거렸다.‘저 사람도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군, 감히 고객을 마음에 두다니.’내가 고양이를 마사지하고 있을 때, 윤미화가 내 룸으로 쳐들어왔다.나는 여자가 뜬금없이 나에게 화를 낼까 봐 두려웠지만, 여자는 오히려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됐으니 그만해. 얼른 우리 애기 안아와.”나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일부러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윤미화에게 다가갔다.내 착각일지 모르겠으나 윤미화는 내 왼쪽에 서 있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이동했다.그 결과 내 손이 마침 여자의 가슴에 닿고 말았다.나는 너무 놀라 얼른 손을 뒤로 빼며 다급히 사과를 거듭했다.“윤 사모님,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뭐 하는 거야? 내가 사장 불러내서 자르라고 하는 수가 있어!”윤미화는 버럭 소리치며 호통쳤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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