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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젊은 나이에 배우려고 하는 건 좋은 일이네. 난 자네처럼 의욕 넘치는 청년이 좋다니까.”

정 사장님이 나에 대한 평가는 아주 높았다. 게다가 워낙 친절한 분이셔서 나를 편하게 대해주셨다.

그 때문인지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했다.

직원들이 오픈 준비를 시작하자 정 사장님이 말했다.

“수호 씨도 이제 그만하고 볼일 보러 가 봐. 여기는 아주머니들이 청소할 거니까.”

“이 선생님, 이 선생님이 수호 씨 가르쳐 줘요.”

정 사장님의 말에 한 중년 남자가 걸어왔다. 그 사람의 이름은 이형권인데, 맹인 마사지사 중 원탑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마사지사는 모두 이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자들이다.

이 선생님은 나한테 매우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수호 씨, 따라오게.”

나는 얼른 이 선생님을 따라 룸으로 향했다.

그때 이 선생님이 물었다.

“인체의 혈 자리와 마사지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나?”

“네, 알아요. 대학 때 한의학을 전공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한의사여서 혈 자리는 어릴 때부터 외웠어요.”

“기초는 있으니 입문하기 쉬울 거네. 그럼 기본기를 가르치는 대신 주의 사항을 알려주지.”

이건 내가 확실히 잘 배워야 하는 거다. 어쨌든, 일전에 맹인인 척해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나는 이 선생님의 강의를 무척 열심히 들었다.

“우리 맹인 마사지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출근하는 동안 계속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하는 거라네. 선글라스 뒤에서 눈을 감건 뜨건 본인 지유지만, 이것만은 꼭 착용해야 하네.”

나는 마음속 깊이 새겼다는 걸 표현하려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맹인이기에 정상인처럼 행동하면 안 되네. 물건을 쉽게 잡는다든가, 예쁜 고객을 보고 눈을 반짝인다던가 하는 행동은 금물이야.”

“물론 일부 여성 고객은 우리가 맹인인 척하는 거라는 걸 알지만, 대부분 여성 고객은 모르거든. 만약 들키거나, 일이 커지면 우리 가게 명성에도 안 좋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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